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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도'의 스크린 독과점이 논란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 3가지

  • 박수진
  • 입력 2017.07.27 14:41
  • 수정 2017.07.27 14:53
ⓒCJ 엔터테인먼트

26일 수요일 공식 개봉한 영화 '군함도'가 하루만에 관객수 97만 898명을 기록했다. 개봉일 효과를 감안해도 놀라운 숫자다. '군함도'의 이날 극장 매출액 점유율은 71.4%였다. 어떻게 이런 기록이 가능했을까?

[통계 출처: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1. 군함도의 스크린 독과점은 '역대급'이 맞다

'군함도'는 (개봉 전날 소규모의 특별 상영을 포함해) 첫 날 2,027개 상영관에서 1만 174번 상영됐다. 전국의 스크린 수는 2,575개다. (영진위, 2016년 기준)

물론 이전에도 독과점 문제가 제기된 영화들은 있었다. 하지만 다른 영화들과 비교해봐도 '군함도'의 스크린 수는 '역대급'이다. 국내 역대 박스오피스 상위권의 영화들과 현재 상영 중인 주요 영화들의 스크린 수를 비교해보면 이른바 '흥행 영화'들의 스크린 수 확장이 꾸준하게 계속돼왔다는 걸 알 수 있다.

군함도 - 2,027개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역대 박스오피스 23위/총 관객수 867만) - 1,991개

스파이더맨: 홈 커밍 (상영중) - 1,965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16위/1,049만) - 1,843개

검사외전 (19위/970만) - 1,812개

부산행 (12위/1,156만) - 1,788개

덩케르크 (상영중) - 1,252개

상영이 끝난 영화들의 경우 위 숫자는 개봉 첫 주 최대 스크린수를 기록한 통계다. '스파이더맨: 홈 커밍'은 개봉 첫 날 1,703개로 시작해 같은 주 주말 1,965개로 늘었다. '군함도' 역시 주말에 최다 스크린 수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2. 영화인들도, 관객들도 의심하는 한 가지

'군함도'는 CJ엔터테인먼트가 투자한 영화다. CGV는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체인이다.

27일 하루 동안 '군함도'와 관련해 가장 화제가 된 발언은 민병훈 감독의 말이었다. 민 감독은 페이스북에 "독과점을 넘어 이건 광기"라며 CJ를 '저격'한 글을 남겼다.

"상생은 기대도 안한다. 다만, 일말의 양심은 있어야 한다. 부끄러운줄 알아라."

하성태 시나리오 작가는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글에서 '군함도'의 독과점이 '더 빨리', '더 많이' 관객 수 기록을 내려는 배급사들과 그것이 실현 가능한 국내 영화 배급 환경을 보여주는 예라고 지적했다.

"천만 관객을 돌파한 류승완 감독의 전작 '베테랑'의 경우 최다 스크린 수는 고작(?) 1064개였다. 얼마든지 1000개 이상으로도 천 만 이상을 동원할 수 있는 것이 작금의 멀티플렉스 배급/관람 환경이란 얘기다. 결국 '군함도'가 기록한 이 말도 안 되는 숫자는 '빠르게', '더 많이'를 염원하고 그걸 현실로 가능케 할 수 있는 거대 멀티플렉스와 배급사의 '힘'이 지배하는 기형적인 한국영화 배급 시스템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라 할 수 있다."

관객들 역시 '영화 선택권을 빼앗겼다'는 오랜 불만이 있다. 다양한 영화를 상영할 여유가 있는 멀티플렉스에서 소수의 흥행작에 스크린을 몰아주는 경향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관객들은 수요자가 아니라 공급자들이 실질적인 권력을 쥐고 있다고 느낀다. 넷플릭스와의 '옥자' 동시 개봉에 가장 강하게 거부감을 보였던 영화관 체인이 CGV였다는 점도 이번 논란을 통해 재차 부각됐다. 당시 CGV 측은 "넷플릭스가 국내 영화 유통 생태계 질서를 어지럽힌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군함도'의 첫 날 97만 898명은 한 달 전 개봉한 '옥자'의 누적관객수 30만의 세 배가 넘는 숫자다.

"한국의 이런 상황 때문에 대다수 국내 관객들은 집 근처의 극장들을 가는 대신에 굳이 상영관을 검색하고 혹시라도 매진이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예매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하게 됐다. 국내 관객들 입장에서는 사실상 ‘갑질’로 느껴질 만도 한 상황이다." - 7월 2일, 미디어오늘

이와 관련해 CJ는 스포츠조선에 'CJ 제작 영화에 CGV가 스크린을 몰아준다'는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스크린 수는 배급사가 아닌 극장이 결정하는 것이며, "CGV가 국내 최대 극장인 만큼 어떤 영화든" CGV에 가장 많은 스크린을 확보하게 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에 더해 영진위의 첫 날 '군함도' 스크린 수 통계 역시 "정확한 스크린수는 개봉 다음 날이 돼야 알 수 있"기 때문에 틀렸다고 해명했다.

3. '스크린 독과점'은 정말 오해였을까?

독과점 만큼 자주 불거지는 문제가 스크린 하나를 여러 영화가 나눠 갖는 '교차상영'이다. 인기 영화는 인기 시간대에 편성하고, 비인기 영화는 비인기 시간대에 편성된다. 물론 '군함도'도 다른 수많은 영화들처럼 같은 방식으로 상영되고 있다.

김형호 영화시장 전문가는 노컷뉴스에 ''군함도'가 여름 성수기 시즌 첫 영화이기 때문에 이처럼 많은 스크린이 배정된 것'이라면서도 "스크린수보다는 상영횟수가 흥행과 직결된다. 스크린은 배정을 받아도 횟수가 좋은 시간대에 돌아가지 못하니까 의도치 않게 피해를 주는 꼴"이라고 분석했다.

[26일 박스오피스 통계. *위 이미지를 크게 보려면 여기를 누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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