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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러시아의 스캔들을 이해하려면 트럼프와 러시아의 '과거'를 알아야 한다

뮬러 특검은 이러한 역사를 염두에 두고 복잡한 국제적 돈의 흐름에 능통한 변호사와 수사관들을 동원했다고 그를 잘 아는 두 변호사는 말한다. "돈을 따라가는 것이다. 트럼프를 상대하려면 전문 지식이 많이 필요하다."

ⓒLucas Jackson / Reuters

제2차세계대전 중의 짧은 기간을 제외하면 20세기 전반에 걸쳐 미국은 러시아를 위험한 라이벌로 간주했다. 대놓고 적으로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까지 미국에서 대통령은 물론, 주요 대선 후보가 선거 운동에서 러시아와 러시아 지도자에 대한 형제애와 존경을 드러낸 예는 없었다. 물론 도널드 트럼프 이전까지 그랬다는 얘기다.

트럼프가 얽힌 모든 이야기에 대한 가장 큰 의문은 '그는 러시아인들을 왜 그토록 좋아하는가?'이다. 이에 대한 대답은 '돈을 따라가라', 특히 '루블화를 따라가라'이다.

2016년 6월, 러시아 정부와 끈이 있는 변호사가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나쁜 정보를 전해주겠으니 만나자고 해서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무척 신나했다는 소식에 워싱턴이 술렁이고 있다. 트럼프 주니어는 만나자는 제안을 받아들였다.

취미로 큰 짐승 사냥을 즐기지만 정치에는 완전 초보인 트럼프 주니어는 아빠를 위해 큰 사냥감을 물어올 수 있다고 여겼을 수 있다. 하지만 선거 운동에서 외국 정부의 도움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법을 어겼을 가능성이 있다.

11일 뉴욕타임스(NYT)가 이에 대한 기사를 내기 불과 몇 분 전에 트럼프 주니어는 이 회의와 관련된 이메일들을 공개했다. 아주 다정하고 닭살 돋는(그리고 불법일 수 있는) 메일들이었다.

열혈 트럼프 지지자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누가 이 정보를 뉴욕타임스에 전달했는지 알고 싶어했다. 전형적인 워싱턴 스타일이다. 트럼프 측 내부 인사들의 소행이라는 의심이 강하게 일고 있다. 트럼프 진영 안에서는 마피아처럼 잔혹한 경쟁이 일어나는데다가, 상당수가 의회 의원회와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주니어, 그리고 이 회동에 참가한 트럼프의 사위 저레드 쿠슈너와 당시 선거대책위원장 폴 매나포트에게 이것이 법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질지 모두 알고 싶어한다.

여론 조사 기관과 정치인들도 이 뉴스가 (드디어) 트럼프 진영을 흔들어 고집스레 자기 사람들을 지키는 걸 포기하게 만들 수 있을지 알고 싶어한다. (아마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이야기들은 맨해튼의 트럼프 타워 25층에 있는 트럼프 주니어의 (아빠 것에 비하면) 수수한 사무실에서 일어난 회의의 가장 중요한 점을 짚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함축된 사실은 1990년대 중반부터 트럼프, 트럼프 가족, 트럼프 기업은 러시아인들이 해답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빨리 이윤을 얻고, 대규모 대출을 받고, 국제적 연결끈이 있고, 영향력을 행사하고, 제트기로 온갖 곳을 다니는 러시아인들이 트럼프가의 모델이 된 것이다.

이러한 연결끈은 역사의 사고로 생긴 셈이다. 1991년에 소련이 붕괴되었을 때, 정치적 끈이 있는 러시아인들은 국영기업들을 헐값에 사서 엄청난 이득을 얻었다. 이 올리가르히(신흥 재벌)들은 순식간에 얻은 재산을 투자할 러시아 밖의 장소가 필요했다. 이 재산 중 상당 부분은 불법적이었거나 너무 눈에 띄었다.

한편 미국에서는 트럼프가 애틀랜틱 시티에 과하게 지은 카지노와 함께 트럼프의 제국의 꿈이 무너지고 있었다. 트럼프는 너무나 절박해서 아버지에게 1백만 달러 이상을 요청해야 할 정도였다.

트럼프는 새 기업체에 부채를 떠넘겨 상환 능력을 되찾아갔지만, 뉴욕의 번듯한 은행과 투자자들은 트럼프의 사업에 일절 관여하려 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부동산, 골프장 등에 대한 러시아의 투자에 크게 기대게 되었다. 이것은 트럼프의 아들들의 말이다.

러시아인들이 트럼프를 구제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로 인해 러시아 신흥 부호들의 부동산 구입 등의 투자를 통한 돈 세탁을 비롯한 불법 행위가 일어났는지가 트럼프 및 주위 인물들의 동기에 대한 뮬러 특검의 심층 수사의 핵심이다.

뮬러 특검은 이러한 역사를 염두에 두고 복잡한 국제적 돈의 흐름에 능통한 변호사와 수사관들을 동원했다고 그를 잘 아는 두 변호사는 말한다. "돈을 따라가는 것이다. 트럼프를 상대하려면 전문 지식이 많이 필요하다."

모든 범죄 수사가 그렇듯, 용의자들, 즉 트럼프 진영의 동기를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2016년 6월 회의에는 모스크바의 돈, 부동산, 권력 게임에 대한 수십 년간의 경험이 있는 네 남성과 한 여성이 참여했다. 트럼프 주니어, 우크라이나에서 친 러시아 세력을 위해 일했던 매너포트, 러시아의 투자를 끌어오던 가문 출신인 쿠슈너, 올리가르히를 아버지로 둔 러시아 팝 스타 에민 아갈라로프의 매니저 역할을 하는 영국인 롭 골드스톤, 러시아 변호사 나탈리아 베셀니츠카야였다. 베셀니츠카야는 팝스타의 아버지이자 트럼프와 사업을 한 적도 있고 블라디미르 푸틴의 친구이기도 한 올리가르히 아라스를 통해 이 만남을 주선했다.

트럼프 측은 '러시아 검사'와 '공식 문서'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진 정보를 지닌, 러시아 정부와 끈이 있는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게 불법이라는 걸 모를 정도로 무지했던 것일까? 아니면 여러 해 동안 막강한 러시아인들과 거래해왔기 때문에 이번 거래도 편하게 느꼈던 것일까? 혹은 옛 친구들의 이 '도움'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에 일종의 압박이 생길 것을 두려워했을까?

트럼프는 대선 후보들의 전통을 어기고 납세 신고서를 공개하기를 거부했다. 돈을 추적하고 동기를 판정하기 위해 뮬러는 (결국은) 아마 분명 트럼프의 납세 신고서를 요구할 것이다. 특검은 트럼프 주니어, 에릭 트럼프, 이반카 트럼프 등의 납세 신고서를 판사에게 요청할 수도 있다.

이번 만남의 이야기가 공개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거리를 유지했다. 이번에는 트위터를 쓰지 않고 자신의 아들이 '훌륭한 사람'이라는 성명만 냈다.

가족사를 안다면 트럼프가 거리를 둔 것은 슬프지만 적절하다. 성격이 불같지만 사근사근한 편인 트럼프 주니어는 아버지가 자신의 어머니와 이혼한 뒤 여러 해 동안 아버지와 가깝게 지내지 않았다. 최근에도 트럼프는 트럼프 주니어보다는 이반카를 더 선호했다. 트럼프 타워에서 이반카의 사무실은 아버지와 같은 26층에 있고, 주니어의 사무실은 한 층 아래에 있다.

트럼프의 대변인은 2016년 회의에서 이루어진 약속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만약 알았다면, 트럼프는 트럼프 주니어가 이메일에 썼던 것과 똑같은 말을 했을 것이다.

"마음에 쏙 든다."

* 이 글은 허프포스트US의 To Understand The Trump-Russia Scandal, Follow The Ruble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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