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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서 콜라 훔치다 붙잡힌 30대는 상이군인이었다

  • 박수진
  • 입력 2017.06.24 07:32
  • 수정 2017.06.24 07:39
Kuala Lumpur, Malaysia - April 6, 2015: Hand holding a bottle of Coca-Cola on the white background. Coca Cola drinks are produced and manufactured by the Coca-Cola Company.
Kuala Lumpur, Malaysia - April 6, 2015: Hand holding a bottle of Coca-Cola on the white background. Coca Cola drinks are produced and manufactured by the Coca-Cola Company. ⓒeskaylim via Getty Images

1800원짜리 콜라를 훔치다 경찰에 붙잡힌 30대 남성이 18년 전 제1연평해전에 참전했다 부상을 당한 상이군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편의점에서 빵을 사면서 1800원짜리 콜라를 훔친 혐의를 받는 조모씨(38)에 대해 즉결심판(경미한 범죄사건을 대상으로 하는 약식재판)을 청구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 5월28일 서울 강동구의 한 편의점에서 6600원어치 빵을 사면서 직원 몰래 1800원짜리 콜라를 옷 속에 숨겨 나오려다 발각됐다. 조씨는 "배가 고파서 빵을 사러 갔는데 음료수를 살 돈이 부족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조씨는 1996년 6월 제1연평해전에서 겨드랑이에 포탄 파편에 맞아 부상을 당한 국가유공자로, 부상 후유증으로 인해 하루에도 2~3차례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며 매일 병원 치료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대학을 휴학하고 해군에 입대했다가 제1연평해전을 맞았던 조씨는 부상으로 지병까지 악화하면서 20번 넘게 수술을 받은 끝에 의가사제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매달 나오는 유공자 연금 170만원에 의존해 살아왔지만 그마저도 투자사기에 속아 진 5000만원의 빚을 갚는 데 대부분을 쓰고 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매달 110만원을 대출금으로 갚고 남은 60만원으로 고시원에서 생활하고 있다.

조씨는 "유공자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행동을 해 후회스럽다"며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젊은 나이에 국가를 위해 몸을 바친 조씨는 자력으로 살아갈 길이 요원한 상황"이라며 "안타까움을 느낀 경찰 관련 단체 및 직원들이 성금 약 200만원을 모아 조씨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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