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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개가 공항 화장실에 버려질 수밖에 없었던 사연은 가정 폭력의 또 다른 그늘을 보여준다

  • 강병진
  • 입력 2017.07.06 10:37
  • 수정 2017.07.10 11:00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맥카렌 공항 화장실. 최근 이곳에서 생후 3개월이 갓 넘은 치와와 한 마리가 발견됐다.

동물전문매체 ‘도도’에 따르면, 이 강아지는 버려진 것이 아니라, 버려질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당시 강아지와 함께 놓인 메모에는 그 사연이 적혀 있었다.

“안녕! 나는 츄이에요. 내 주인은 애인에게 심한 폭력을 당해왔어요. 그녀는 나를 함께 비행기에 태울 여력이 안됐어요. 그녀는 나와 이별하는 걸 정말 원치 않았지만, 그녀에게 다른 선택권은 없었어요. (다음부터는 다시 주인의 입장에서 쓰였다.) 전 남자친구는 나랑 싸우던 과정에서 내 강아지를 발로 찼어요. 그래서 강아지의 머리에 큰 상처가 생겼습니다. 빨리 수의사에게 데려가야 할 것 같아요. 나는 츄이를 정말 사랑합니다. 츄이를 사랑으로 보살펴 주세요.”

정리하자면, 츄이의 주인은 애인에게 폭행을 당하던 여자였다. 그가 츄이에게 상처를 입혔고, 여자는 츄이와 함께 도망치기 위해 공항에 왔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츄이까지 함께 비행기에 태울 돈이 없었다. 결국 그녀는 한 장의 메모와 함께 츄이를 화장실에 놓고 떠난 것이다.

다행히 추이는 사람에게 발견됐고, 동물보호단체인 ‘Connor and Millie's Dog Rescue’에 인계됐다. 이 단체의 설립자인 린다 길리엄은 바로 츄이를 병원으로 데려갔다. 현재 츄이는 상처를 회복하고 있는 단계다.

린다 길리엄은 츄이의 사연이 츄이의 주인과 같은 상황에 놓인 여성들을 도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만약 반려동물과 함께 탈출하는 게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지역의 동물센터들이 잠시동안 동물을 맡아줄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반려견의 주인이 학대를 당하고 있는 경우에 대해)이건 매우 간과되고 있는 문제입니다. 우리는 츄이의 엄마에게 꼭 메시지를 보내고 싶습니다. 당신은 정말 용기있는 행동을 했고, 츄이는 안전하다고요. 그리고 더 좋은 삶을 살게 될 거라고요.”

*관련기사

- 경찰청이 발표한 연인 간 폭력 사건(데이트 폭력)에 관한 숫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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