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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이 미국의 전 FBI국장 제임스 코미에게 망명을 제안했다

  • 박세회
  • 입력 2017.06.16 12:31
  • 수정 2017.06.16 12:32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 수사를 진행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해 경질된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에게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로의 망명'을 제안했다.

러시아 관영 TASS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제15회 연례 대통령 TV쇼에서 최근 미국을 강타한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코미 전 국장에 대해 "매우 이상한 일이다. 정보기관 수장이 대통령과 대화를 기록하고 친구를 통해 언론에 공개하는 것 말이다"고 했다.

코미 전 국장이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 메모를 상원 청문회에 제공한 것을 언급한 것이다. 코미는 메모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수사를 중단하라는 사법 방해를 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어 푸틴 대통령은 "코미 국장과 스노든이 뭐가 다른가"라고 반문했다. 미 국가안보국(NSA)에서 일하다 미국의 대규모 감찰 활동을 대중에 폭로한 뒤 러시아에 망명한 에드워드 스노든과 대통령의 사법 방해 혐의를 폭로한 코미 국장을 비교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박해에 직면하는 경우 그(코미)에게도 러시아의 정치적 망명을 제안할 준비가 우린 되어있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푸틴 대통령이 미국의 현 사태를 조롱하며 내놓은 '풍자섞인 말'이라고 설명했다.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일 말은 아니란 얘기다.

그러나 이번 발언은 미국에서 대대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러시아 수사에 푸틴이 불만을 갖고 있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러시아와 트럼프 측의 유착 관계와 관련한 수사가 날로 진척될수록 푸틴 대통령이 바라던 미국과의 관계 개선은 점점 더 요원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러시아 수사를 미국내 정치적 내분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린 미국을 적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여전히 미국과 북한 핵문제, 전 세계 빈곤문제, 기후변화 대응 등에서 협력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TV쇼는 대통령의 연례 행사로 타운홀 형식으로 진행됐다. NYT는 푸틴 대통령이 마치 무능한 관료국가에 맞서는 솔로몬 왕이나 현대판 시저와 같은 모습이었다고 했다. 그는 미국의 대선에 러시아 정부가 개입한 사실이 전혀 없으며 오히려 미국이 러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 정치 제도에 개입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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