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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이 인구 절벽이 와도 주택수요는 계속 늘어난다는 보고서를 발표하다

A visitor looks at a miniature model of an apartment complex which is currently under construction at its showroom in Seoul March 18, 2015. While activity is soaring, with the number of transactions at a 7-year high, housing prices are rising at a glacial pace as heavy household debt and a fast-ageing population keep a lid on price growth. To match story SOUTHKOREA-ECONOMY/HOUSING Picture taken on March 18. REUTERS/Kim Hong-Ji
A visitor looks at a miniature model of an apartment complex which is currently under construction at its showroom in Seoul March 18, 2015. While activity is soaring, with the number of transactions at a 7-year high, housing prices are rising at a glacial pace as heavy household debt and a fast-ageing population keep a lid on price growth. To match story SOUTHKOREA-ECONOMY/HOUSING Picture taken on March 18. REUTERS/Kim Hong-Ji ⓒKim Hong-Ji / Reuters

인구가 감소하면 집값은 내려갈까?

지난 10년간 한국사회를 맴돌던 부동산 대폭락론을 뒷받침하는 근거 가운데 하나는 인구 절벽이었다. 집을 사려는 사람이 줄어 집값이 급락한다는 것이다. 생산가능인구(15~64살 인구)가 감소하던 시점에 주택가격이 하락한 일본 사례까지 덧붙여지면서 신빙성을 얻어왔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이 인구 구조 변화는 주택가격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국은행 금융안정국은 26일 ‘인구 고령화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란 보고서에서 “인구 구조가 고령화되더라도 주택가격의 급격한 조정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고령화가 되더라도 주택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보고서의 주 집필자인 오강헌 안정분석팀 과장은 “주택가격은 규제 변화나 주택 수급 정책 또는 금융위기와 같은 외부 충격에 더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올해부터 생산가능인구가 줄더라도 향후 20년간은 주택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연령과 세대 변화를 고려한 틀(APC 모형)을 활용한 분석에 따르면, 주택 수요는 2016~2020년 연평균 1.7%, 2031~2035년 연평균 0.8%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증가세는 주춤해지지만 주택 수요 자체는 감소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오강헌 과장은 “(분석에 활용한) 통계청의 장래가구추계의 시계가 2045년까지인데, 그 기간에 가구는 계속 늘어나게 되고 주택 수요도 감소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주택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이유로 1~2인 가구 증가를 우선 꼽았다. 전체 인구는 줄거나 증가세가 둔화하더라도 가구 수는 많이 늘어나면서 주택 수요를 뒷받침하게 된다는 것이다. 1~2인 가구 수는 지난 2015년 말 현재 약 1000만 가구 정도이나 2030년에는 이보다 400만 가구가 더 늘 예정이다. 보고서는 “1~2인 가구 수 증가는 주거면적 측면에서 중소형 주택(85㎡ 이하)에 대한 선호를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돈으로 바꾸기 쉬운(환금성) 아파트의 특성도 주택 수요가 쉽게 줄어들지 않는 이유로 꼽혔다. 은퇴를 앞둔 중장년층의 경우 은퇴 후 생활비 확보를 위해 보유자산을 매각해야 하는데 이때 어떤 주택 형태보다도 매매나 임대가 쉬운 아파트가 환금성이 좋기 때문에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2016년 현재 재고주택 수 대비 주택거래량 비율을 비교해보면, 아파트는 12%이지만 단독·연립·다세대주택은 8%에 그쳤다.

오강헌 과장은 “일본은 공교롭게도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던 시점(1990년대 초반)부터 집값이 하락하기 시작했는데, 일본의 부동산 가격 하락은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에 이어진 과도한 주택 공급과 급격한 금리 인상 같은 금융정책의 영향이 컸다고 본다”고 말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부동산 가격 하락 간의 직접적 인과관계는 약하다는 뜻이다.

그는 “한국은 당시 일본과 달리 아파트 비중이 높아 매매가 활발하고 주택 공급도 택지개발이 아닌 재건축·재개발형태로 이뤄지는 터라 순공급 규모는 크지 않아서 일본과 상황이 많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재건축·재개발은 기존 주택을 없애면서 새 주택을 만드는 터라 실제 늘어나는 주택 수는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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