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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공개된 문재인-트럼프 대통령 회담 분위기 반전 일화 (feat. 장하성)

  • 허완
  • 입력 2017.07.03 15:52
  • 수정 2017.07.03 15:58
From left South Korea's President Moon Jae-in, US Secretary of Defense James Mattis, US Vice President Mike Pence and US President Donald Trump listen to opening comments before a meeting in the Cabinet Room of the White House June 30, 2017 in Washington, DC. / AFP PHOTO / Brendan Smialowski        (Photo credit should read BRENDAN SMIALOWSKI/AFP/Getty Images)
From left South Korea's President Moon Jae-in, US Secretary of Defense James Mattis, US Vice President Mike Pence and US President Donald Trump listen to opening comments before a meeting in the Cabinet Room of the White House June 30, 2017 in Washington, DC. / AFP PHOTO / Brendan Smialowski (Photo credit should read BRENDAN SMIALOWSKI/AFP/Getty Images) ⓒBRENDAN SMIALOWSKI via Getty Images

청와대가 3일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후일담을 소개했다. 특히 분위기가 다소 경직되던 순간,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농담'이 큰 힘을 발휘했다는 일화도 공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3일 기자들과 만나 미국 측이 '무역 불균형' 문제를 제기하며 한국 측을 압박하던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사건은 양 측 정부 관계자들이 합석한 채 진행된 확대정상회담에서 벌어졌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무역 문제는 미국과 한국에서 공정한 무역협정이 돼야 한다"고 운을 띄우면서 분위기를 잡았다 한다. 이어 "무역불균형과 관련해 보면 한미FTA 발효 이후 미국적자가 한국적자의 두배 이상으로 증가했다"며 자동차·철강분야 사례를 들었다.

사실상 정면공격을 받은 문 대통령은 "한미FTA는 양국간 호혜적"이라며 "문제가 있다면 실무협의를 해나가면 된다"고 응수했다.

이에 미국측 펜스 부통령과 틸러슨 국무장관,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로버트 라이트 하이저 USTR(미국 무역 대표부) 대표 등 배석자들은 교대로 우리 대표단에 압박을 이어갔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한국의 새 정부는 원자력과 석탄화력으로부터 LNG로 에너지 정책 전환을 이미 천명했고 필요한 LNG를 미국이 공급할 수 있다"며 "미국이 좋은 조건만 맞추면 가능한 일"이라며 미국 측을 달래는 일에 들어갔다.

이어 "FTA규정이 불합리한 것인지 FTA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기 때문인지 제대로 스터디를 해봐야 한다"며 "그래서 양국 실무진으로 공동조사단을 구성해 양국 무역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분석하자"고 역제안했다. (뉴스1 7월3일)

문 대통령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했던 주한미군 주둔비용 부담 문제에 대해서도 '팩트'에 근거해 조목조목 미국 측의 주장을 반박팩트폭행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우선 "안보비용과 주한미군 주둔비용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기간 중 무임승차론을 말했는데 한국은 미국만큼은 아니지만 GDP 대비 가장 높은 국방비를 지출하는 동맹국 중 하나이고 미국의 최대 무기 수입국이며 주한미군에 주둔부지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매티스 국방장관도 한국에 와봤지만 무려 450만평에 달하는 평택기지는 가장 첨단적으로 건설되고 있고 소요비용 100억불을 전액 한국이 부담하고 있다"며 '역공'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장하성 정책실장과 김현철 경제보좌관이 문 대통령을 도왔다. 특히 김 보좌관은 읠버 로스 상무부 장관, 로버트 라이트 하이저 USTR(미국 무역대표부) 대표 등과 '2대1'로 맞붙어 유창한 영어로 미국 측의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분위가 다소 경직되자, 장 실장이 나섰다. 장 실장이 미국 측의 이해를 돕기 위해 통역 없이 영어로 이야기하겠다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오~ 와튼스쿨! 똑똑한 분"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참고로 장 실장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트럼프도 와튼스쿨 출신이다. 두 사람이 동문인 셈.

농담 덕분에 이어진 대화는 원활하게 진행됐다는 게 청와대의 전언이다.

이에 장 실장은 "늦었지만 대통령 당선을 축하한다"며 "제 저서가 중국어 출판 예정이었는데 사드 때문인지 중단됐다"고 농담을 던졌다.

그러자 로스 상무장관이 "그러면 미국에서 영어로 출판하라"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장 실장 책이 미국에서 번역돼 출판되면 미국의 무역적자 폭이 더 커질 것"이라고 해 재차 폭소가 나왔다.

이렇게 분위기가 바뀐 뒤 트럼프 대통령은 "나도 상호호혜성을 상당히 좋아한다. 이번에 문 대통령과 좋은 친구가 돼 참 감사하다. 더 많은 성공을 바란다"고 말했다. (뉴스1 7월3일)

한편 한국일보에 따르면, 청와대는 회담 내용을 이례적으로 공개하는 것에 대해 "이번 정상회담에서 남북관계에 있어 실리를 얻은 반면 경제문제에서 압박을 당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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