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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멀다하고 반복되는 트럼프의 '여성혐오' 트윗은 많은 걸 보여준다

  • 허완
  • 입력 2017.06.30 13:47
  • 수정 2017.06.30 13:49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권력을 지닌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미국 대통령이 29일 목요일 아침 9시 경, 주름 제거 수술을 받았다는 소문이 있는 여성 언론인에 대한 모욕적 트윗을 썼다.

조 스카버러가 ‘모닝 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대하는 것에 대해 비판하자, 트럼프는 평소 애용하는 트위터를 통해 스카버러, ‘모닝 조’의 공동 호스트이자 스카버러의 약혼녀인 미카 브레진스키를 맹비난했다.

시청률도 안 나오는 @Morning_Joe 가 나를 나쁘게 말했다고 들었다(나는 이제 안 본다) I.Q.가 낮은 미친 미카와 사이코 조가 연말 쯤 마라라고에 사흘 연속으로 찾아와서 나와 같이 있고 싶다고 우긴 건 왜일까. 그녀는 얼굴 리프트(성형수술) 때문에 피를 심하게 흘리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싫다고 말했다!

이 트윗들은 강력한 비난을 받았다. 같은 당 소속인 공화당 상원의원들도 이 발언을 비난했으며, 이 일이 ‘충격적’이라고 말한 트위터 이용자들도 있었다. 트럼프가 사용한 단어들은 분명 무시무시했다. 벤 새스 상원의원(공화당-네브래스카)은 “[대통령] 집무실의 위엄 밑에” 외모를 가지고 여성을 헐뜯는 트럼프의 사나운 의도가 있다는 것이 전혀 충격적이지 않다고 트윗에 썼다.

“슬프지만, 오랜 기간에 걸친 성추행과 성폭력의 전력을 가진 사람의 이런 발언은 놀랍지 않다. 화요일(6/27)에는 백악관에서 여성 언론인에 대한 성희롱이 나왔다. 목요일(6/29)에는 트위터로 여성 언론인을 괴롭혔다. 과거에는 생각도 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 남성은 다음엔 어디까지 갈 것인가? 우리는 그 답이 무섭다.” 여성 인권단체 울트라바이올렛이 29일에 발표한 성명이다.

트럼프는 여성의 외모에 점수를 매기고, 자신을 비판하는 여성들을 ‘돼지, ‘개’라고 불렀던 사람이다. 공화당 경선 후보로 나섰던칼리 피오리나의 얼굴을 조롱하고, 전 미스 유니버스가 체중이 늘었다고 ‘역겹다’고 했다. ‘어프렌티스’ 촬영장에서도 여성들을 희롱했다고 전해지며, 메긴 켈리가 ‘어디에선가 피를 흘리고 있다’고 하기도 했다. 불과 이틀 전에 아일랜드 언론인의 미소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도 했다.

또 그는 취임 후 여성들에게 잔혹한 건강보험 법안을 지지한 사람이기도 하다. 특히 어머니들, 저소득층에게 불리한 법이었다. 그는 낙태 저지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전세계 여성의 건강을 위협했다. 여성 노동자들의 보호를 축소시켰고, 십대 임신 방지 지원금을 삭감하려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여성에 대한 태도는 그저 모욕적인데 그치지 않는다. 그가 통치하는 미국에 사는 여성들, 미국 정책에 영향을 받는 전세계 여성들에게 있어 아주 위험하다.

여성을 비하하고 입을 막기 위해 여성의 외모를 공격하는 것은 권력을 가진 남성들이 예로부터 써온 수단이고, 트럼프의 트윗도 이 패턴을 따른다.

성, 연령, 인종으로 차별하는 사회에 사는 여성의 외모는 결코 충분히 아름다울 수 없다. 여성의 몸이 ‘너무 크다’고 여겨진다면, 게으르고 역겨우며 사랑받을 수 없는 사람이 된다. 몸이 ‘너무 작다’고 여겨진다면, 징그럽고 보면 토할 것 같고 섹스하기 싫은 상대가 된다. 젊어보이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나이 들어 보이면 투명인간이 된다. 매일 수백만 가지의 방식으로 이런 메시지를 전하는 사회에서 자란 사람이 수술 등의 방식을 통해 바꿔보려 하면 사방에서 조롱을 당한다.

아름다워져라. 하지만 타고난 아름다움이어야 한다. 언제나 젊어라. 하지만 우아하게 나이 들어라.

여성들이 이 불가능한 일들을 동시에 하려고 노력하는 동안, 미국의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간 남성들은 건강보험을 빼앗아간다.

이런 가벼운 공격과 방해는 여성성과 거의 동의어로 느껴질 정도다. '가족계획연맹(Planned Parenthood Federation of America)의 세실 리처즈 회장이 트위터에 이에 대한 말을 썼다.

“거리에서, 직장에서, 트위터에서 추행당한 모든 자매들을 지지하며 #standwithmika .”

“거리에서, 직장에서, 트위터에서 추행당한 모든 자매들을 지지하며 #standwithmika .”

다른 사람들도 목소리를 냈다.

나는 자랑스럽게 #StandWithMika.

남성들, 특히 백악관을 차지한 남성들의 추행과 괴롭힘은 멈춰야 한다.

나는 #StandWithMika 다. 누구도 온라인에서 다른 사람을 괴롭히고 거짓말하는 사람의 표적이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트위터는 #Trump 가 #cyberbully 하게 해서는 안 된다. #Twitter 는 트럼프를 비난하라

@realDonaldTrump 는 최악의 여성혐오 괴롭힘을 하고 있다. 그가 우리 딸들에게 이 세상에서 여성들의 지위에 대해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가 #StandWithMika

대통령은 자신에게 도전하는 여성들에게 대해 여성의 출혈을 최고의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 #StandWithMika #purityanddanger

출혈을 가지고 황당한 방식으로 여성을 공격하는 남성들은 이제 신물이 난다. 여성들은 이보다 나은 대접을 받아야 한다. #standwithmika

2016년 9월, 힐러리 클린턴이 당시 후보였던 트럼프가 전 미스 유니버스 알리샤 마차도를 어떻게 대했는지를 언급했을 때, 나는 디킨슨 대학의 미국학, 여성학, 젠더와 섹슈얼리티 연구 교수인 에이미 E. 퍼렐과 함께 신체에 수치를 주는 언어가 여성을 통제하기 위해 사용되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했다.

“역사적으로 여성이 못생겼다, 뚱뚱하다, 동물 같다는 말들은 … 여성들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강력한 남성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특정 외모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공포는 여성들에게 겁을 주어 외모 걱정으로 인생을 보내게 만드는 방법이었다 … 여성들에게 겁을 주어 목소리를 내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쓰지 않아도, 여성들은 남들이 생각하는 자신의 가치가 외모에 달려있다는 걸 알고 있다. 우리는 ‘미모 특권’이 존재한다는 걸 알고 있다. 일상에서 겪는 일이다. 하지만 트럼프가 브레진스키에 대해 퍼붓는 무모한 공격 뒤의 추한 진실은 이것이다. 그는 모두가, 정부, 매체, 미국인 전부가 자신을 따르길 바란다. 그리고 여성이 자신에게 반발하면, 그는 자신이 아는 유일한 방법으로 여성을 공격한다. 그의 공격을 보면 여성의 가치를 결정하는 게 무엇인지에 대한 그의 위험한 생각이 드러난다.

* 이 글은 허프포스트US의 Another Day, Another Tweet From Your President About How Much He Hates Women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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