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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in 1 에어컨 실내기를 2대 틀면 전기료가 얼마나 더 나오나? (측정 결과)

많은 사람들도 그렇겠지만, 벽걸이까지 추가로 운전하면 전기료가 많이 올라가지 않을까 궁금하다. 수돗물의 경우, 욕실에서 샤워를 하고 있는데 주방에서 추가로 설거지 물을 쓴다면, 추가한 물만큼 그대로 물 사용량이 늘어난다. 그러나 인버터 2 in 1 에어컨의 경우는 다른 얘기다. 서로 완전히 분리된 방에서 각각 운전을 하면 모르겠지만, 공간이 통해 있는 한 집안에서 실내기를 하나 더 운전한다고 해서, 각각을 운전할 때 들어가는 전력 만큼 합해져서 필요한 것은 전혀 아니다.

  • 투페이즈
  • 입력 2017.08.07 10:43
  • 수정 2017.08.07 10:46
ⓒwattanaphob via Getty Images

내가 실측하여 분석한 아래 일련의 결과들은 모두 거실의 스탠드형 실내기만 운전한 경우였다.

- 인버터 에어컨은 계속 켜두는 게 낫나?

- 에어컨 냉방 vs. 제습 소비전력 비교 측정

- 2016년 에어컨 소비전력 측정 결과 정리

우리집 구조는 대충 아래와 같은데,

자주 쓰는 방 2개만 문을 열어두고는 거실의 스탠드형 하나를 24시간 켜고 있는 것이다.

(아래의 평면도에서 회색의 음영 공간은 요즈음과 같은 한여름엔 문을 닫고 있음)

그런데 이렇게 운전하면 거실은 꽤 쾌적하지만,

방1과 방3은 그냥 저냥인 경우가 있다.

특히 방1(안방)은 침실이기 때문에 하루에 몇 시간은 벽걸이형을 운전시키고 있다.

즉, 아래 거실의 스탠드형은 24시간 모드로 운전하고,

아래 안방의 벽걸이형은 경우에 따라서 하루에 몇시간씩 추가로 운전하는 중이다.

많은 사람들도 그렇겠지만,

이렇게 벽걸이까지 추가로 운전하면 전기료가 많이 올라가지 않을까 궁금하다.

수돗물의 경우,

욕실에서 샤워를 하고 있는데 주방에서 추가로 설거지 물을 쓴다면,

추가한 물만큼 그대로 물 사용량이 늘어난다.

그러나 인버터 2 in 1 에어컨의 경우는 다른 얘기다.

서로 완전히 분리된 방에서 각각 운전을 하면 모르겠지만,

공간이 통해 있는 한 집안에서 실내기를 하나 더 운전한다고 해서,

각각을 운전할 때 들어가는 전력 만큼 합해져서 필요한 것은 전혀 아니다.

개념적으로 쉽게 이해하면,

실내기를 2개 모두 튼다는 것은,

실외기 입장에서는 실내 온도 센서를 1개만 쓰다가 2개가 되는 것과 유사하다.

즉 큰 공간에서 두 군데의 온도를 감지해서,

좀 더 구석구석 골고루 냉각하는 것이라고 보면 비슷하다.

물론 실내기가 추가로 운전되면 실내기의 팬모터에서 소비하는 전기료는 더 들겠지만,

팬모터는 수십와트 수준이라 전등 하나 정도와 비슷하기 때문에,

전력량이 최소한 수백와트인 압축기에 비해서는 많이 작다.

한편 실내기가 추가되면 압축기 입장에서는 열교환기(증발기)가 늘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좀 더 효율적인 방향의 운전이 된다는 장점도 있다.

(둘 다 최고 속도로 운전이 아니고 저속으로 살살 운전하는 경우에...)

대신 실내기가 추가되므로,

압축기는 냉매를 더 보내야 하기 때문에 좀 더 고속으로 돌아야 하고,

(인버터 압축기 자체는 최고속이나 최저속에서 운전 효율이 낮음)

응축기(실외 열교환기)가 감당해야 할 방열량 부담도 커지게 된다.

결국 여러 부품들의 효율이 상호 작용을 하므로 최종적인 효율이 어떨지는 명시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또한, 두 군데서 설정한 온도를 다 만족해야 하기 때문에,

한 군데서만 설정할 때 보다 목표 온도에 도달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리고,

사이클도 덜 안정적으로 돌 것이다.

그래서 실내기를 1개만 튼 경우와 2개 모두를 튼 경우의 전력량을 실측해 보았다.

측정과 기록 방법은 이전과 같다.

결과는 아래와 같다.

처음에 거실의 스탠드형 실내기만 운전하다가 (평균 464.3W),

침실의 벽걸이형 실내기를 운전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약 3시간을 2대의 실내기로 운전한 후 (평균 531.8W),

벽걸이를 끄고 다시 거실의 스탠드형 실내기로만 운전했다. (평균 482.6W)

두 실내기 모두 설정온도는 27도로 동일했고,

측정 중 바깥의 실측 기온은 31.5~33도 정도로 아주 일정하지는 않았지만,

결론을 도출하는데 큰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결과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다른 방이기는 하지만 같은 공간에 있는 벽걸이형 실내기를 하나 더 운전 시켰더니, 거실의 스탠드형만 운전할 때 보다 소비전력이 평균 12.3% 더 나왔다. 계산 근거 ⇒ 531.8 / (0.5 * (464.3 + 482.6)) * 100 - 100

- 실내기를 하나 더 틀어도 전력량이 크게 늘지 않은 이유는, 공간이 통해져 있어서 이미 거실의 스탠드형 실내기 1대의 운전만으로도, 침실의 온도가 이미 다소 낮은 상태였기 때문이고, 반대로 벽걸이를 추가로 운전하면 거실의 온도를 낮추는데도 영향을 주는 상호작용이 있기 때문임. (문이 열려 있으니...)

- 다만 위 그래프에서 여러개의 피크가 발생한 것은 설정 온도가 추가되어 발생한 헌팅도 있으나, 식구들이 중간에 TV를 켜는 등 활동을 해서 그런 영향도 들어 있는 것 같다. 식구들이 외출하기 전까지 비록 한두 시간이었지만, 대형 TV의 작동 및 재실자의 활동 등으로 발생하는 열량이 500 W 이상이었니 실내 온도에 분명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대충 계산하면 500 W의 추가 열량으로 인해 에어컨은 100 W 내외의 전기를 더 먹어야 함)

- 확실히 실내기를 한 대만 운전하면, 한 곳만 목표 온도에 도달하면 되므로 안정이 쉽고 빠르게 된다.

아무튼 이 결과를 통해서,

이제는 더욱 더 침실의 벽걸이형 실내기를 추가로 운전하는 걸 주저하지 않을 예정이다.

기껏해야 12% 정도 더 나와서 우리집 기준으로 월 1만원 차이도 안 날 전기요금을 가족들의 삶의 질과 바꾸고 싶지 않다.

한편, 개인적인 관찰과 결론이지만 이런 결과들이 공익에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기록적인 폭염에도 전력 예비율은 두자리 숫자로 14년 만에 최고라 하는데,

잘못된 지식으로 자기 자신과 가족들에게 필요 이상의 인내를 강요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딴지 거는 사람이 있어서 강조하는데,

본 결과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특정한 상황에서 특정 기기로 측정한 결과이므로,

일반화할 수 없으니 유념하시어 참고하기 바란다.

* 이 글은 필자의 블로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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