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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의 나이로 세상을 뜬 고바야시 마오가 남긴 글

  • 박세회
  • 입력 2017.06.25 11:50
  • 수정 2017.06.25 12:03

지난 22일 세상을 떠난 일본의 전직 뉴스캐스터 고바야시 마오(34) 씨의 글들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장기와 뼈에 전이 된 유방암 4기' 판정을 받은 그녀는 지난 9월 블로그 '코코로(마음)'를 개설, 암에 대해 말하기를 꺼리는 사회의 분위기를 깨고 다른 사람들을 돕기 위해 암에 대해 털어놓기 시작했으며 지난 6월 20일 사망 직전까지도 '어머니가 짜 준 오렌지 주스의 새콤 달콤함으로 구내염의 통증을 이기고 있다'는 내용의 블로그를 마지막으로 올렸다.

지난 3월에는 삶의 의지를 담은 무척 파워풀한 글을 올리기도 했다.

나는 보통은 완치가 어렵다고 하는 상태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다양하고 심각하게 조사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만큼 다양하게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선생님, 치료받고 싶습니다. 기적을 일으키고 싶어요!"

라고 말했습니다.

선생님은 2~3초를 사이를 두고

"기적을 일으키려면 꾸준히 한 걸음 한 걸음을 밟아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 기적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나는 선생님을 만나기까지 몇 번이나 병원을 옮겼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완치라니, 말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결국 마음의 목소리로 말하겠습니다.

당당하게 말할 것도 부끄러워할 일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전의 나라면 말할 수 없었던 것도 지금은 말할 수 있습니다.

나는 지금 4단계에서도 치료받고 싶습니다.

거절할 시간 따위는 없습니다.

(중략)

그래서 당당히 외칩니다!

5년 후에도 살고 싶은 것이다.

잘되면 30년!

아니, 40년!

50년은 바라지 않기 때문에.

왜냐하면 (아직) 이 세상에 살고 있다고, 정말 위대하다고, 느낄 테니까.

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겠습니다. -고바야시 마오 블로그 '코코로'(10월 3일)

지난 11월 BBC에 기고한 글에는 이렇게 쓰기도 했다.

예를 들어, 내가 죽으면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아직 34세의 젊은 나이에 (죽다니) 슬프다."

"어린아이를 두고, 슬프다"

이러려나요?

나는 이런 식으로 생각되고 싶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 병이 내 인생을 대표하는 사건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내 인생은 꿈을 이루고

가끔은 고통에 몸부림치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두 개의 보물을 낳고, 가족들에게 사랑을 받고 사랑을 했던

다채롭고 풍성한 삶이기 때문입니다. -BBC/고바야시 마오(11월 23일)

항암 치료를 하면서 탈모가 오고 초음파 치료를 받는 과정을 담담하게 풀어놓은 그녀의 블로그는 환우들에게는 공감과 용기를 일상을 사는 이들에게는 질병에 대한 감성적인 이해를 선사해, BBC가 선정한 '2016년의 여성 100인'에 일본인 최초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당시 해당 페이지에서 BBC는 마오를 '암 블로거'로 설명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블로그에 마지막 글을 남긴 하루 후인 6월 21일 병세가 급변한 마오 씨는 암 발견 1년 8개월 만인 22일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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