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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해킹사건 당시 자살한 임과장이 받았던 문자메시지들

2015년 7월 18일 낮 12시.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화산리 한 야산 중턱에서 시신이 발견됐다. 빨간색 마티즈 안에서 번개탄을 피워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 사람은 국가정보원에서 해킹프로그램을 담당하던 임모 과장이었다. 당시 국정원은 해킹프로그램 구입과 이를 이용한 민간인 사찰 정황 등이 드러나면서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국정원은 ‘대북 첩보 수집 활동’이었다고 주장했다. 임과장은 ‘해킹팀 유출사건’의 중심에 있던 팀장급 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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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과장은 A4용지 크기의 노트 3장짜리 유서를 남겼다. 국정원 측에 남긴 유서에는 “내국인에 대한 사찰은 없었다. 외부에 대한 파장보다 국정원의 위상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혹시나 대테러, 대북 공작활동에 오해를 일으킨 지원했던 자료를 삭제했다. 저의 부족한 판단이 저지른 실수였다”는 등의 내용이 적혀있었다.

임과장의 자살에 대해 정치권은 각종 의혹을 제기했었다. CCTV에 찍힌 번호판의 색깔을 놓고 차량이 바꿔치기 됐다는 의혹이 일었는가 하면, 차량 폐차 과정과 소방대원들의 무전 내역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리고 지난 2015년 10월 20일. 사건 94일 만에 임과장의 자살사건은 내사종결됐다. 하지만 2017년에도 ‘그것이 알고싶다’ 등을 통해 임과장의 자살사건은 다시 조명되곤 했다.

2017년 7월 17일, JTBC뉴스룸은 임과장의 휴대폰에 남겨있던 문자메시지를 복원해 공개하면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들을 찾았고, 기존에 발표된 내용과 다른 정황들도 포착됐다"고 전했다.

“허이사가 급하게 전화해달래. 시스템 오 해달래” - 국정원 동료 이모씨가 2015년 7월 6일 보낸 메시지

= 2015년 7월 6일은 국정원이 구매대행회사 나나테크를 통해 스마트폰 감청 프로그램을 몰래 들여온 사실이 알려진 날이다. 메시지 속 ‘허이사’는 나나테크의 허손구 이사다. ‘뉴스룸’은 '시스템 오'는 “포맷이나 덮어쓰기 등으로 추정돼 또 다른 은폐 시도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7월 17일 새벽 1시에서 3시 사이, 국정원 직원 최모씨와 이모씨에게 전화를 걸었음

= 국정원은 임과장이 자의적으로 관련 정보를 삭제했었다고 주장했다. 7월 17일은 임과장이 숨지기 하루 전날이다. 그가 국정원의 다른 직원들과 통화를 시도하고, 한 사람과는 21초간 통화를 했다는 기록은 정보삭제가 임 과장 혼자만의 판단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정황이다.

“과장님 감사관실에서 찾는 전화 계속 옵니다. 전화 부탁드립니다.” - 7월 17일 저녁

= 국정원은 임과장에 대한 감찰은 없었다고 했었다. 하지만 문자 내용을 보면 감찰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로부터 확인은 잘되었음 조금만더버티면 우리가 이깁니다. 잘쉬세요. 회신사양” - 7월 18일 새벽 1시 23분. 직속 상관 김모 처장의 메시지

= 임과장은 이에 대한 답으로 ‘그리고’라는 문자를 보내려다 삭제했다. 그리고 몇 시간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스마트폰 기술 개발 및 출처 개발의 대가임을 적극 적시" - 2014년 11월 21일

= 2014년 11월 27일, 당시 임과장은 이탈리아 스마트폰 감청 프로그램 계약을 완료한 후, 승진했다. 승진 일주일 전인 21일 직속 상관 김모처장은 "스마트폰 기술 개발 및 출처 개발의 대가임을 적극 적시”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승진 심사에 올릴 내용을 적어준 것이다. 임과장의 자살 후 국정원은 “감정 프로그램 구입은 모두 임과장이 주도했다”고 주장했지만, '뉴스룸'은 이 메시지를 보면 국정원 윗선에서도 감청프로그램 구입을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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