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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카카오뱅크의 한 가지 고민 : 대출 '총알'

  • 허완
  • 입력 2017.07.31 18:47
  • 수정 2017.07.31 18:52
ⓒ뉴스1

카카오뱅크가 업무 개시 5일만인 31일 100만 계좌를 돌파(오후 1시 기준)하면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자본금이 부족해 신규 대출이 곧 중단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카카오뱅크 측은 '그럴 일은 없다'고 밝힌 상태다.

우선 카카오뱅크의 '돌풍'을 수치로 살펴보자.

  • 신규 개설 계좌 100만좌
  • 여신(대출) 3230억원
  • 수신(예·적금) 3440억원
  • 체크카드 신청 건수 67만건

다른 은행들과 비교하면 '카뱅 돌풍'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우선 신규 개설 계좌로 보면, 100만좌는 시중은행들이 2016년 한 해 동안 기록한 비대면 계좌 개설 건수(약 15만5000좌)의 7배에 육박한다. 3개월 앞서 출범한 인터넷은행 '케이뱅크'의 계좌수는 50만좌 수준이다.

이처럼 돌풍이 이어지자 일각에서는 카카오뱅크 대출이 중단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기존 은행에 비해 '총알'이 부족하지 않겠냐는 것. 카카오뱅크의 자본금은 3000억원이다. 일단 케이뱅크의 '전례'가 있다.

고객들 입장에서는 낮은 금리로 스마트폰 등 비대면채널을 이용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신용대출은 인터넷은행을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다. 하지만 자기자본이 적은 인터넷은행의 특성상 낮은 금리의 대출을 내주는 데는 ‘물량’의 한계가 있다. 대출을 받기 위해선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대출을 받아야 하는 ‘선착순’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케이뱅크에서 대출이 중단된 사례를 보면서 사람들이 카카오뱅크도 언제 끊길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일단 계좌를 트고 마이너스통장부터 만들고 보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경쟁자인 케이뱅크의 상품판매중단이 카카오뱅크의 흥행몰이의 1등 공신인 셈이다. (조선비즈 7월28일)

그러나 카카오뱅크 측은 대출 중단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은 상태다. 지난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용후,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카카오뱅크는 대출 중단은 없을 것이다. 대출상품 인기로 자금이 더 필요하다면 우리는 충분히 증자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케이뱅크보다 자본금이 겨우 500억 많은 카카오뱅크가 '대출 중단은 없다'고 자신하는 이유 중 하나는 주주 구성이다.

일반적으로 은행의 대출이 늘어나면 자기자본비율(BIS) 규제를 맞추기 위해 증자(자본금 확대)가 필요하다. 그러나 '은산분리' 규제가 문제다. 현행법상 산업자본은 의결권이 있는 은행 지분을 최대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의결권은 4%로 제한된다.) 이 때문에 주주사 마음대로 지분을 늘리는 게 쉽지 않다.

그러나 카카오뱅크의 대주주는 금융회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다. 그것도 58% 지분율을 가진 압도적 대주주다. KT 같은 비금융사가 상당수인 데다 여러 기업들이 소규모 지분을 나눠 갖고 있는 케이뱅크와는 달리 증자가 용이한 구조라는 얘기다.

앞으로 인터넷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은 이미 지난해 인터넷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규제를 최대 50%로 완화하는 법안들을 줄줄이 발의한 바 있다.

최근 취임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 답변서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우리 금융산업 발전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은산분리 규율 방식을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대출이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나면 카카오뱅크 측이 자본 확충을 앞당겨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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