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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이 7시간 넘게 발표 안 됐던 사연은 이렇다

  • 허완
  • 입력 2017.07.01 10:25
US President Donald Trump (R) and South Korean President Moon Jae-in look on during a joint press conference in the Rose Garden at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DC, on June 30, 2017. / AFP PHOTO / JIM WATSON        (Photo credit should read JIM WATSON/AFP/Getty Images)
US President Donald Trump (R) and South Korean President Moon Jae-in look on during a joint press conference in the Rose Garden at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DC, on June 30, 2017. / AFP PHOTO / JIM WATSON (Photo credit should read JIM WATSON/AFP/Getty Images) ⓒJIM WATSON via Getty Images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의 성과물인 공동성명 발표가 양 정상의 공동언론발표가 끝난 지 7시간이 넘어서야 발표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통상 정상간 공동성명은 공동 기자회견이나 언론발표 전 공동성명문이 취재진에게 배포되는 게 관례다. 이를 고려하면 언론발표 후 7시간20여분 지나 공동성명이 발표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 측은 이번 공동성명 발표 지연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정상회담이 끝난 뒤 공동성명이 발표되는 게 여러 차례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행정부 하에선 정상회담이 끝날 때까지 공동성명이 발표되지 않은 상황이 이례적이지 않다"며 "최근에 있었던 미국-베트남 정상회담의 공동성명 같은 경우는 공동성명이 개최된 그날 밤 늦게 나왔고, 다른 비슷한 사례도 여러 번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보기엔 이례적이지만, 워싱턴에선 이례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이 정상급 성명을 채택한 국가는 일본,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아르헨티나, 베트남, 캐나다 등 6개국이다. 우리는 이번에 공동성명을 채택하면서 7번째 국가가 됐다.

이와 관련, 공동성명을 채택한 6개국 중 인도와 일본은 정상회담 후 1시간 내에 발표가 됐고, 사우디아라비아는 비전선언 서명문서는 서명 직후 발표됐지만 공동성명은 3일 뒤에 발표했다. 베트남은 정상회담이 끝난 뒤 당일 저녁 늦게 나왔다고 한다.

이번 공동성명 발표가 지연된 1차적인 이유는 공동성명문 자체가 막판까지 문구 표현에 대한 줄다리기가 이어지면서 정상회담 당일인 이날 오전에서야 완성됐기 때문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정상회담을 2시간 정도 남기고 기자들과 만나 "양측이 어제 밤 늦게까지 공동성명 문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몇가지 문구를 작성하는 부분에 있어 지금 현재 합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합의문이 만들어지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확인을 받는 과정이 있어 오전 11시까지 합의문이 나올지 장담을 못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공동성명에 대한 양국간 이견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표현의 문제"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환영만찬과 정상회담을 통해 상당한 개인적 유대와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모습을 연출했지만, 공동성명 채택까진 실무진들이 막판까지 조율을 하는 등 물밑 신경전이 치열했던 셈이다.

이는 문서에 들어가는 미세한 문구나 표현 자체에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외교문서의 특성이기도 하다는 지적이다.

어렵사리 합의에 이른 공동성명은 그러나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공동언론발표가 끝난 뒤에도 백악관측이 내부 절차 문제를 이유로 발표하지 않으면서 그 이유를 두고 논란이 됐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공동성명 발표지연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결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여기에 이날 오후 4시께 트럼프 대통령이 뉴저지주의 베드민스터 골프 클럽으로 주말 휴가를 떠났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공동성명 발표가 무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일각에선 미측이 공동성명 발표를 지연하면서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추가하는 등 합의문 수정을 시도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은 물론 합의문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득이 될 게 없다는 판단에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강하게 담긴 언론발표 내용으로 미 언론 보도가 이뤄지도록 시간을 끄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됐다.

공동성명 발표가 지연되자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들은 미측과 연락을 통해 조속한 발표가 이뤄지도록 백방으로 노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여곡절 끝에 백악관의 발표가 늦어진 이유는 라인스 프리버스 대통령비서실장이 공동성명 발표문에 결재를 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이유는 확인되지 않은 채 프리버스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7시가 다 돼서야 프리버스 비서실장이 원안대로 합의문에 서명하면서 공동성명은 발표가 이뤄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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