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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범인과 너무 닮아서 17년 동안 감옥에 갇혔던 남자의 이야기

  • 강병진
  • 입력 2017.06.13 07:36
  • 수정 2017.06.13 07:37

리처드 존스는 미국 캔자스 시티에 살던 남자였다. 그는 지난 1999년 어느 날, 경찰에 체포됐다. 그가 월마트 주차장에서 한 여성의 핸드백을 날치기하는 과정에서 그녀를 폭행한 후, 그녀의 핸드폰까지 훔쳐 달아났다는 혐의였다.

하지만 리처드 존스는 그 사건에 대해 아무것도 아닌 게 없었다. 당시 그는 가족과 함께 집에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판사는 그에게 19년형을 선고했다. 리처드 존스는 자신의 알리바이를 계속 주장했지만, 당시 리처드 존스가 범인이라고 지목한 목격자가 있었다. ‘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피해자인 여성은 범인의 얼굴을 보지 못했지만, 경찰이 제시한 리처드 존스의 사진에서 피부톤이 비슷하다고 증언했다. 또한 사건이 벌어진 월마트의 경비원과 다른 목격자들도 그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태어난 지 몇 개월이 되지 않은 딸 하나와 이제 막 1살이 된 딸까지, 두 아이의 아빠였던 리처드 존스는 그렇게 교도소에 수감됐다. 그리고 17년을 살았다. 교도소에 있는 동안 그가 직접 나서서 진범을 찾았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리처드 존스는 지난 2015년 한 동료 재소자로부터 다른 교도소에 자신과 똑같이 생긴 재소자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존스와 닮았다는 그 남자의 이름은 리키 아모스였다. 존스는 캔자스 대학 로스쿨의 무죄 입증 그룹인 미드웨스트 이노센스 프로젝트의 담당자들과 만났다. 그들은 리키 아모스를 추적했고, 그가 캔자스 시티의 외곽 도시에 살던 사람이며 리처드 존스와 매우 닮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두 사람은 얼굴뿐만 아니라 180cm에 가까운 키, 90kg 정도의 몸무게까지 닮아있었다. 나이는 리처든 존스가 1살 더 많았다. 리키 아모스는 마약소지와 성폭행, 그외 다른 혐의로 수감중이었다고 한다. 아래는 두 사람의 머그샷 사진이다.

왼쪽이 진범인 리키 아모스, 오른쪽이 누명을 썼던 리처드 존스다.

이후 미드웨스트 그룹의 변호사인 앨리스 크레이그는 존스의 석방을 위해 뛰기 시작했다. 그는 “처음 판결은 온갖 실수에 의한 것이었다”며 “수사 자체가 조잡했고, 인종적 편견에 의한 판단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난 6월 7일, 리처드 존스는 법원으로부터 무죄 판결을 받았다. 리처드 존스는 리키 아모스의 사진을 보았을때, “누구라도 헷갈릴 수 밖에 없을 만큼 닮았다고 생각했다”며 자신이 “건초 속에서 바늘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17년 만에 리처드 존스는 두 딸을 만났다. 큰 딸은 그 사이에 아이를 낳았다고 한다. ‘NBC’의 보도에 따르면, 현재 온라인 펀딩 사이트에서는 그를 위한 기금마련이 진행중이다. 그러나 캔자스시티 주법에는 잘못된 수사로 인해 유죄선고를 받았던 사람을 위한 보상규정이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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