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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에 한미FTA 개정 협상을 시작하자고 통보했다

  • 허완
  • 입력 2017.07.13 05:58
WASHINGTON, DC - JUNE 30:  President Donald Trump and South Korean President Moon Jae-in deliver joint statements in the Rose Garden of the White House on June 30, 2017 in Washington, DC. President Moon is on a three-day visit in Washington. He had an Oval Office meeting with President Trump prior to joint statements.  (Photo by Alex Wong/Getty Images)
WASHINGTON, DC - JUNE 30: President Donald Trump and South Korean President Moon Jae-in deliver joint statements in the Rose Garden of the White House on June 30, 2017 in Washington, DC. President Moon is on a three-day visit in Washington. He had an Oval Office meeting with President Trump prior to joint statements. (Photo by Alex Wong/Getty Images) ⓒAlex Wong via Getty Images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개시를 통보해 왔다. 현재 한미FTA 협정문에 따르면 어느 한 쪽이 개정 협상이나 재협상 등을 논의하는 회담 개최를 요구해올 경우, 상대방은 원칙적으로 30일 내에 응하도록 되어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성명을 통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며 미국인들이 전 세계 시장에서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한미 FTA 협상에 대한 특별공동위원회(JCM) 개최를 한국 정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적자를 줄이고 미국의 노동자와 농축산업 종사자, 기업인들에게 더 많은 무역의 기회를 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한미 FTA가 발효된 이후 우리의 대(對)한국 무역적자는 132억달러에서 276억달러까지 늘었으며 미국 상품의 수출도 실제로 줄어들고 있다. 이는 전 정부(버락 오바마 정부)가 미국인들에게 설명했던 것과 꽤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상황을 더 낫게 해야만 하고 그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라이트하우저 대표는 다음 달 워싱턴 D.C.에서 특별공동위원회를 열 것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USTR은 의회와 상무부, 다른 유관 기관들과 긴밀히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다른 나라와의 무역협정을 개정하려면 협상 권한을 갖고 있는 의회로부터 이를 위임받아야 하므로 본협상 개시 90일 전 의회에 통보해야 하고, 30일 전에는 협상 목표와 전략 등도 보고해야 한다.

한미 FTA 협정문 22.2조에 따르면 공동위원회는 FTA 협정의 수정이 필요한지를 관리 감독하면서 이를 위해 산하에 여러 위원회를 둘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미국에선 USTR 대표가, 한국측에서는 산업통상부 장관이 공동 의장을 맡으며 필요시 대리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정부 조직을 개편하면서 통상 기능을 산업부에 남기되 차관급인 통상교섭본부를 설치한 탓에 통상산업본부장이 재협상의 주체가 되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현재 이 자리는 공석으로 남아있다. 따라서 한국 정부가 회담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우리 정부조직법을 개정하는 중이고, 이에 따라 공동위원회의 우리 측 의장인 통상교섭본부장도 임명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미국 측과 실무 협의를 통해 개최 시점을 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대선이 열리기 직전 영국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 로이터 인터뷰 등에서 "한미 FTA는 끔찍한 협상이다. 한국에 재협상 방침을 통보했다"고 밝혔으며,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한미 FTA 체결 이후 미국의 무역적자는 110억달러 이상 증가했고 좋은 거래가 아니라 생각한다"면서 "장벽을 없애고 시장의 진입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일단 한국 정부는 '재협상(renegotiation)'이 아니라 개정협상(amendment)이라고 강조했다. 협정을 전면적으로 수정하는 재협상과는 달리, 일부 조항에 대한 개정 여부를 논의하는 협상이라는 것.

산업부는 "미국 측은 '재협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으며, 한미FTA 조문상의 용어인 '개정 및 수정'을 사용하고, 이를 위한 '후속 협상(follow-up negotiations)'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한국무역협회도 "해당 서한에서 재협상(renegotiation)이라는 단어 보다 수정(revision 또는 modification)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점을 미루어 볼 때 전면 재협상보다는 일부 개정 추진으로 무게가 실린다"고 봤다.

다만 일단 논의가 시작된 뒤에야 재협상인지 개정 협상인지 분명히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산업부는 "양측 실무진이 한미 FTA 시행 효과를 공동으로 조사·분석·평가해 한미FTA가 양국간 무역불균형의 원인인지를 먼저 따져보는 게 필요하다는 입장을 당당하게 개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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