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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겨냥한 '화염과 분노' 발언은 트럼프가 혼자 지어낸 말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 허완
  • 입력 2017.08.10 06:42
  • 수정 2017.08.10 06:47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위협하며 했던 ‘이 세계가 본 적이 없는 화염과 분노’란 말은 그가 지어낸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 폴리티코, 워싱턴포스트가 취재한 백악관 관계자들은 모두 트럼프의 발언을 ‘너무 깊이 해석하려 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트럼프의 발언이 새 비서실장 존 켈리 장군의 말이 아닌, 트럼프 본인이 지어낸 말임이 ‘확실’하다는 얘기다.

‘화염과 분노’라는 트럼프의 발언은 켈리가 써준 스크립트가 아닌 트럼프가 지어낸 발언임이 ‘확실’하다고 백악관 관계자가 내게 말했다 (워싱턴포스트 백악관 담당기자 필립 루커)

트럼프의 고문들은 트럼프의 북한 발언이 ‘예상 밖이었지만 놀랍지는 않았다’고 백악관 관계자가 전한다

백악관 관계자: 트럼프는 ‘화염과 분노’를 즉석에서 지어냈다. 그가 보던 종이는 아편 자료표였다. 켈리는 ‘놀랐지만’ 충격 받지는 않았다…(뉴욕타임스 백악관 담당 기자 글렌 트러시)

트럼프의 ‘화염과 분노’는 주의깊게 다듬은 표현은 아니었다고 관계자 여럿이 말한다.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라.” (폴리티코 백악관 담당 기자 조쉬 도시)

이 발언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보도가 나온 뒤, 미국의 아편 위기에 대한 회의를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왔다. 위클리 스탠다드는 트럼프의 국가안보팀을 포함한 백악관 관계자들이 북한에 대한 트럼프의 발언을 준비하는 걸 돕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종이를 보며 읽는 것 같아 보였지만, 사실 그 종이는 아편 위기에 대한 자료였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더 이상 미국을 위협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 그들은 세계가 본 적이 없는 정도의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9일 김락겸 장군 명의로 트럼프의 위협에 대한 반응을 내놓았다. 괌을 향해 미사일을 쏘겠다는 위협을 반복하며 트럼프의 ‘화염과 분노’ 발언을 조롱했다.

“이성적인 사고를 못 하는 망령이 든 자와는 정상적인 대화가 통할 수 없으며, 절대적인 힘으로 다스려야 한다.”며, 트럼프의 발언을 “망발”이라 불렀다.

트럼프의 8일 발언에도 불구하고,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그 다음 날 북한으로 부터의 ‘즉각적 위협’은 없다고 말했다.

“미국인들은 밤에 마음 편히 잠자리에 들어도 좋다.” 틸러슨이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대통령은 김정은이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 김정은이 외교적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9일 올린 트윗에서 북한을 다시 언급했다.

내가 대통령이 되고 나서 가장 먼저 내린 명령은 우리 핵무기를 보수하고 현대화하라는 것이었다. 지금 우리 핵무기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

...우리가 이 힘을 쓸 일이 없길 바라지만,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나라가 아니게 될 날은 오지 않을 것이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사람들이 트럼프의 발언을 핵 갈등 고조의 징후로 받아들이는 것을 우려한다고 워싱턴포스트의 필립 루커는 말한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북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TV 출연자들”이 “화염과 분노”를 핵 갈등 고조로 받아들이는 게 문제라고 생각한다.

토론토스타의 지적대로, 북한에 대한 트럼프의 발언 중 ‘세계가 본 적이 없는 정도’와 같은 레토릭은 식품 가격, 중국 인민군, 자신의 풀뿌리 선거 유세 등에 대해 했던 발언과 아주 비슷하다.

도널드 트럼프가 셀럽 비즈니스맨이던 2012년, 그는 트위터에 이렇게 적었다. "옥수수 가격이 50% 넘게 올랐다. 우리가 본 적 없는 수준으로 식품 가격이 오를지도 모른다."

4년 뒤, 그가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을 때, 트럼프는 뉴욕타임스에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아마도 세계가 본 적 없는 군사 기지"를 짓고 있다고 말했다.

이 표현은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한 다음에도 등장했다. 지난해 12월, 트럼프는 지지자들에게 "세계가 이전까지 본 적 없는 풀뿌리 운동"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토론토스타 8월8일)

* 이 글은 허프포스트US의 Trump Probably Made Up That ‘Fire And Fury’ Quote On His Own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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