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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절 논란' 안경환 후보자에 대한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뉴스1

여성비하 등 왜곡된 성 의식을 담은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저서가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청와대의 인사검증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청와대와 여당 안에서는 당황하는 기색 속에 여론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5대 고위공직자 인사 배제 원칙’에 들어 있진 않지만 여성 폄하, 왜곡된 성 의식 등은 보편적 인권이라는 ‘가치’에 결부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측근인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행정관에 대해서도 여성비하 논란으로 ‘경질’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는 터라 청와대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청와대 쪽에선 안 후보자가 국가인권위원장 등을 지내며 소수자들의 인권 문제에 힘써온데다 청문회에서 ‘문제적 발언’이 기술된 맥락을 설명하면 논란이 해소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기대하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가 아무리 인사검증에 최선을 다해도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다. 청문회에 가서 안 후보자 본인이 해명하면 될 정도 아니냐”고 말했다.

법무부는 14일 안 후보자의 입장문을 내 “언론 등에서 일부 저서의 내용을 발췌하여 언급하고 있는 부분은, 후보자가 ‘남자의 욕구, 공격성, 권력 지향성과 그에 따른 남성 지배 체제를 상세히 묘사하고 비판하기 위한 맥락’에서 사용한 표현들”이라며 “여전히 성욕에 매몰되어 있는 시대착오적인 남성들의 행태에 경종을 울리고, 궁극적으로는 남성의 구태적 지배문화를 대체하는 여성의 소프트 파워를 주목하며 남성사회(문화)의 대변혁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기술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청와대와 달리 더불어민주당의 속내는 복잡하다. 민주당의 한 여성 의원은 “법무부 장관 후보자인 만큼 탁월한 인권의식이 요구되는데, 여성 인권에 대한 감수성은 부족한 것 같다”고 했고, 원내지도부에 속한 한 의원은 “일단 청문회를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상황이 더 심각해지면 우리가 직접 문제제기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한 핵심 관계자는 “기류가 좋지 않다. (지금까지의 지지도만 보고) 안심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인선을 담당하는 청와대 민정수석·인사수석실도 비판을 받고 있다. 안 후보자의 책이 나온 게 7개월 전 일인데, 어떻게 이런 내용을 검증에서 걸러내지 못했느냐는 것이다. 검증 책임자인 조국 민정수석과 안 후보자의 ‘특수관계’가 검증에 느슨한 잣대로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안 후보자는 조 수석의 서울대 법대 스승이자 동료 교수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 검증 기준의 ‘이중잣대’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11일 음주운전 경력 사실을 밝히면서까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를 지명했지만, 조국 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 모두 이전에 음주운전을 인사 배제의 중요한 기준으로 제시한 적이 있다.

조국 수석은 지난해 8월 음주운전 경력이 있는 이철성 경찰청장 임명에 대해 “음주운전 단속의 주무부처 총책임자가 과거 이런 범죄를 범하고 은폐까지 하였는데도 임명했다”고 비판했고, 조현옥 수석 역시 지난 4월 펴낸 책에서 참여정부 비서관 경험을 언급하며 “검증에서 가장 많이 걸리는 것은 재산 형성 과정과 병역 등 도덕성 문제가 많지만 음주운전 또한 중대 사유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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