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북한 억류 미 대학생 17개월만에 ‘혼수 상태'로 석방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가 전격적으로 평양을 방문해 북한에 17개월동안 억류돼 있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를 미국으로 데려오고 있다. 미국 고위 관리의 방북은 도널트 트럼프 행정부 들어 처음이지만, 웜비어가 1년 이상 혼수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북 여론이 악화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 등 미국 언론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윤 특별대표는 지난 12일 아침 두명의 의료진과 함께 평양에 도착했다. 윤 특별대표는 웜비어를 동행한 미국 의사들에게 데려와달라고 북한 당국자들에 요청했다. 미국 쪽 인사들이 웜비어의 건강상태를 직접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표는 웜비어의 건강상태를 확인한 뒤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석방을 요청했으며, 북한은 이에 동의했다. 윤 대표와 북한 쪽 고위 인사들이 지난달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만날 때까지 웜비어에 대한 접견권은 제한돼 있었다. 미국의 영사조력을 대신해 온 스웨덴 쪽도 웜비어를 만날 수 없었다고 한다.

미 버지니아 주립대 3학년이던 웜비어는 지난해 1월 관광차 방문한 북한의 평양양각도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됐으며, 같은해 3월 체제전복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앞서, 윤 특별대표와 북쪽 고위관계자들은 지난달 오슬로에서 만난 자리에서 윔비어를 포함해 북한에 억류 중이던 4명의 미국인에 대한 스웨덴 정부의 영사방문을 허용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스웨덴 영사가 웜비어의 혼수 상태를 직접 확인했으며, 이후 북한 쪽은 지난주 뉴욕에서 윤 대사를 만나자고 긴급히 요청했다. 윤 대사는 이런 상황을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에게 보고했으며, 틸러슨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이 문제를 상의했다. 그 결과, 윤 대사는 웜비어를 데려 올 목적으로 평양을 방문하라는 지시을 받았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그러나 신문은 웜비어 부모를 인용해 “웜비어가 지난해 3월 북한의 법정 선고 때 모습을 드러낸 이후 1년 넘게 코마 상태에 빠져 있었다”며 “코마 상태로 북한에서 내보내졌다”고 전했다. 그의 가족들은 웜비어가 재판 이후 식중독인 ‘보톨리누스 중독증’에 걸렸고, 수면제를 복용한 후 코마 상태에 빠졌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의 가족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윔비어가 북한을 출발했다. 그는 긴급 의료 후송용 항공편으로 집에 오고 있다. 그러나 슬프게도 웜비어는 혼수 상태에 있다. 지난해 3월부터 그런 상태에 있었다고 한다. 우리는 겨우 일주일 전에 이런 얘기를 들었다. 우리와 웜비어가 왕따 체제에서 얼마나 비인간적으로 취급당하고 협박을 받았는지 세상이 알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가족들의 말을 근거로 의회에선 북한에 대한 비판 성명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한편, 웜비어의 석방은 데니스 로드먼의 13일 방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포스트>는 로드먼의 방북이 웜비어의 혼수 상태에 대한 관심을 분산시키기 위한 전략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았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국제 #미국 #북한 #억류 #오토 웜비어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