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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재 변호사가 정유라 영장 청구를 견제하며 '을지문덕'을 예로 든 것은 이상하다

  • 박세회
  • 입력 2017.06.23 16:33
  • 수정 2017.06.23 16:44

최순실 씨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가 최 씨의 항소를 밝히고 정유라의 3차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언급하면서 뜬금 없는 을지문덕 장군의 예를 들었다.

연합뉴스는 이 변호사가 정씨에게 세 번이나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은 가혹하다고 호소하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전했다.

"당신의 전공(戰功)이 하늘을 찌를 듯하니 지족(知足)하고 편안하게 돌아가라는 시를 상기해보라."

"특검과 특수본 수사 성과가 얼마나 많이 났는데 애(정유라)를 구속하느냐를 두고 사회가 논란에 휩싸일 일은 아니지 않은가." -연합뉴스(6월 23일)

이는 삼국사기에 실린 '여수장우중문시'를 인용한 것으로, 이는 고구려 영양왕 23년, 수(隋)나라가 수륙(水陸) 양군 30만 대군으로 침공하여 왔을 때에, 을지문덕 장군이 적의 마음을 해이하게 하기 위하여 살수(薩水:지금의 청천강)까지 추격하여 온 적장 우중문(于仲文)을 희롱하여 지어 보낸 고시다.(출처 : 네이버 두산백과)

검찰의 공이 이미 크니 그만하라며 아직 3차 영장을 청구하지 않은 검찰에게 견제구를 던진 격인데, 고시의 연원을 더 자세히 살피면 그리 좋은 인용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을지문덕 장군이 우중문에게 이 시를 보낸 이유는 적군의 마음을 해이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네이버 두산백과에 따르면 수나라의 우 장군이 이 시를 받자 때마침 피로하고 굶주린 그의 군사들은 싸울 기력을 잃어 회군(回軍)했다고 한다.

을지문덕은 회군하는 수 군을 추격하여 크게 이겼는데, 이것이 곧 '살수대첩(薩水大捷)'이다. 여기까지 해석하면 검찰의 마음을 해이하게 하고 역습을 노리고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한편 이화여대 입시·학사과정에서 부정한 특혜를 주도록 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최순실씨 측은 이날 항소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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