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국제 검사가 유엔 시리아인권조사위원회에서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사회가 시리아에서 벌어지는 유혈 사태에 대해 손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범죄 전문 수사관인 칼라 델 폰테는 8일 로카르노 페스티벌에서 스위스 신문 블릭에 “좌절했다. 나는 포기했다. 우리는 전혀 성공하지 못했다. 지난 5년간 헛된 노력만 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9월에 있을 유엔 시리아인권위원회 회의에 한 번 더 참석할 계획이긴 하지만, 사직서를 이미 준비해 두었으며 며칠 안에 보낼 것이라고 했다.
유엔 시리아인권위원회는 내전이 시작된지 불과 몇 달 뒤인 2011년 8월에 조직됐다. 내전 중의 인권 침해를 조사하기 위해서였다. 범죄 발생과 상황 파악, 범죄자 식별을 임무로 했다.
유고 국제전범재판소장(수석검사), 르완다 국제전범재판소장을 지낸 델 폰테는 2012년에 합류했다.
유엔 시리아인권위원회는 활동을 시작한 이후 수천 명의 목격자를 인터뷰했고, 시리아에서 벌어지는 인권 침해에 대한 보고서를 여러 편 냈다. 그러나 위원들은 시리아 입국을 한 번도 허락 받지 못했고, 보고서들로 인한 기소가 이뤄지지도 않았다.
델 폰테는 이 위원회가 '무대책에 대한 알리바이'로 사용되고 있으며, 정치적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리아 관련 기소를 위한 특별 법정이 없다면, 이 보고서들은 앞으로도 아무 결과도 낳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거부권을 가진 유엔 안전보장이사국 러시아와 중국이 지금까지 계속해서 유의미한 행동을 막아왔기 때문이다.
사임 의사를 밝히기 전에도 델 폰테는 시리아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자세를 공개적으로 비난해왔다. 델 폰테는 시리아 전쟁 범죄 보고서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에 대해 최근 BBC에 “오직 말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계속해서 말만 늘어놓는다.”고 말한 바 있다.
“우리는 국제사회가 르완다에서 뭔가 배운 게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들은 아무것도 배우지 않았다.” 델 폰테가 루카르노 페스티벌에서 한 말이다.
4일 위원회는 전쟁이 시작된지 3년이 넘었지만, IS가 계속해서 야지드족을 집단 학살하는 것에 국제사회가 대처하지 않고 있다는 심각한 경고를 발표했다.
위원회의 파울루 피녜이루와 캐런 아부자이드는 6일 성명을 발표해 델 폰테가 7월 중순에 사임 의사를 알려왔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델 폰테가 앞으로 하는 모든 일들이 다 잘 되길 바란다. 특히 전범에게 책임을 묻고, 인류에 대한 범죄를 저지른 자들을 심판하기 위한 지칠줄 모르는 활동에 건투를 빈다.”
* 이 글은 허프포스트US의 Veteran War Crimes Investigator Quits UN Commission On Syria: ‘I Give Up’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