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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에서 '폭탄급' 박근혜 정부 문건이 발견됐다. '삼성 경영권 승계'가 있었다. (브리핑 전문)

  • 허완
  • 입력 2017.07.14 11:35
  • 수정 2017.07.14 13:00

업데이트 : 2017년 7월14일 17:00 (기사보강)

청와대가 내부 자리배치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박근혜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작성한 문건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중에는 '삼성 경영권 승계'와 국민연금 의결권에 대한 내용,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관련 내용 등이 있었다고 청와대가 공개했다. 관련 사건에 대한 재판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은 14일 브리핑을 열어 이같은 내용을 전격 공개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건 청와대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개입한 정황이 이 문건들에서 발견됐다는 부분이다. 2015년 논란 끝에 성사된 두 회사의 합병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핵심 절차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합병 성사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국민연금이 자문기관의 반대 권고를 무시하고 적절한 절차 없이 찬성표를 던진 과정 전반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청와대가 국민연금 측에 합병 찬성을 종용했다는 증언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의 '청탁'이 있었는지,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를 들어주는 대가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모금 등을 강요했는지 여부는 두 사람에 대한 뇌물죄 관련 재판의 핵심 쟁점이기도 하다.

청와대가 공개한 문건에는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가 삼성의 경영권 승계를 지원하고, 금산분리 규제완화 등으로 삼성을 도우려 했다는 정황이 나왔다.

그밖에도 이날 청와대가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문건들에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관련 내용, 인사조치 관련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발견된 문건의 사본을 검찰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대변인의 브리핑 전문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공간을 재배치하던 중 7월3일, 한 캐비넷에서 이전 정부 민정비서관실에서 생산한 문건을 발견했습니다. 해당 비서관실은 이전 정부에서 민정 부문과 사정 부문이 함께 사용하던 공간으로 현 정부 들어 민정 부문 쪽만 사용해왔습니다.

문건이 발견된 캐비넷은 사정 부문에 놓여있었습니다. 이 캐비넷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민정비서실의 인원이 보강되어 공간을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캐비넷을 정리하다 자료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자료는 회의문건과 검토자료 등입니다. 300종에 육박합니다. 문건의 정본과 부본, 혹은 한 내용을 10부 복사한 것을 묶은 자료 등이었습니다.

내용별로 보면, 수석비서관 회의자료, 2014년 6월11일부터 2015년 6월24일까지 장관후보자 등 인사자료, 국민연금 의결권 등 각종현안 검토자료, 지방선거 판세 전망 등 기타 자료 등입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자료 1건도 발견되었습니다. 이것은 2013년 1월 생산된 것으로, 사무실의 책상서랍 뒷쪽에 들어있었습니다.

민정수석실은 원본 관할을 국정기록비서관실로 이관했습니다. 자료들이 대통령기록물에 해당될 소지가 있어서입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가 대통령지정기록물 목록까지 비공개로 분류함에 따라 이번에 발견된 자료들이 대통령지정기록물인지 여부조차 판단할 수 없었습니다.

아시다시피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되면 일정기간 별다른 조처가 없으면 공개하지 않도록 되어있습니다.

저희로서는 이들 자료가 대통령기록물인 것은 맞다, 다만 자료들에 비밀표기를 해놓지 않았기 때문에 대통령지정기록물은 아니다, 라고 보고 있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이들 자료가 대통령기록물인지 점검하기 위해 그 내용을 살펴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국민연금 의결권 조사'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관련 조항, 찬반입장, 언론보도, 국민연금기금 의결권 행사지침, 직접 펜으로 쓴 메모의 원본, 또다른 메모의 복사본, 청와대 업무용 메일을 출력한 문건 등이 들어있습니다.

특히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지원방안을 검토한 내역도 포함돼 있습니다. 그 중 자필 메모로 된 부분은 대통령 기록물로 볼 수 없다는 판단에서 일부 내용을 공개합니다.

▲ 삼성 경영권 승계 국면 화살표(→), 기회로 활용.

▲ 경영권 승계 국면에서 삼성이 뭘 필요로 하는지 파악.

▲ 도와줄 것은 도와주면서 삼성이 국가경제에 더 기여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모색.

▲ 삼성의 당면과제 해결에는 정부도 상당한 영향력 행사 가능.

▲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 대응. 금산분리원칙 규제 완화 지원.

이라는 대목이 있습니다. 또,

▲문화예술계 건전화로 문화융성 기반 정비.

▲ 건전보수권을 국정 우군으로 적극 활용.

▲ 문체부 주요 간부 검토. 국실장 전원 검증 대상.

▲ 문화부 4대기금 집행부서 인사분석

등도 들어있습니다.

▲전경련 부회장 오찬 관련. 경제입법 독소조항 개선 방안.

▲6월 지방선거 초판 판세 및 전망

도 있습니다.

그리고 고 김영한 민정수석의 자필 메모로 보이는 자료도 있습니다.

지금 제가 보여드리는 것이 그 자필 메모입니다.

2

여기에는

▲ 일부 언론, 간첩사건 무죄판결. 조선. 간첩에 대한 관대한 판사. 차제 정보 수사 협업으로 신속, 특별행사법 입법토록. 화살표(→), 안보공고히.

▲ 대리기사. 남부고발. 철저수사 지휘 다그치도록.

▲ 전교조. 국사교과서 조직적 추진.

▲ 교육부 외에 애국단체 우익단체 연합적으로 전사들을 조직. 반대선언 공표.

등이 적혀있습니다.

대리기사 건은 아마도 당시 세월호유가족대책위원회 대리기사 폭행 관련 내용으로 보입니다.

이들 자료는 소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돼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당초 박영수 특검팀은 전임 정부 민정수석실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무산된 바가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전에 특검이 법원을 통해 민정수석실 등에 관련자료에 대해 사실조회를 한 바 있었으나 당시 거부됐습니다.

하지만 관련자료들이 이번에 발견됨에 따라 그 사본을 검찰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사본은 대통령기록물이 아닙니다.

이들 원본자료는 국정기록비서관실에서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하는 절차를 오늘 밟을 예정입니다.

이상으로 브리핑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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