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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열' 감독이 실제 일본 배우들을 출연시킨 이유

  • 김태성
  • 입력 2017.06.16 05:13
  • 수정 2017.06.16 05:15

'박열'(이준익 감독)에 출연한 재일교포와 일본 배우들의 의미 있는 열연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준익 감독의 열두 번째 작품인 '박열'에는 실제 일본인 배우들과 재일교포 배우들이 출연해 진정성 있는 연기를 보여줬다. '박열'은 1923년 도쿄, 6천 명의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는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조선 최고 불량 청년 ‘박열’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후미코의 믿기 힘든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극 중, 일본 내각의 외무대신, 내무대신 등 일본 제국주의 시대의 폭력성과 비도덕적 면모 캐릭터를 마다하지 않고 열연해 준 이들은 극단 신주쿠양산박의 배우들이다. '박열'은 한국 영화로서 처음으로 식민지 제국 시대의 일본 정부의 수뇌부였던 내각 장면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이준익 감독은 1923년부터 1926년까지 3번 교체된 일본 내각이 '박열'의 삶을 표현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했다. 일본 내각의 면모를 사실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일본어 연기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배우들의 캐스팅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한 이준익 감독은 배우들을 수소문한 끝에 신주쿠양산박이라는 극단과 함께 일본 내각을 진정성 있게 재연해 의미를 더했다.

이에 이준익 감독은 "신주쿠양산박이라는 단체 자체가 재일교포 3세인 김수진 대표가 만든 연극 극단이다. 이분은 실제로 아나키스트로서 한국과 일본을 잇고 재일교포가 양국에서 편안히 살 수 있는 문화를 추구하는 분이다. 그 극단에는 재일교포도 있지만 일본인들도 있다. '박열'에 출연한 배우들은 50~70대로 과거에 일본이 저질렀던 제국주의 시대의 과오를 반성하며, 일제가 행한 시대의 폭력성을 외면하지 않고 반성하는 마음으로 영화에 흔쾌히 출연해 주셨다"고 말하며 신주쿠양산박의 뜻 깊은 참여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조선인을 위해 변호했던 일본인 후세 다츠지 역 역시 실제 일본 배우가 연기했다. 야마노우치 타스쿠가 연기한 후세 다츠지는 일본인이지만 '박열'의 변호인을 자청하여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실제로 2004년 일본인으로서 최초로 대한민국 건국훈장을 수여 받은 인물이다.

이런 뜻깊은 캐릭터를 연기한 인물은 야마노우치 다스쿠라는 일본 배우다. 영화 '덕혜옹주'를 통해 대중들에게 얼굴을 내비친 적이 있는 야마노우치 타스쿠는 연극배우로 활동을 하던 중 부천국제영화제 초청을 받은 것을 계기로 한국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

그 이후, '바람의 파이터', '모던보이' 등에서 일본어를 지도한 이력이 있는 다재다능한 배우로 신주쿠양산박과 함께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공헌했다. 그 동안 일제강점기를 다룬 영화들에서 등장한 제국주의에 물든 일본인이 아닌, 국가와 민족에 얽매이지 않고 민중의 삶과 인간의 평등성, 인류 보편적 가치를 중시했던 후세 다츠지라는 인물을 실제 일본인 배우인 타스쿠가 연기했다는 사실은 물론, 진심을 가득 담은 그의 깊이 있는 연기는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마음에 깊이 있는 울림을 전할 예정이다.

'박열'은 오는 2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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