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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서 ‘자유한국당 장례식'

7일 저녁 7시 대구 수성구 범어동 자유한국당 대구시당·경북도당 앞에 검은색 제단이 차려졌다. 제단 위에는 ‘자유한국당’이라고 적힌 영정이 놓였다. 제단 양쪽에는 ‘적폐 중의 적폐’, ‘이런 날 올 줄 알았다’라고 적힌 스티로폼 모형 근조 화환과 양초가 마련됐다. 허성화(43)씨가 상복을 입고 상주를 맡았다. 이날 이곳에서는 ‘자유한국당 해체를 바라는 대구시민들’과 대구경북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대표 천기창)가 함께 ‘자유한국당 행복한 장례식’을 열었다.

제단 오른쪽에는 밥, 국, 떡, 김치, 수육 등이 그려진 스티로폼 모형 상이 차려졌다. ‘국정운영 방해하는 자한당은 반성하라’고 적힌 근조 화환도 어디선가 도착했다. 한국당 대구시당·경북도당 출입문에는 ‘다음 생에는 만나지 말자’라고 적힌 스티로폼 모형 근조 화환이 걸렸다. 장례식에 나온 사람들은 ‘내 고향이 쪽팔린다’, ‘대구시민 팔지마라’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장례식에는 24명이 참석했다. 길을 가던 중년 여성은 장례식을 보고 “이 사람들(한국당)이 뭘 잘못했느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조문객들은 저녁 8시까지 이어졌다. 이아무개(21·대구)씨는 “저는 자유한국당이 해체된다고 생각하니 좀 서운하다. 제가 즐겨봤던 개그 프로가 없어지는 느낌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저희에게 웃음 뿐만 아니라 고통과 분노를 줬다”고 했다. 김아무개(40·대구)씨는 “대선 끝나고 한국당이 해체될 줄 알았는데 이렇게 이름만 바꿔서 살아있다. 마지막 행복한 장례식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대철(40·서울)씨는 “대구에서 자유한국당 장례식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조문을 하기 위해 열차를 타고 내려왔다”고 했다.

대구에서는 지난달 17일부터 사람들이 한국당 해체를 요구하며 매일 돌아가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한국당 해체를 요구하는 집회는 지난달 17일 서울에서 처음 시작됐는데 대구가 두번째다. 하지만 대구에서는 이날 장례식까지 열렸다. 1인 시위를 시작한 신범식(44·대구)씨는 “1인 시위 하는 것을 보고 처음에는 비난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이후에는 고생한다며 음료수도 갖다주고 많은 응원을 해주신다. 여러분이 응원해주시면 한국당은 꼭 해체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민소현 대구경북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 사무처장은 “지난 겨울 사람들이 촛불집회를 했을 때는 대통령 하나 바꾸자는 것만이 아니라 사회를 개혁하자는 것이었다”면서 “사람들은 문재인 정부에게 개혁을 원하는데 자유한국당이 계속 발목을 잡고 있다. 그래서 사회 개혁을 위해서는 자유한국당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해서 장례식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대구민중과함께,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등은 8일 오후 6시 대구 중구 공평동 2·28기념중앙공원 옆 골목길에서 ‘적폐청산 대구시민대회’를 연다. 저녁 7시부터는 한국당 해체를 요구하며 2·28기념중앙공원에서 한국당 대구시당·경북도당까지 3㎞를 행진할 계획이다. 집회 참가 예상 인원은 1000명으로 경찰에 신고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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