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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리스트]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와의 정상회담 전에 알아두면 좋을 5가지 팁

  • 허완
  • 입력 2017.06.28 07:13
  • 수정 2017.06.28 07:14
WASHINGTON, DC - JUNE 09:  U.S. President Donald Trump speaks during a joint news conference with Romanian President Klaus Iohannis  in the Rose Garden at the White House June 9, 2017 in Washington, DC. According to news reports, Iohannis said the meetings agenda was supposed to include talks on economic investment and security issues related to Russia.  (Photo by Chip Somodevilla/Getty Images)
WASHINGTON, DC - JUNE 09: U.S. President Donald Trump speaks during a joint news conference with Romanian President Klaus Iohannis in the Rose Garden at the White House June 9, 2017 in Washington, DC. According to news reports, Iohannis said the meetings agenda was supposed to include talks on economic investment and security issues related to Russia. (Photo by Chip Somodevilla/Getty Images) ⓒChip Somodevilla via Getty Images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28일 출국한다.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이다. 30일(현지시간)로 예정되어 있는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북핵문제, 한미동맹 등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상회담에 앞서 문 대통령은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성과도출에 욕심부리거나 연연하지 않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우의와 신뢰를 쌓는데 주력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트럼프와 ‘우의와 신뢰’를 쌓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트럼프가 과거 한국에 대해 했던 말들을 떠올려보자.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나 사드 배치 비용에 대해 했던 언급, 한미FTA를 맹비난했던 일들을 기억하는가?

그렇다고 해서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첫 만남인 만큼 화기애애한 정상회담이 될 수 있도록 대비할 필요가 있다.

허프포스트는 트럼프의 과거 이력과 외신 보도를 종합해 문 대통령이 알아두면 좋을 몇 가지 간단한 팁을 정리했다.

1. 악수 연습하기

트럼프의 악수는 기이하기로 유명하다. 상대방을 제압하려는 듯 거세게 몰아치치는 이 악수법에 당황한 사람이 하나 둘이 아니다.

앞서 트럼프를 만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비롯해 여러 사람들이 '트럼프식 악수'의 희생자가 됐다.

다행스럽게도 문 대통령에게는 참고할 만한 사례가 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트럼프와 악수하는 장면을 반복해서 살펴볼 것을 권한다.

무엇보다 트럼프가 왜 이런 기이한 악수법을 고수하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허프포스트가 소개했던 것처럼, 알고보면 트럼프의 악수법은 그냥 나온 게 아니다. 고도의 '전략'이다. 그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트럼프는 거의 언제나 먼저 악수를 청한다. 손바닥을 반쯤 열고 내민다. 상대보다는 자신의 손을 보고 있을 때가 많다. 어디서 드라마가 펼쳐질지를 미리 알려주는 힌트인 셈이다. 손을 잡으면 트럼프는 단단히 쥐고 거칠게 끌어당긴다. 가끔 위아래로 흔들기도 하지만, 앞뒤로 흔들 때도 많다. 상대의 손을 이상한 방향으로 비틀거나 왼손으로 더욱 단단히 쥐기도 한다. 먼저 놓는 경우는 흔치 않다.

예상치 못했던 상대는 놀란 표정을 짓곤 한다. 아베처럼 악수가 끝났을 때 안도감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다. 미리 준비해 간 사람들은 이게 노골적인 권력 게임이라는 걸 알고 있다.

“겁주려는 전략이다. 겁을 주는 것은 자기 보호 전략 중 하나다. 트럼프는 늘 이런 식이다. 이게 '자신만의 협상법'이라는 걸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오리건 주립 대학교 심리학과 부교수 프랭크 버디어리의 말이다. (허프포스트 5월30일)

2. 칭찬거리 준비하기

칭찬을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 싶겠지만, 트럼프의 경우는 조금 다른 맥락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 캠프에서 일했던 보좌진들에 따르면, 트럼프를 상대할 때 칭찬 만큼 좋은 수단은 없다. 칭찬과 존경심을 보여주면 상대방의 말을 더 경청한다는 게 그들의 증언이다.

전문가들은 일찍부터 트럼프에게서 나르시스트의 기운을 발견하고 그에 대한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심지어 그는 종종 자신을 '3인칭'으로 지칭하기도 한다.) 이런 그의 성격을 이해하는 것은 원활한 대화를 위한 지름길!

“도널드 트럼프 같은 나르시스트들은 언제나 자신이 이 세상의 ‘승리자들’ 중 하나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느낀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을 상대적인 ‘패배자’로 폄하하고 이기려는 경우가 많다. 트럼프가 토론 때, 그리고 공개적으로 발언할 때 쓰는 말들을 관찰해보면, 그를 깎아내리는 사람들에게 패배자라고 코웃음치며 자신의 승리자로서의 위치를 반복해서 선언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심리치료자이자 ‘당신이 아는 나르시스트’의 저자인 조셉 버고가 허핑턴 포스트에 이메일을 보내 설명했다. (허프포스트 2015년 9월22일)

다만 대체 무엇으로 트럼프를 칭찬할 것이냐는 문제가 남는다.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 '트럼프케어'? 무슬림 입국금지? 멕시코 장벽? (아니면... '태양광 장벽'?)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선 승리의 의미를 치켜세우는 게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다. 놀랍게도 이건 워싱턴DC에 주재하는 각국 외교관들이 수집한 몇 가지 팁 중 하나다. (진짜다.)

아예 구체적인 숫자도 기억해두자. 도널드 트럼프는 선거인단 투표에서 304표를 얻어 '겨우' 227표를 획득한 힐러리 클린턴에게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304대 227. 304대 227. 304대 227!

아, 물론 실제 득표수를 놓고 보면 클린턴이 286만표 차로 이겼다는 사실은 절대, 네버 언급해선 안 된다. 트럼프는 '불법 투표'를 빼면 실제로는 자신이 득표수에서도 이겼다고 믿는 인물이니까.

3. 플레이보이 인터뷰 읽기

이건 농담이 아니다. 앞서 트럼프를 만났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측근들은 정상회담에 앞서 1990년 '플레이보이'에 나온 트럼프 인터뷰를 미리 탐독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한다. (이 인터뷰에는 트럼프가 '한국'을 언급하는 대목도 나온다.)

이 인터뷰가 핵심 텍스트로 떠오른 이유는 뭘까? 디애틀랜틱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했던 주요 발언보다 훨씬 더 깊이있게 미국의 무역 파트너십에 대해 이야기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그는 "소위 우리의 동맹이라는 나라들"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놀랍게도 이 발언들은 26년 뒤에 선거운동 과정에서 다시 등장한다. (소오름...)

젊은 시절의 도널드 트럼프. 1990년.

플레이보이 인터뷰 중 일부를 읽어보자.

"나는 우리 나라에 더 많은 '자의식(ego)'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소위 우리의 동맹이라는 나라들, 일본, 서독, 사우디아라비아, 한국 등에게 너무 많이 당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말 그대로 이 나라의 자의식을 박탈했다. 역대 최고의 현금 지급기(미국 달러를 의미하는 듯)를 지배하고 있으며, 우리 위에 앉아있기 때문이다. 그 나라들의 제품이 (미국 것보다) 더 좋다. 보조금을 엄청 지급해서 그렇다.

우리 미국인들은 전 세계의 조롱을 받고 있다. 그 부유한 나라들을 지켜주기 위해 대가도 없이 매년 1500억달러를 내다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나라들은 우리가 없다면 15분 만에 지구상에서 사라질 수 있는 곳들이다. 우리의 "동맹들"이 우리를 강탈하고 있다."

4. 친화력 기르기

트럼프는 북한 김정은을 초청할 생각이 있다고 했다가 불과 이틀 뒤에는 그를 "미치광이"로 지칭하는 인물이다. 새벽 3시 '폭풍 트윗'은 또 어떻고?

그가 언제 어느 대목에서 밑도 끝도 없이 거짓 주장을 할 지 모른다는 점 역시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최근 NYT가 멋지게 정리한 것처럼, 트럼프는 취임 이후 거의 매일 거짓말을 해왔다.

문 대통령은 이런 트럼프를 어떻게 상대해야 할까?

우선 그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당황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침착하게, 웃음을 잃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 트럼프의 허무맹랑한 거짓말을 그 자리에서 정색하며 반박하는 건 그다지 좋은 선택이 아니다.

대신 문 대통령은 '개인적인 친근감'을 표시할 방법을 구상해두는 게 좋다. NYT는 "트럼프에겐 개인적 관계와 '케미'가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트럼프 취임 이후 두 번이나 트럼프를 만났던 요르단 왕 압둘라2세를 수행한 미국 주재 요르단 대사 디나 카와르는 이렇게 말한다. "트럼프는 곧바로 상대방을 편안하게 만들어주고 싶어한다."

말콤 턴불 호주 총리는 뉴욕에서 트럼프를 만난 직후 "트럼프는 개인적 관계를 중요시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우 따뜻한 지도자이자 매우 따뜻한 사람이며, 매우 개인적으로 다가오는 사람이다. 그건 그의 비즈니스 스타일이었다."

트럼프에게 조언을 구하는(척 하는) 것도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다.

트럼프와의 만남에서 어색한 장면을 연출했던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달 사우디 방문에 앞서 트럼프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조언을 구했다. "12년 동안 재임해 온 메르켈에게 필요하지 않았을 외교 초보자의 조언"(NYT)이라 하더라도, 그렇게 했다는 것.

5. 그밖의 사소한 팁들

여러 보도를 종합하면, 트럼프는 (의외로?) 다른 해외 정상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이다. 디애틀랜틱은 트럼프를 만나는 해외 정상들이 "단 10분 동안의 설득" 만으로도 주요 이슈에 대한 그의 생각을 바꿀 수 있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따르면, 이건 트럼프가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났을 때 실제로 벌어졌던 일이다. 트럼프가 WSJ에 털어놓았던 '정상회담 후기'를 들어보자.

"(...) 시진핑은 그런 다음 중국과 한국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북한 말고, 한국. 수천년의 역사....그리고 많은 전쟁들에 대한 얘기다. 한국은 실제로 중국의 속국 중 하나였다. 10분 동안 얘기를 듣고 나는 이 문제가 쉽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또 NYT는 미국주재 영국대사를 지낸 피터 웨스트머콧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가 '승리'를 좋아하는 '현실주의자'이며, 주의집중을 잘 하지 못하는 인물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이에 따라 외교관들 사이에서 널리 합의된 '트럼프 상대 원칙'들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 대화는 무조건 짧게 하라.

- 트럼프가 당신 네 나라의 역사나 주요 쟁점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라.

- 대선 선거인단 승리에 찬사를 보내라.

- 버락 오바마와 비교하라.

- 선거운동 기간 동안 트럼프가 했던 말, 특히 당신들의 나라에 대해 했던 끔찍한 말 같은 건 절대 꺼내지 말라.

- 연락을 유지하라.

- 트럼프에게 '승리'를 안겨줄 만한 협상 거리를 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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