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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간 피해자'였던 전직 AV 배우가 '강간죄 개정'에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다

전직 AV 배우로 활동했던 오오츠카 사키가 강간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오오츠카 사키. 오오츠카 사키 제공

지난 7월 13일, 일본에서는 형법 성범죄 조문이 110년만에 개정, 시행됐다. 피해자 본인이 가해자를 직접 신고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친고죄'가 폐지됐으며, 강간의 경우 최소 3년의 징역형이 5년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오오츠카는 "'5년'이라는 말에 코웃음쳤다"라고 말했다. 오오츠카는 "신체를 폭행하면 심한 비난을 받는데, 마음에 입히는 폭행에 대해서는 대단히 가치를 과소 평가하고 있다"며 "강간은 영혼의 살인이며, '최소 5년' 수준의 법으로는 피해자가 결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오츠카는 고등학교 1학년 때 강간을 당했다. 학교에 가던 중 낯선 남성이 칼을 들이밀며 목을 조르며 "소리를 내면 죽일 것"이라고 위협했다. 오오츠카는 6월에 출판한 책 '겁쟁이'에서 당시의 기억을 이렇게 회상했다.

나는 내가 아무 힘도 없는 여자라는 걸 알고 있다. 이제 저항을 해도 남자를 화나게 할 뿐이다. 맞아서 아픈 순간에도 현실은 계속되고 있었다.

... 사라져 버리고 싶었다. 스스로의 존재가 없어져버렸으면 했다. 내가 여자인 것도, 내가 힘이 없는 것도 모두 사라져버렸으면 했다.

- 오오츠카 사키, '겁쟁이'

이후 괜찮다고 자기 암시를 걸며 학교를 다녔지만, 친구와 함께 있어도 순간적으로 공포의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오오츠카의 학교는 여학교였으나, 학교 주변을 성적인 목적으로 배회하는 성인 남성들이 종종 있었다. 치한 피해를 당했다는 동급생이 있었으나 오오츠카처럼 강간을 당한 경우는 없었다. 오오츠카 역시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으니, 어쩌면 또 다른 피해자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오오츠카에게 학교는 '공포의 장소'가 됐다. 사건 현장이 학교 근처였던 탓이다. 결국 오오츠카는 학교를 그만둔 뒤 검정고시를 쳐 고등학교 졸업 자격을 얻었다.

2004년 오오츠카는 AV 배우로 데뷔했다. 강간 피해를 입었음에도 AV 배우가 된 것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우선 자신과 같은 경험을 한 사람을 찾기 위해, 그리고 AV 업계의 탑이 돼 과거에 자신에게 일어난 일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세상에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출연 비용을 두고 소속사와 의견이 맞지 않는 경우도 있었고, '2명의 배우에게 습격당해 맞고 강간 당하는 장면' 등을 촬영해야 하는 상황이 오기도 했다. 잡지 화보 촬영 현장에서 사진사에게 위협을 당해 강간당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오오츠카는 데뷔작부터 일관되게 '강간'이라고 쓰인 제목의 AV에는 출연하지 않았다.

오오츠카가 23세에 매니저와의 사이에서 아이가 태어나 결혼했다. 그러나 오오츠카는 은퇴하지 않았다. 출산 후 3개월만에 AV에 복귀했고 그 때부터 오오츠카의 출연작은 히트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인기 배우가 된 오오츠카는 2012년에 은퇴했고, 지금은 사진작가이자 화가로 활동하고 있다.

오오츠카는 '강간' 장르의 AV에 대해 강렬한 혐오감과 거부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오오츠카는 "강간 피해자에게 '짧게 입고, 어두운 길을 걷고 있었기 때문에 강간을 당한 것'이라는 암시를 준다. 그러나 수수한 복장의 고등학생이 대낮에 피해를 입고, 평생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성범죄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오오츠카는 "더 가혹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오오츠카는 "성범죄가 아주 무거운 죄라는 인식이 공유돼야 가해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오츠카는 "얼마 전 집단 강간 사건이 있었는데, '집단 심리'가 작용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라며 "죄를 아주 무겁게 한다면 그런 종류의 '집단 심리'는 발현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집단의 몇 사람은 막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오오츠카는 "이 나라의 사법은 가해자의 반성을 고려하는 '관용'은 있으나 피해자의 마음을 구제하는 시선은 없다"라며 "110년 만에 개정된 것이 겨우 2년 늘어났다면, 더 늘어나려면 수백 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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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프포스트UK의 「レイプと題した作品は絶対出演しなかった」元AV女優・大塚咲さんの告白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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