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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국이 박정희의 우표 발행을 철회한 자세한 과정

  • 박세회
  • 입력 2017.07.12 16:22
  • 수정 2017.07.12 16:23

적폐청산 논란에 휘말린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우표' 발행이 결국 없던 일이 됐다.

미래창조과학부 우정사업본부는 12일 오후 서울중앙우체국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심의회 임시회에서 박정희 기념우표 발행건에 대해 재심의한 결과, 우표를 발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우표발행심의위원회(심의회)는 '만장일치'로 박정희 기념 우표의 발행을 결정한 바 있다.

박정희 기념우표는 박정희대통령생가보존회의 요청을 받아 경북 구미시청이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해 4월 우정사업본부에 신청하면서 진행된 사업이다.

결정은 심의회에서 내렸다. 심의회는 박정희 우표 제작 요청에 한달 뒤인 지난해 5월 회의를 열고 만장일치로 발행을 결정했다. 심의회는 총 17명으로 구성됐는데 당시 9명이 참석해 9명 전원이 발행 찬성 결정을 내렸다.

반면, 이날 회의에서는 총 12명이 참석해 8명이 발행 철회에 손을 들었다.

발행추진 3명, 기권 1명이다. 전체 17명 가운데, 지난해 찬성 결정을 내릴 당시 참석한 9명과 이번에 참석한 12명의 구성이 어디까지 동일한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비공개 사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만장일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 12명 가운데 8명이나 발행 찬성에서 발행 철회로 의견을 바꿨다는 것.

당초 박정희 우표는 디자인 도안을 마무리해 오는 9월 60만장 규모로 발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우표발행심의위원회의 발행 결정을 놓고 취임 기념을 제외하고 대통령 관련 기념우표 발행이 중단된 시점에서 우본이 박정희 우표를 만드는 것에 대해 '우상화' 논란이 일었고 심의과정도 '졸속'이라는 비판이 국회를 중심으로 제기됐다.

당시 백범김구기념관이 신청한 '백범일지 출간 70주년 기념우표'는 불허돼 논란이 더했다.

그래도 우본은 재심의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다 정권이 바뀌고 최근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이 심의회에 소속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재점화됐다.

결국 우본은 근거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번복하고 '우표류 발행업무 처리세칙' 제17조 2항 2호에 근거에 재검토에 나섰다.

세칙에 "우표발행심의위원회는 우표발행 및 보급에 관한 사항에 관해 우정사업본부장의 자문에 응한다"는 규정에 근거해 김기덕 본부장이 심의회에 재심의 문제에 대한 자문안건을 올린 것. 이에따라 지난달 30일 심의회는 재심의 결정을 내렸다. 당시 총 14명이 참석해 11명이 찬성했고 1명이 반대, 2명이 기권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박정희 기념우표 철회에 대해 "당연한 귀결이고 상식적인 선에서 마무리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탄핵결정으로 대통령이 궐위되는 비상 상황이 없었다면 현직 대통령 아버지의 탄생 기념우표가 발행되었을 것"이라며 "정부는 이번 사건의 진상을 명백히 밝히는 것이 가장 확실한 재발방지 대책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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