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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1번가' 베스트 상품의 배송을 기다립니다

고리 1호기가 상업운전을 시작한 1978년 이후 지난 40년간 외부에 공개된 사고와 고장만 무려 130여 건에 달합니다. 2012년 2월 9일에는 외부 전원이 끊긴 상태에서 비상 발전기가 작동하지 않아 원전 전체에 전력공급이 12분이나 중단되는 매우 위험한 사고가 있었죠. 하지만 해당 사건은 운영자인 한수원이 사고 발생 당시 취해야 할 백색비상 발령, 관계기관의 보고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고 한 달 넘게 조직적으로 은폐하다가 뒤늦게야 밝혀졌었습니다. 만약 위험 상황이 지속되었다면 우리나라도 후쿠시마와 같은 초대형 원전사고를 겪어야 했을지도 모릅니다.

촛불시민이 만든 새 정부를 이끄는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 홍보 사이트였던 ‘문재인 1번가’. 이곳에서 가장 핫한 상품은 대한민국의 단계적 탈핵과 재생가능에너지로의 전환을 내세운 ‘안전하고 깨끗한 대한민국 에너지 정책’입니다. 무려 28만 국민의 ‘좋아요’를 받으며 위풍당당히 베스트 상품에 올랐죠.

2017 대한민국 가장 핫한 상품 '에너지 전환'!

‘문재인 1번가’에서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았던 ‘안전하고 깨끗한 대한민국 에너지 정책’

그리고 지난 13일 아침, 베스트 상품이 변형되거나 파손되지 않고 안전하게 배송되기를 바라는 국민 구매자들이 새 정부의 국민인수위원회 정책제안 창구인 ‘광화문 1번가’로 향했습니다. 우리가 구매한 베스트 상품의 ‘책임 안전 배송’을 요청하기 위해서입니다.

이곳엔 신고리 5, 6호기 건설허가 취소소송을 제기한 ‘560 국민소송단’의 원고와 취소 서명에 참여한 시민들도 함께 했습니다. ‘노후원전 수명 연장 금지’, ‘신규원전 건설 중단’, ‘재생가능에너지 확대’라는 새 정부의 핵심 공약의 흔들림 없는 이행에 다시 한번 ‘좋아요’를 꾸욱~ 눌렀습니다.

이제는 아무도 사지 않는 유행 지난 상품, 원전

만약 30년 보증기간이 끝난 고물 자동차를 타이어만 살짝 바꿔 10년이나 더 아슬아슬하게 타 왔다면 어떨까요? 큰 사고가 안 난 게 천만다행이겠죠. 그런데 이게 그저 자동차가 아니라 대한민국 땅과 국민, 미래 세대 전체의 안전과 직결된 원자력 발전소라면? 믿고 싶지 않지만, 이것은 바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노후원전, 고리 1호기의 이야기입니다.

고리1호기에 'Shut Down Kori'라는 메시지가 투사된 모습

고리 1호기가 상업운전을 시작한 1978년 이후 지난 40년간 외부에 공개된 사고와 고장만 무려 130여 건에 달합니다. 2012년 2월 9일에는 외부 전원이 끊긴 상태에서 비상 발전기가 작동하지 않아 원전 전체에 전력공급이 12분이나 중단되는 매우 위험한 사고가 있었죠. 하지만 해당 사건은 운영자인 한수원이 사고 발생 당시 취해야 할 백색비상 발령, 관계기관의 보고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고 한 달 넘게 조직적으로 은폐하다가 뒤늦게야 밝혀졌었습니다. 만약 위험 상황이 지속되었다면 우리나라도 후쿠시마와 같은 초대형 원전사고를 겪어야 했을지도 모릅니다.

고리 1호기는 작년 12월에 개봉한 국내 최초의 원전 재난 영화 <판도라>의 배경이 되기도 했습니다. 영화의 시나리오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많은 부분 일치하죠.

문제는 이런 식의 사고는 절대 A/S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사고가 발생한다 해도 원전을 만든 건설사는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고, 원전을 운영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은 약 5천억 원까지만 보상하면 됩니다. 충분하지 않냐고요? 2011년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피해액 규모는 지금까지 200조 원에 달합니다. 사고시 나머지 비용은 누가 부담하게 될까요? 바로 국민 세금입니다. 원전 사고로 입게 될 국민의 신체적, 정신적 피해는 어떤 것으로도 되돌릴 수 없습니다.

이처럼 위험하고, 수리도 되지 않고, 파손 책임도 없는 원전은 전 세계적으로 점점 찾는 이도, 판매하는 이도 찾아보기 힘들어지는 추세입니다. 한 예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전을 지었던 미국의 웨스팅하우스사는 최근 원전 사업의 수익 악화로 파산하고 말았죠. 현재 OECD 회원국 중 원전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국가는 대한민국이 유일합니다. 원전 산업은 하락하고 있고 세계는 재생가능한 에너지로 빠르게 전환 중입니다.

위험한 ‘신고리 5, 6호기’도 구매 취소할게요!

여러분이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도 이 좁디좁은 대한민국 땅에서 무려 25개의 원전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특히 고리원전은 가동 중인 원전 중 세계 최대 규모, 최다 밀집에 반경 30km 내 인구수도 용량대비 세계 최다(380만 명)로 매우 위험한 상황에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작년 6월, 신고리 5, 6호기의 추가 건설을 허가했습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5개의 원전을 건설 중에, 또 다른 6개의 원전 건설을 계획 중에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단계적 탈핵! 560 국민소송단’이 앞장섰습니다. 2016년 9월 12일 아침, 국내 사상최대 규모인 5.8 경주지진이 났던 바로 그 날, 그린피스와 559인의 평범한 시민들로 구성된 국민소송단은 국가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상대로 소송장을 던졌습니다. 그리고 오는 6월 29일 오후 4시, 첫 재판이 서울행정법원에서 진행됩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시작으로, 안전하고 깨끗한 원전제로(0) 대한민국을 꿈꾸는 ‘단계적 탈핵! 560 국민소송단’ 이야기 더 보러가기

‘에너지 전환 정책’이 우리 집 문 앞으로 책임 안전 배송될 때까지, 안전하고 깨끗한 원전 제로 대한민국을 꿈꾸는 시민들의 평범하지만 특별한 이야기는 계속 됩니다.

여러분도 베스트 상품 ‘대한민국 에너지 전환’을 좀 더 빠르게, 그리고 안전하게 받아볼 수 있도록 ‘단계적 탈핵! 560 국민소송단’의 활동을 응원해주세요.

글: 김미경 /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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