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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이 제일 처음 언급한 목표 : '공영방송 정상화'

  • 허완
  • 입력 2017.08.01 12:00
  • 수정 2017.08.01 12:03

이효성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이 1일 취임사에서 "자유롭고 독립적인 방송"을 첫 머리에 언급하며 "정상으로 되돌려야 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의 '공영방송 정상화' 공약을 최우선적으로 시행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것이다.

이 위원장은 우선 "무엇보다 방송의 언론 기능, 특히 그 자유와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운을 뗐다. "국가와 사회의 잘못된 점을 알리고 고치는데, 그리고 권력의 부정과 비리를 고발하고 시시비비를 가리는데 앞장섰어야 할 공영방송은 그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국민적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

이어 이 위원장은 "자유롭고 독립적인 방송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방송의 자유와 독립성은 방송이 환경감시 등과 같은 방송 본연의 사회적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 조건"이라며 "그러나 요즈음 우리 방송은 그러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언론의 통제는 통제자에게 단기적으로는 이로울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치명적인 독이 되며, 민주주의와 사회의 발전도 가로막는 적폐가 된다"며 "이제 정상으로 되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별도로 지칭하지는 않았으나, 이전 정부에서의 '언론장악'을 지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위원장은 나머지 정책 목표들을 나열한 뒤 다시 한 번 "무엇보다 방송과 통신에서 언론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는 기관으로 방송통신위원회가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공영방송 정상화'에 그만큼 무게를 두고 있다는 얘기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공영방송(KBS, MBC, EBS 등)의 정치적 독립성 확보를 위해 지배구조 개선, 보도·제작·편성권과 언론사 경영의 분리·독립 등을 약속한 바 있다.

또 문 대통령은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경선후보 토론회에서 "옛날에 아주 자랑스러웠던 MBC의 모습 어디 갔냐, 이런 생각이 든다"며 "공영방송으로서 언론의 자유와 공공성 회복이 시급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KBS와 MBC에서는 기자와 PD들의 시위와 제작거부가 이어지고 있다.

KBS의 경우, 고대영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기자PD들의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MBC에서는 PD수첩 제작진이 '윗선의 검열'을 비판하며 제작거부에 돌입했다. 시사제작국 소속 다른 피디와 기자들도 동참을 선언했다.

한편 이 위원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인터넷 게시글 임시조치 제도 개선, 통신비 부담 완화, 방송광고 및 협찬 제도 개선 등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다음은 이 위원장의 취임사 전문.

존경하는 방송통신 가족 여러분! 그리고 상임위원님들과 직원 여러분!

이렇게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일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오늘로서 4기 방송통신위원회 구성이 완료되었습니다. 구성이 늦어지고 공백 기간이 길었던 만큼 위원회 업무와 운영에 대한 우려도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면서도 훌륭한 네 분의 상임위원님들인 허욱 위원님,김석진 위원님, 표철수 위원님, 고삼석 위원님, 그리고 그동안 열심히 업무를 수행해온 사무처 직원 여러분과 새롭게 함께 할 수 있어서 아무리 막중한 업무라도 잘 해낼 수 있다는 든든한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명을 받고나서 청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방송통신위원장으로서 무엇을 해야 할지, 지금 방송통신위원회에 요구되는 시대적 사명과 과제는 무엇인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청문회를 통해 그 일단을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방송통신 분야는 그동안 국가경제와 국민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어 왔지만,지금은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무엇보다 방송의 언론 기능, 특히 그 자유와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국가와 사회의 잘못된 점을 알리고 고치는데, 그리고 권력의 부정과 비리를 고발하고 시시비비를 가리는데 앞장섰어야 할 공영방송은 그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국민적 비판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방송통신 기술발전은 산업부문에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지만, 개인정보, 위치정보 침해 등에 대한 국민의 우려 또한 그만큼 커져가고 있습니다. 아울러 지난 이십여 년 간 우리 경제의 성장을 이끌어왔던 IT, 미디어, 콘텐츠 산업은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습니다.

방송통신은 국민의 눈과 귀와 입이 되는 국민생활과 밀접한 분야입니다. 그래서 국민의 기대와 요구가 더욱 높기도 합니다.

따라서 4기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통신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여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회복하고 방송통신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는 환경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첫째로, 자유롭고 독립적인 방송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방송의 자유와 독립성은 방송이 환경감시 등과 같은 방송 본연의 사회적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 조건입니다. 자유롭고 독립적인 방송만이 방송법에 규정된 방송의 공적 책임을 다하고, 공정성과 공익성에 충실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요즈음 우리 방송은 그러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우리 방송의 이런 비정상을 언제까지나 방치할 수만은 없습니다. 이제 정상으로 되돌려야 합니다. 언론의 통제는 통제자에게 단기적으로는 이로울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치명적인 독이 되며, 민주주의와 사회의 발전도 가로막는 적폐가 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많은 사례들을 통해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위원회는 정상화를 위한 방송사의 자율적인 노력을 촉진하고, 그 과정에 시민사회의 참여확대를 유도하는 등 방송 정상화의 촉진자이자 지원자로서의 구실을 충실히 하겠습니다.

둘째로, 방송통신 서비스 이용자의 권익을 강화해나가겠습니다.

누구든지 새로운 방송통신과 미디어 서비스를 어려움 없이 활용할 수 있도록 인터넷과 미디어 활용교육을 강화하겠습니다. 인터넷 게시물 차단조치에 대한 제도개선을 통해 인터넷에서의 표현의 자유를 확대하고, 인터넷 윤리 등 디지털 시민의식의 고양을 통해 방송통신이 민주적 여론형성을 위한 공론장으로서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기관과 협력하여 방송통신 서비스 이용에 필수적으로 따르는 통신비 부담을 완화하도록 추진하고 아울러 사업자의 불합리한 이용자 차별행위는 엄격히 규제하겠습니다.

셋째로, 방송통신, 미디어, 콘텐츠 산업의 발전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겠습니다.

민간의 창의성에 기반한 새로운 서비스가 끊임없이 창출되고 제공될 수 있도록 규제의 투명성과 일관성, 예측가능성을 높여 나가고, 대형 방송통신사업자와 중소사업자 사이의 공정한 거래환경을 조성하겠습니다.

국민이 새로운 방송통신 서비스를 안심하고 마음껏 이용할 수 있도록 개인정보, 위치정보의 침해 등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면서 적절한 비식별 조치 등을 통해 정보 활용 시대에 뒤처지지 않도록 해나겠습니다.

국가간 방송콘텐츠 공동제작 지원, 새로운 방송콘텐츠 시장 개척, 방송광고 및 협찬 제도 개선 등을 통해 방송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방송과 통신의 융합시대에 우리 위원회가 그 설립 취지와 목적에 맞게 방송통신에 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규제기구로서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업무확립에 힘쓰겠습니다.

무엇보다 방송과 통신에서 언론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는 기관으로 방송통신위원회가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합의제 행정기관으로서 가지는 장점들, 개방적이고 투명한 의사결정 구조, 정책적 지향점이 다른 상임위원간 합의를 통해 안건을 처리하는 협치의 문화 등은 더욱 강화해 가겠습니다.

그리고 사무처의 기능과 조직을 정비하여 전국의 방송통신 현장에서 일어나는 업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여 방송통신 전문 규제기관으로서 위상을 확립하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말씀드린 과제들은 앞으로 네 분의 상임위원님들의 뜻과 지혜를 모아 구체화해서 추진해나갈 것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 직원 여러분!

방송 통신 분야는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현안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첨예합니다. 따라서 일을 해나가는데 있어서 여러분에게 몇 가지 당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첫째, 앞으로의 우리 방송과 통신에 대한 비전과 소명의식을 가지고 솔선수범하자는 부탁입니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어떤 방송통신을 갖느냐 하는 매우 중요한 문제에 우리가 어떻게 하는가가 많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우리의 방송통신이 언론의 자유를 확대하고, 이용자의 표현의 수단이 되고, 국민의 건전한 오락 욕구를 충족시켜줌과 동시에 문화산업으로서 국가경제에도 크게 기여하는 최선의 존재 및 운영 양식을 갖도록 우리는 사명감을 가지고 방송통신을 이끌어야 합니다.

둘째, 우리는 방송통신이 국민에게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만든다는 확고한 신념과 희망을 가지고, 과감히 앞으로 나아가자는 부탁입니다.

뚜렷한 비전과 목표를 가지고, 그것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으로 무장하여 도전하고, 실천하는 자만이 미래를 이끌어갈 수 있습니다. 이런 모험과 도전정신이 없다면 우리는 현실에 안주하다가 퇴행하여,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존재가 되고 말 것입니다.

셋째, 우리가 도전하고 실천할 때 나타나기 마련인 역경을 받아들이고 이겨내야 한다는 부탁입니다.

어떤 일을 해나갈 때 순조롭게만 진행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가치가 있는 일일수록 더 크고 더 많은 어려움이 따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역경이 크면 클수록 그것을 극복하려는 힘도 커지기 마련입니다. 우리 방송통신 정책을 주도하는 여러분에게는 그런 힘이 내재되어 있다고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업무를 추진할 때독단이 아니라 상호적이고 자유롭고 진솔한 소통에 의해야 한다는 부탁입니다.

현안을 둘러싼 첨예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방송통신위원회 업무의 핵심입니다. 이때 가장 필요한 것이 우리들 사이에서, 관계기관과의 사이에서사업자들과의 사이에서, 그리고 사업자와 이용자와의 사이에서 자유롭고 진솔하고 성실한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소통으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합의를 도출하면 과정은 시간이 좀 걸릴지 몰라도 결과적으로는 더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저도 여기계신 상임위원님들과 함께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직원 여러분과 자유롭고 솔직하게 의견을 나누며 활력이 넘치는 행복한 방송통신위원회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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