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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죽음의 백조' B-1B 폭격기 한반도 출격 의미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 허완
  • 입력 2017.06.20 12:35
  • 수정 2017.06.20 12:42
ⓒ미국 공군

'죽음의 백조'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미군 B-1B 전략폭격기가 20일 한반도 상공에서 한국 공군과 연합훈련을 벌였다. 이날 훈련은 사전에 계획되어 있었던 것임에도 최근 북한을 둘러싼 여러 사건 때문에 미국이 일종의 '무력시위'를 벌인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연합뉴스뉴스1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B-1B 랜서 2대가 제주도 남방을 거쳐 동해로 비행하면서 공군 F-15K 2대와 연합훈련을 했다. 출발지는 괌 앤더슨 공군기지였다. 한반도 상공까지는 최대 2시간 30분 내에 도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미군의 3대 전략폭격기 중 하나로 분류되는 B-1B는 지난달 29일에도 동해 상공에서 훈련을 벌였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불과 5시간 뒤의 일이었다. 지난달 1일에도 동해 상공에 출격해 비밀리에 한국 공군과 연합훈련을 했다.

사진은 2016년 9월21일 한국 공군 F-15K와 함께 한반도 상공에서 훈련을 벌이고 있는 미군 B-1B 폭격기의 모습.

'죽음의 백조'라는 별명 답게 B-1B의 '스펙'은 화려하기 이를 데 없다.

죽음의 백조라고 불리는 초음속 전략폭격기 B-1B 랜서는 F-16 엔진 4대를 장착, 1만5000m의 고고도 상공에서 최대 마하 1.25 속도로 9400㎞ 거리를 비행할 수 있다.

괌 기지에서 한반도까지는 2시간여 만에 도착할 수 있다.

일반 폭탄의 경우 2000파운드(약 900㎏)급 합동정밀직격탄(JDAM) 24발과 500파운드(약 226㎏)급 재래식 폭탄 84발, 공대지 정밀유도폭탄 20~30발 등 최대 56t의 폭탄을 탑재할 수 있다. (뉴스1 6월20일)

이번 훈련은 미리 계획되어 있던 것이라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오늘 B-1B 출동은 이달 초에 마련된 연합훈련 계획에 따른 것"이라며 "미국은 월 1회 이상 전략폭격기를 한반도로 출격시킨다는 방침이며, 올해 계획된 연합훈련 계획도 축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6월20일)

그러나 시기가 시기인 만큼 이번 훈련의 성격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주한미군 측이 이번 훈련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연합뉴스는 '군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이 이번 B-1B 훈련 사실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안다"고 보도했다. 또 미군은 훈련 모습을 한국 공군이 촬영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석 1 : 오토 웜비어 사망에 대한 무력시위다

사진은 지난 3월22일 한반도 상공에서 한국 공군 F-15K 2대와 연합훈련을 벌이는 B-1B의 모습.

20일은 공교롭게도 북한에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석방됐던 미국인 청년 오토 웜비어가 미국으로 송환된지 불과 엿새 만에 사망한 날이다. 이 때문에 이번 훈련이 북한에 대한 미국의 '무력시위'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뉴스1은 "B-1B 한반도 전개는 정례적인 훈련이면서도 자국민의 사망과 무관하지 않은 위력시위성 전개로 풀이된다"는 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했다.

이런 해석에 따르자면, 이번 훈련은 미국이 군사적 강경 대응을 예고하는 성격이라는 설명이 가능하다. 다만 '홍보' 여부와는 별개로 훈련 자체는 비교적 일찌감치 계획되어 있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

또 B-1B을 비롯해 미군의 막강한 전략폭격기가 동원된 한미 연합훈련은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에도 꾸준히 실시된 바 있기 때문에 이번 훈련이 특별히 특별히 이례적인 것은 아니라고 볼 여지도 있다.

해석 2 : 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보 발언에 대한 항의다

사진은 지난 3월22일 한반도 상공에서 한국 공군 F-15K 2대와 연합훈련을 벌이는 B-1B의 모습.

이번 훈련을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로 활동 중인 문정인 연세대 특임교수의 발언과 연관지어 해석하는 의견도 있다.

미국을 방문준인 문 특보는 지난 16일 북한의 핵·미사일 중단을 전제로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와 한미 연합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청와대와 문 특보 본인은이 발언이 '개인적 의견'이라고 강조했지만, 파장은 컸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후보시절인 지난 4월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만약에 북한이 우선 핵 동결을 하고 핵동결이 충분히 검증된다면 거기에 상응해서 우리가 한·미 간 군사훈련을 조정하고 축소한다든가 상응하는 조치들을 취할 수 있다."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 4월27일 방송기자클럽 토론회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문 특보의 발언이 미국 정부를 자극했다고 주장한다. 미국과 상의도 없이 섣부르게 이런 이야기를 꺼내 미국의 불만을 샀다는 것. 이런 맥락에서 문 특보의 발언에 대한 일종의 '항의' 성격이 이번 훈련에 담겨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다만 문 특보의 발언에 대한 미국 측의 '불만'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여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어서 이 역시도 충분한 해석이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미국이 전략자산 전개를 줄일 계획이 없다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김성덕 공보팀장은 이번 훈련에 대해 “정기적인 정례훈련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공군 관계자는 “이번 훈련은 지난주 계획이 나온 것으로 안다. 주말 문 특보 발언이 나오기 전이다”라고 말했다. (한겨레 6월20일)

사진은 2016년 9월13일 B-1B가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 상공을 비행하는 모습. ⓒ뉴스1

한편 B1-B 폭격기가 그동안 한반도에 출격한 건 꽤 알려진 것만 해도 꽤 여러 차례다. 지난해 8월 괌 기지에 '전진배치'된 이후 9월 13일9월21일, 올해 5월1일, 5월29일에 한반도 상공에 나타났다. 훈련 모습이 사진으로 공개된 것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3월에는 군 당국이 공개하지 않았음에도 '보름 동안 5번이나 출격했다'는 사실을 북한 측이 공개하며 강하게 반발하는 일도 있었다.

B-1B는 스텔스 기능이 없어 레이더망에 포착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 미군의 B-52나 B-2 폭격기와는 달리 핵무장 능력은 제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6년 9월21일,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 착륙한 B-1B의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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