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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광덕, ‘안경환 판결문' 유출 논란에 "대법원서 적법하게 받았다"

  • 강병진
  • 입력 2017.06.18 12:52
  • 수정 2017.06.18 12:53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낙마의 결정적 계기가 된 1976년 혼인무효소송 판결문을 공개했던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18일 “해당 판결문은 공식 절차를 거쳐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것”이라고 거듭 해명했다. 그러면서 “야당 청문위원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내용에 눈감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주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국회 의정자료 전자유통시스템’ 결재 과정과 국회 업무용 이메일 수신 화면을 캡처한 사진들을 공개했다. 주 의원은 “지난 14일 청와대가 국회에 제출한 안 전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 자료에서 혼인무효확정판결이 있었던 사실을 확인하고 이튿날 대법원 법원행정처에 판결문 사본을 요구했다. 15일 법원행정처로부터 국회 업무용 이메일을 통해 판결문을 받은 뒤 16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이런 사실을 밝혔다”고 했다. 실제 인사청문자료에 첨부된 안 전 후보자 부친의 제적등본에는 안 전 후보자의 혼인무효사실과 당사자 이름, 관할 법원, 판결 날짜 등이 적혀 있다. 주 의원은 국회 의정자료 전자유통시스템을 통해 이런 정보를 제공한 뒤 관련 판결문 사본을 요청했고, 법원행정처는 판결문을 피디에프(PDF) 파일로 제출했다.

주 의원은 이런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며 “혼인무효소송은 8촌 이내 혈족관계 혼인이거나 당사자 간에 합의 없이 혼인이 이뤄졌을 때 주로 발생한다. 법률가라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약간의 관심만 있으면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인데도 청와대가 이를 놓친 것은 조국 민정수석과 안 전 후보자 사이의 특별한 친분관계가 아니고서는 설명할 수 없다. 검증에 눈감아 버린 특혜검증 책임자인 조 수석은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재차 판결문 입수 경위 등을 해명하고 나선 이유에 대해 “안 전 후보자 사퇴 이후 1만개에 육박하는 문자폭탄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앞서 주 의원이 안 전 후보자의 혼인무효소송 판결문을 공개한 직후부터 입수 경위를 두고 에스엔에스(SNS)에서 의혹이 일었다. 최민희 전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주광덕 의원님, 안경환 내정자에 관한 40년 전 자료를 어디서 구하셨는지요? 검사 출신, 박근혜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 때 정무비서관했던 주 의원님 답해주세요. 인사청문회 많이 해봤지만 특이한 경우”라며 의혹을 제기했고, 비슷한 의혹을 제기하는 문자메시지가 쏟아졌다고 한다. 특히 16일 밤 안 전 후보자가 자진 사퇴한 이후에는 오히려 문자메시지가 더욱 증가했다고 한다.

법원 판결문은 검찰이 보관하지 않는다. 특히 형사사건이 아닌 이혼 등 가사사건이라면 더욱 그렇다. 대법원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판결문은 법원이 영구보존하게 돼 있다. 국회에는 자료제출을 요구할 권한이 있고, 인사청문 관련해서는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협조해 왔다. 해당 판결문은 청구인(피해여성)의 인적사항 등을 비실명처리한 뒤 국회로 보냈다”고 했다.

한편 이 과정에서 이정열 전 판사가 “혼인무효소송 관련 판결문을 공개한 것은 가사소송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가사소송법(제10조)은 ‘가정법원에서 처리 중이거나 처리한 사건은 성명·연령·직업·용모 등을 볼 때 누구인지 미뤄 짐작할 수 있는 정도의 사실이나 사진을 신문·잡지·출판물에 게재·방송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 쪽은 “가사소송법 상 해당 판결문을 언론에 제공했을 때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인사청문 용도 이외에 활용했을 때는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주 의원은 “기자회견 당시 판결문에 기재된 피해여성의 성과 나이만 남겨놓고 나머지 인적 사항은 삭제했다. 오히려 안 전 후보자의 인사청문자료에 피해여성의 이름과 생년월일 등이 모두 기재된 서류가 포함됐다”며 “기자회견을 했을 뿐 특정 언론사에 이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티브이(TV)조선은 지난 15일 밤 안 전 후보자의 혼인무효소송 관련 내용을 단독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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