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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쎈 초점]'너의 이름은' 더빙판, 성우들은 왜 분노하나

ⓒOSEN

오는 7월 13일 개봉을 앞둔 영화 '너의 이름은' 더빙판이 '화려한 캐스팅'으로 시끌시끌하다. 실사 영화 캐스팅이라면 두 팔 벌려 반길 화려한 라인업이 이 애니메이션 더빙판에서는 문제가 됐다. 일부 영화 팬들은 보이콧까지 거론하고 있다. 무슨 일일까.

제작사 코믹스웨이브필름 측은 최근 지창욱, 김소현 등의 더빙 캐스팅을 알리며 "원작의 느낌을 보다 잘 표현하기 위해, 일본과 같이 배우를 캐스팅했으면 좋겠다고 추천했다"라며 "한국 더빙판 배우들의 과거 출연작을 살펴보니 이미지뿐만 아니라 연기력도 출중해 기대가 컸다. 이번 작품도 목소리 톤과 연기가 과장되지 않고, 실사 영화 속에서 연기를 하듯 자연스러웠다"라고 배우 캐스팅을 진행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논란은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너의 이름은' 측은 당초 더빙 관련 공개 오디션을 진행할 것이라고 공지했기 때문이다.

앞서 올 초 '너의 이름은' 수입사 미디어캐슬 측은 "영화 '너의 이름은'이 뜨거운 관객 염원 속에 한국어 더빙판 제작을 확정했다”며 “’너의 이름은'의 한국어 더빙판 오디션은 베테랑 성우를 비롯해 신인, 지망생을 망라하는 기회의 장이 될 것이며 오디션 현장 중계로 투명성을 더할 예정이다”고 공식적으로 알렸던 바다.

하지만 오디션은 블루레이 디스크 출시일정 등의 문제로 진행되지 못했다는 전언. 그러나 오디션 불발이 배우들 캐스팅으로 이어지자 비판의 시각이 커졌다. 전문 성우, 전문 더빙 연출자가 아닌 연예인과 감독의 캐스팅을 놓고 '연예인 마케팅' 논란이 인 것.

성우 정재헌은 "라이브로 오픈 오디션을 보겠다느니 어쩌겠다느니 노이즈 마케팅을 펼치더니 나온 ‘너의 이름은.’의 캐스팅은 결국 그 유명세와 이름으로 홍보하고 티켓을 팔겠다는 연예인 캐스팅”이라는 글로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오히려 연예인 마케팅 없이 작품 그 자체로만 승부할 수 있는 제작사들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대부분 전원 성우들이 참여한 작품들이었고 연예인 한 명 없이도 최고의 흥행성적까지 거둬왔다. 말만 자연스럽지 개성은 사라졌다는 비판을 기꺼이 감수하면서까지 성우 연기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온 많은 성우들에게 그건 욕이다"고 일침을 가했다.

성우 심규혁도 자신의 SNS에 "타인의 연기를 따라 움직이는 그림에 감정과 타이밍을 맞추며 동시에 주도적 연기를 해내는 '더빙'은 결코 쉬운 분야가 아니다"며 "무대 연기와 카메라 연기가 다를 거란 생각은 하면서 마이크는 왜 쉽게 무시하는가"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성우 강수진 역시 "일정에 밀려 오디션 불발?"고 불편한 감정을 서슴없이 드러냈다.

네티즌 역시 '연예인 홍보 전략'에 대한 비판의 시각이 크다. 한국 더빙 애니메이션의 퀄리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성우들의 의견에도 동의한다. 물론 배우들의 캐스팅에도 나름의 장점이 있고 무조건 관객들이 성우의 연기를 선호하는 것만은 아니지만, 분명한 것은 이것은 배우들과는 별개로 생각해야 할 시스템적 문제이며 좋은 기회로 희망에 부풀었던 성우 지망생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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