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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주니어의 이메일 공개로 가장 크게 좌절한 사람이 있다

  • 김태우
  • 입력 2017.07.12 13:41
  • 수정 2017.07.12 13:56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지난 11일(현지시각)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영국인 홍보담당자 로브 골드스톤과 주고받은 이메일을 공개했다. 당시 트럼프 주니어는 러시아 변호사와의 회동을 앞두고, 로브 골드스톤으로부터 힐러리 클린턴에게 "죄를 덮어씌울 수 있는 공식 문서와 정보"를 얻게 될 것이라는 이메일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트럼프 주니어는 뉴욕타임스가 이메일 내역을 입수했고 곧 보도 예정이라고 통보한 후 서둘러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메일을 직접 공개했다. 트럼프 주니어와 로브 골드스톤 간의 이메일은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 정부 간의 내통 의혹을 입증할 '스모킹 건'으로 불리며, '공모' 증거로 여겨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주니어가 이메일을 공개한 직후 이메일 내역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 별도 공개했다.

한편, 미국 내 수많은 기자들은 트럼프 주니어의 갑작스러운 이메일 공개로 좌절하고 말았다. 지난 몇 달간 트럼프-러시아 내통 의혹에 대해 취재한 내용이 모두 수포로 돌아간 것. 이들은 트럼프 주니어 본인이 직접 이 사실을 시인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며 현실을 부정하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분노한 건, 자유 기고가 재러드 예이츠 섹스턴이었다. 섹스턴은 12일 새벽(현지시각) 지난 1년간 취재해온 내용을 트럼프 주니어가 트위터에 아무렇지 않게 공개해버렸다며 '폭풍 트윗'에 나섰다.

이 이야기를 1년간 취재했는데, 그는 이걸 그냥 트위터에 올려버렸다.

1년 동안 힘을 쏟았는데, 그냥 트위터에 올려버렸다고.

진짜, 몇 시간, 며칠, 몇 주, 몇 달을 쏟았는데 그의 아들은 '트윗' 버튼을 눌러버렸어.

나는 취재원을 찾고, 막다른 길에도 여러 번 다다랐다. 엄청난 노력을 쏟아부었는데, 그는 그 증거를 트위터에 올려버렸어.

정말이지 많은 기자들이 이 이야기를 취재하고 있었는데, 트윗 하나로 공개된 셈이야.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섹스턴의 분노는 끝이 없었다.

아, 오해하지는 마시라. 나는 대통령의 아들이 공모 증거를 트위터에 올렸다는 사실이 정말 기쁘다.

정말이지 이상한 일이다. 어떤 매체에도 묶이지 않은 프리랜서로서 무언가 이룰 수 있다고 믿고 열심히 노력해왔는데, 그는 그저 트위터에 올려버렸다.

정말 오랫동안 이어진 당황스러운 시간 동안 가장 당황스러운 하루였다.

난 괜찮아. 기분 좋아. 그냥 굉장히 황당할 뿐이야.

섹스턴은 "확실히 말하자면, 뉴욕타임스에 기고하려고 취재한 것이 아니"라며, "자유 기고가로서 취재했다"고 전했다.

섹스턴은 컬럼비아 저널리즘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16년 7월, 취재를 시작했다"며, "취재하는 내내 나 스스로나 누군가 스모킹 건을 발견하기를 바라기는 했지만 대통령의 아들이 직접 트윗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라고 밝혔다. 그가 지금까지 취재한 내용은 오는 9월 출판되는 책 '사람들은 해안가의 파도처럼 일어설 것이다'에 담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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