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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뇌종양 진단을 받은 존 매케인이 복귀해 수백만명의 건강보험을 박탈할 법안에 표를 던졌다

  • 허완
  • 입력 2017.07.26 07:04
  • 수정 2017.07.28 12:36

최근 악성 뇌종양 진단을 받은 미국 공화당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의원이 25일(현지시간) '오바마케어(Affordable Care Act) 폐지 절차를 논의하는 안건에 결정적인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의회에 복귀했다. 공화당과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기립박수로 그를 맞이했다.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척 슈머(뉴욕)는 매케인 의원과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매케인은 지난주 눈의 혈전을 제거하기 위한 수술을 하러 갔다가 악성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 수십년 동안 그와 함께 일해 온 동료 상원의원들이 그의 복귀에 감동했던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매케인의 암은 납세자들이 부담한 건강보험 덕분에 발견될 수 있었다. 그런 그가 설령 대폭 수정되더라도 미국인 수백만명의 건강보험 혜택을 박탈할 법안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을 치우기 위해 본격적인 치료에 앞서 병실을 나선 것이다.

의회예산국(CBO)는 지난주 공화당 상원지도부가 온건파 의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수정한 법안이 시행되면 2200만명이 건강보험 혜택을 잃게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매케인은 "현재 법안 그대로에는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법안은 껍데기만 남았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어떤 법안이든 최종 단계에서 내 지지를 받아내려면 우리 주지사의 설득으로 반영한 내 수정안이 포함돼야 할 것이다."

잰 브루어 전 애리조나 주지사는 2013년 '오바마케어'의 자금을 메디케이드(저소득층·장애인 재정보조)를 확대하는 데 썼다. 그는 메디케이드를 축소하려는 공화당의 법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낸 바 있다. 그의 후임인 덕 듀시 애리조나 주지사(공화당)는 지난달 공화당의 법안을 아직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매케인 의원 측은 이번달 초 낸 성명에서 공화당 법안이 애리조나주 메디케이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매케인은 법안이 발의되면 수정안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애리조나주 같은 주정부가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메디케이드 예산 확대 유예기간을 늘리는 내용을 포함하도록 하겠다는 것.

매케인은 당시 성명에서 "건강보험 서비스를 책임있게 관리하고 예산을 집행해 온 애리조나주 같은 주정부를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보상하는 법안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안에 부정적인 상원의원들을 달래기 위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수정안은 메디케이드를 축소하는 대신 2000억 달러를 주정부에 지원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공화당이 검토하고 있는 어떤 건강보험 법안이라도 통과될 경우 수백만명의 건강보험 혜택을 박탈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에는 변화가 없다. 메디케이드 지출을 대폭 삭감하고 건강보험 거래소에서 개인적으로 보험에 가입하는 이들에 대한 지원금을 크게 줄이지 않는 한, 더 보수적인 상원의원들을 설득하기는 더 어려워진다.

이에 따라 '스키니'라는 별명이 붙은 오바마케어 폐지 법안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개인과 고용주의 보험 의무가입 조항을 폐지하고, 의료기기에 대한 세제혜택을 없애는 내용이다. CBO의 분석에 따르면 이 법안이 통과되면 1500만명이 건강보험을 잃게 된다.

예상에 없던 변화가 없는 한 이날 상원이 통과시킨 안건에 따라 상원의원들은 (어떤 버전의 법안이든) 오바마케어 폐지 법안 표결을 위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게됐다. 표결 직전까지도 상원의원들은 제대로 된 토론도 없이 급박하게 법안을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어떤 형태로든 매케인이 이날 던진 한 표는 수많은 사람들의 건강보험 혜택을 박탈하는 것에 대한 찬성표일 수밖에 없다. 그동안 발표된 여러 연구들에 따르면 오바마케어가 시행되는 상황에서도 제도적 미비점과 낮은 보장률이 수많은 미국인들의 사망으로 이어졌다. 이런 오바마케어마저 사라지게 되면, 이 숫자는 더 늘어날 게 분명하다.

공화당 온건파에 속하는 리자 머코스키(알래스카), 수전 콜린스(메인) 상원의원은 어떤 형태로든 오바마케어 폐지 법안이 통과될 경우 미칠 영향을 우려하며 이날 반대표를 행사했다.

두 의원들과는 달리, 매케인은 2015년 12월 대체법안 없이 오바마케어를 폐지하는 법안에 표를 던졌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폐지가 실제로 가능해지기 이전이다.

매케인은 이날 연설에서 오바마케어 폐지 법안이 하원을 통과해 여기까지 오게 된 폐쇄적 과정을 비판했다. 그는 법안이 미칠 영향을 검토하고 민주당 측에서 수정안을 낼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상임위원회 청문회가 열렸어야 한다며 "정상적인 절차로의 복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매케인은 "정부와 민주당 하원의원들은 오바마케어 같이 사회적 경제적으로 막대한 변화를 초래하는 법안을 상대 정당의 지지 없이 밀어붙여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우리가 똑같이 해서는 안 된다."

양당이 충돌하는 와중에 이를 초월하는 듯한 이런 식의 레토릭은 (양쪽을 오가는 투표 기록에도 불구하고) 매케인이 '개성이 강한' 의원이라는 별명을 얻게된 요인 중 하나다.

그러나 오바마케어가 통과되는 과정에 대한 매케인의 말은 사실과 다르다.

'타임'이 지적한 것처럼,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던 상원 법제사법위원회는 2009년과 2010년 오바마케어 통과 과정에서 100여번의 청문회를 개최했다.

상원의원들은 35주 동안 오바마케어를 검토했다. 상원 재정위원회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이 공화당 의원들의 지지를 얻어내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현재 공화당 지도부는 지난달 제출한 첫 번째 법안을 검토하는 데 고작 1주일의 시간을 줬을 뿐이다. 심지어 공화당 의원들은 자신들이 어떤 법안을 표결에 부칠 것인지조차 확실히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 이 글은 허프포스트US의 John McCain, Sick With Cancer, Returns To Advance Bill That Would Deprive Millions Of Health Care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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