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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시골은 싫다'는 서울교대 대나무숲의 주장을 꼼꼼하게 살펴보자

  • 박세회
  • 입력 2017.08.05 09:59
  • 수정 2017.08.08 15:27

'죽어도 시골은 싫다'는 서울교대 대나무숲의 글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3일 전년보다 대폭 줄은 초등교사 임용 인원을 발표한 후 서울교대생 등이 서울시교육청에서 시위 및 기자회견을 벌인 바 있다.

중앙일보는 이날(3일) 서울교대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글이 하나 올라왔다고 전했는데, 이 시위에 대한 여론의 반응을 염두에 둔 듯하다.

제보자는 "댓글을 보니 서울이 적게 뽑으면 지방으로 가면되지 않느냐는 글들이 많다"며 "저는 솔직히 죽어도 시골은 싫네요"라고 썼다.

특히 제보자는 "친척 교사 중 소사(小使·학교 관청 등의 시설물을 관리하는 행정 공무원)와 반강제로 결혼하신 분이 있는데 여성을 물건 취급하고 성폭력에 너무나 관대한 충남 전남서 일하기는 진짜 싫다"그 특정 지역을 비하하기도 했다.

뒤이어 글쓴이는 "이런 부탁 염치 없는 거 알지만 남자 선배님들이나 지역에 연고 있는 선배님들이 나서서 충남 전남에 지원해주시면 안될까요? 여기 미달나면 저희 목소리를 사람들이 배부른 소리라고 하게 될 것 같아서요"라고 썼다.

서울교대 대나무숲에서 삭제된 이 글이 진짜 서울교대생이 썼는지 확인할 방법은 없다.

그러나 이 글이 주장하는 바가 서울교대 학생들이 공식적으로 주장하는 바와 유사해 그 의미를 되짚어 볼 만하다.

지난 3일 서울교대 등이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2018년 임용 인원을 550명 선으로 조정해달라고 주장하자 여론은 오히려 서울교대의 주장에 등을 돌렸다.

서울시 임용 인원은 105명으로 전년 846명에 비해 대폭 줄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전국으로 보자면 초등학교 교사 임용 인원은 3,321명 전국교육대학의 졸업생은 3,800명으로 경쟁률은 1.14대1이어서 과도한 경쟁이라거나 '졸업하고 뭘 할지 모르겠다', '엄마 나 백수야'는 등의 주장은 신빙성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서울교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지난 4일 "서울교대는 초등교원을 양성하는 특수한 목적을 위해 국가가 설립한 대학인데 졸업생의 절반도 초등교원이 될 수 없는 것은 설립 취지에 어긋나는 정책"이라고 주장했는데, 이 역시 어긋난 주장이다.

서울교대가 주장한 '졸업생의 절반'이라는 건 서울교원 임용 인원만 고려한 수치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지난해 2017년 교원 선발에서 충북도 교육청은 초등교사 일반 330명 모집에 203명만 지원해 0.62대 1, 충남도 교육청은 초등교사 일반 562명 선발에 319명만 지원해 0.57대 1의 경쟁률을 보인 바 있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전남도 교육청은 초등교사 342명을 채용하려 했으나 응시자가 부족해 경쟁률 0.75대 1을 기록하며 미달해 최종 215명 채용에 그쳤다.

전남도에는 섬 지역이 많아 예비교사들이 지원을 꺼리기 때문이다.

서울교대 대나무숲에서 글쓴이가 충청과 전남을 언급한 것은 이런 사정이다.

한편 서울교대 비대위는 "적어도 졸업생만큼의 선발 인원이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해 뭇매를 맞기도 했다.

게다가 지난 정부의 과오가 적체된 것을 이번에 풀어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은 2015학년도를 제외하고 최근 5년간 신규 초등교사 선발인원을 800~900명 선에서 유지, 수요보다 더 많은 인원을 뽑아와 지역 교육대에서도 졸업생이 몰려왔다.

중앙일보는 이런 이유로 '임용 적체' 현상이 일어나 서울지역에서만 1000여명이 초등임용시험에 합격하고도 발령을 받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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