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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화염과 분노'로 북한을 위협하는 지금, 주한미국 대사는 여전히 '공석'이다

  • 허완
  • 입력 2017.08.10 11:52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라는 말로 북한의 핵 프로그램 확장을 경고한 것을 되돌려 보려고 했다. 대통령이 저지른 사고를 수습하는 것이 틸러슨의 주된 업무 중 하나라는 게 다시 한 번 드러난 셈이다.

이번 일로 틸러슨 장관이 난처해진 게 전부가 아니다. 트럼프 취임 6개월이 넘게 지난 지금까지 북한 문제와 관련된 국무부 고위 직책은 여전히 임시직이나 공석으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현재 주한 미국 대사는 공석이다. 마크 내퍼는 트럼프가 대사를 지명할 때까지 임시로 대사직을 대행하는 공관차석이다.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국핵 비확산국 역시 대행이 맡고 있다. 무기통제 및 국제안보 차관은 공석이다.

틸러슨과 백악관 관계자들은 인선 문제를 놓고 충돌했다고 한다. 백악관 측은 정치적 측근을 외교 직책에 앉히고 싶어하며, 국무부에서 경험을 쌓은 관료들을 승진시키자는 틸러슨의 제안을 거부했다고 폴리티코와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국무부는 이에 대한 답변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사진은 오바마 정부가 임명했던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와 가족들이 지난 1월13일 서울 중구 미국 대사관저에서 외교부 기자단과 고별 간담회를 하는 모습. ⓒ뉴스1

9일 기자회견에서 주한 미국 대사가 아직 공석인 이유를 묻자,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백악관으로 공을 넘겼다.

“지명은 백악관에서 해야 한다. 그러니 그건 백악관에게 물어봐야 할 것이다.”

노어트는 내퍼의 경험을 칭찬했다. “내퍼가 현지에 있으니, 대통령이 그 자리에 누군가를 임명할 때까지 그가 잘 해내리라 믿는다.”

트럼프의 8일 발언은 북한 정권이 미국을 겨냥해 사용하는 선정주의적 수사와 비슷하다.

핵 긴장이 커지고 있으나, 아시아 지도자들을 만나고 돌아온 틸러슨은 “미국인들은 밤에 마음 편히 잠자리에 들어도 좋다.”고 주장했다.

또한 기자들에게 “대통령은 김정은이 이해할 만한 말로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 생각한다. 김정은은 외교적 언어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고도 말했다.

트럼프는 동북아 내의 외교적 노력에 대해 불만을 자주 드러냈지만, 구체적 해결책을 내놓은 적은 없다. 예를 들어 북한의 유일한 동맹국이자 미국의 주요 무역 파트너인 중국을 위협하는 트윗을 자주 올렸다. 북한에 대해서는 “해결될 것이다. 우리는 뭐든 다 해결한다.”라고 우겼다.

국무부 고위직 지명자에 대한 청문회를 여는 상원 외교 위원회는 주한 대사나 무기통제 차관 지명자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위원회 대변인 역할을 맡은 벤 카딘 상원의원(민주당-메릴랜드)이 9일 허프포스트에 확인해 주었다.

8월초 카딘은 국무부 인선 절차가 느린 것을 비난하며 기자들에게 외교관들은 지침을 받기 전까지는 “정책이 어떻게 되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내가 보기에 국무부 현 상황은 지극히 우려스럽다. 그들은 외교를 평가절하하고 외교관을 약화시키고 있다. 그런 이야기가 내내 들려온다. 특정 이슈들에 대해 외교관들과 몇 번 대화를 나누어봤는데, 그때마다 나는 ‘우리는 정책이 어떤지 모른다. 우리에게 필요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대답을 들었다. 정책에 관련해, 현장에 나가있는 사람들에게 지시를 내려줄 수 있는 사람들이 없다. 솔직히 말해, 우리는 정책이 뭔지 모른다. 외교관들은 정책이 뭔지 모른다.”

* 이 글은 허프포스트US의 Key State Department Posts In Flux Amid Trump’s ‘Fire And Fury’ North Korea Threat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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