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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극우 힙스터'들이 이민자들을 아프리카로 돌려보내자고 크라우드펀딩을 하고 있다

  • 허완
  • 입력 2017.07.19 10:47

이민자들이 지중해를 건너 유럽에 들어오는 것을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며 일부 유럽 극우 청년들이 직접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이들은 리비아와 이탈리아 사이의 바다를 직접 순찰하겠다는 목표를 삼고 모음을 하고 있다.

정체성운동(IB)이라는 단체는 이민자들이 유럽의 사회 구조를 파괴하고 있다는, 극우가 가장 즐겨 동원하는 스토리에 젊은이들을 동원해 지지자들을 끌어내려 하고 있다. 이런 "극우 힙스터"들은 주로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의견을 말하는 30세 이하의 젊은 전문직들이 대부분이다.

이 단체의 활동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지중해 중부에서 구조 작전을 펼치는 NGO들을 저지하려는 크라우드펀딩 ‘유럽 수호(Defend Europe)’이다.

페이팔은 6월에 IB의 모금 페이지를 차단했다. 그러나 이들은 다른 방법을 찾아내, 11만7000달러 이상을 모금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모금한 돈으로 배를 사고 선원들을 고용한 뒤 난민 탐색 및 구조에 나선 NGO들이 "불법적인 행동을 할 때 개입할 것"이라고 IB를 만든 마틴 셀너가 유튜브 영상을 통해 밝혔다. 셀너는 IB 선원들은 SOS 신호를 받으면 위험에 처한 사람은 누구든 구조할 것이지만, 그 이후 그들을 아프리카로 돌려보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의 목표는 정치인들이 못하고 있는 부분에 개입하고, 치명적인 유럽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하는 것이다. 침략이 일어나고 있다. 대규모 이민이 우리 대륙의 모습을 바꾸고 있다. 우리는 안전과 삶의 방식을 잃고 있으며, 우리 유럽인들이 고향인 유럽에서 소수가 될 위험이 있다.” IB의 웹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말이다.

IB는 이민자들을 구조하고 안정하게 이탈리아로 데려오는 배를 운항하는 이탈리아 해안 경비대와 EU 국경수비대, '국경없는의사회'와 '세이브더칠드런' 같은 인도주의적 단체들을 비판한다. 인신매매자들이 활동할 수 있게 하여 이민 위기를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이들은 구조 단체들이 더 많으면 인신매매자들이 더 많은 사람들을 바다로 보낼 것이라 주장한다.

IB의 웹사이트에서는 NGO들이 "국제 인신매매 고리와 이민 산업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셀너는 유튜브 영상에서 IB가 난민들의 유럽 유입에 반대한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다. “아프리카 전체를 초대하면, 아프리카를 갖게 되는 게 아니라 아프리카가 된다.”고 말했다.

오늘 리비아 해안 앞 상황. 이래서 유럽을 수호해야 하는 것이다!

2017년 들어 지금까지 9만명에 가까운 난민과 이민자들(이중 15%는 어린이였다)이 지중해 중부를 건너 이탈리아로 갔다. 항해 중 사망한 사람은 2,200명이 넘는다.

이들의 유입은 여러 유럽 국가, 특히 이탈리아에 심각한 부담을 주었다. 그러나 NGO들의 노력으로 인도주의적 위기를 상당히 줄일 수 있었다. 며칠 동안 구조된 사람만도 수천 명에 달한다.

이것은 EU가 단독으로 감당할 수 있는 짐은 아니다. 하지만 리비아 같은 나라로 사람들을 돌려보내는 건 장기적 해결책이 아니라고 유니세프 난민 이민 담당 대변인 사라 크로우는 말한다. 무법 상태인 리비아에서는 밀입국 네트워크가 활발해져서, 일자리가 있다며 사람들을 꾀어내고 있다. 그러나 이들 이민자들은 걷잡을 수 없는 학대, 투옥, 성적 착취를 겪는 경우가 많아 유럽으로 피신한다.

“이 이민자들, 특히 어린이들이 지중해를 건너는 이유 중 하나는 고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뒤에는 사자가, 앞에는 바다가 있다면 바다로 가지 않겠는가.” 크로우의 말이다.

NGO들은 유럽 정부들이 하지 않는 일을 하고 있으며, 인명을 구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구조 선박들이 늘어나자 위험한 항해를 감행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다.

“NGO들은 거의 여객선 서비스와 같다. 밀반입자들이 NGO의 배에 사람들을 곧바로 싣는 거나 마찬가지다.” 익명을 요구한 유럽 당국자가 지난 5월 로이터에 한 말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주에 지중해에서 활동하는 NGO들에게 행동 수칙을 제안했다. 그러나 NGO 측에서는 이 규칙에 따른다면 리비아에서 출항하는 배들을 효과적으로 막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러한 논란은 이민 위기와 테러리즘 등의 이슈 때문에 유럽에서 다시 부상하고 있는 극우 집단들에게 아주 유용하다.

셀너는 자신의 이념과 유럽의 전통적 극우 운동 사이에 공통점이 없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네오나치가 아닌 애국자들이다. 우리는 이민자들을 증오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나라가 변하는 걸 보고 싶지도 않고, 우리 고국에서 소수자가 되고 싶지도 않다. 우리는 구 우파들의 반 유대주의, 인종차별 없이 이런 의견을 표현하고 싶었다.” 셀너가 작년에 CNN에 한 말이다.

허프포스트는 IB에 언급을 요청했으나 바로 답을 받지 못했다.

IB의 지중해 중부 진입 시도는 상징적인 행동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 탐색 구조 활동을 제대로 하려면 매달 수백만 달러를 투입해야 한다. 크로우에 의하면 수년 간 이 지역에서 활동해온 단체들도 자금이 크게 부족하다고 한다.

* 이 글은 허프포스트US의 ‘Far-Right Hipsters’ Are Crowdfunding To Send Migrants Back To Africa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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