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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저께TV] "다 엄마가 알아서"...‘도둑놈', 현실풍자 끝판왕

'도둑놈 도둑님'의 현실 풍자가 제대로 불붙었다.

지난 10일 오후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도둑놈 도둑님'에서는 아버지 강성일(김정태 분)을 잃게 된 강소주(서주현 분), 비리의 온상이었던 교장을 몰아낸 장돌목(지현우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앞서 장돌목은 홍미애(서이숙 분)과 학교 교장의 비리 증거들이 담긴 금고를 훔쳤고, 이 때문에 홍미애의 아들 이윤호(한재석 분)의 무리들에 협박을 당했다. 하지만 장돌목은 끝까지 비리 증거들을 그들에 넘기지 않았고 강소주의 아버지 강성일에 이를 넘겨 조사를 부탁했다.

장돌목은 이윤호와의 펜싱경기가 승부조작이었음을 검찰에 고발했고, 동시에 홍미애와 학교 교장의 비리까지 세상에 폭로했다. 여기에 멈추지 않고, 장돌목은 학교에 대자보를 붙이고 학우들을 모아 교장이 물러갈 것을 요구했다. 그동안 장돌목을 괴롭혔던 교장과 여선생은 장돌목이 폭로한 불륜 사진 때문에 망신을 당했고, 교장 또한 비리 때문에 검찰행을 면치 못했다.

이 과정에서 강성일은 홍미애의 아버지 홍일권(장광 분) 심기를 건드리게 됐다. 강성일은 김창기를 죽인 게 홍일권의 부하인 최태석(한정수 분)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최태석은 장돌목이 강성일에 건넨 서류를 훔치러 왔다가 강성일을 마주쳤고 칼로 찔렀다. 이번에는 권력에 굴복하지 않고 진실을 밝히겠다고 다짐한 강성일은 결국 이를 이루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그동안 의문을 자아냈던 김순천(이주실 분)과 권정희(이정은 분)의 정체도 밝혀졌다. 이들은 백산 선생과 뜻을 함께한 독립투사의 자손들과 백산 선생의 지도를 찾고 있었다. 권정희는 강성일이 백산의 지도 존재를 알고 있던 강성일을 추적하다 장판수(안길강 분)와 장돌목 부자와 만나게 됐다. 독립투사의 후손들과 지도의 이야기가 다시금 전개되는 순간이었다.

특히 이날 ‘도둑놈 도둑님’에서는 현실을 반영한 장면들이 다수 등장했다. 제일 눈에 띄는 장면은 단연 홍미애와 이윤호의 검찰 출석 장면이었다. 이윤호는 술에 취해 기자들에 “나는 펜싱에 관심도 없었다. 하지만 경기에 나가면 상대방이 다 져줬다. 나는 잘 모르겠고 엄마가 다 알아서 했다. 엄마가 시키는 대로 했다”고 폭로했다.

이 “엄마가 다 알아서 했다”와 “잘 모르겠다”로 일관된 이윤호의 모습은 한동안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정유라 입국 장면과 비슷했다. 기자들의 질문에 해맑은 표정으로 엄마가 시키는 대로 했다는 정유라의 모습과 술에 취해 기자들에게 “내가 말하겠다. 나는 잘 모르겠고 다 엄마가 알아서 했다”고 말하는 이윤호의 모습은 상당히 닮아 있었다.

검찰청에 들어간 홍미애와 이윤호는 담당 검사가 건넨 주스를 마시며 “한시도 여기에 못 있겠다”고 말하는 장면도 우병우 검찰 조사 사진과 흡사해보였다. 손을 앞으로 모으며 인사를 하는 담당 검사, “너와는 이야기 못하겠고, 검찰총장 오라고 해”라고 말하는 홍미애의 모습은 공권력의 무시무시한 갑질과 월권을 그대로 보여준 현실 반영의 끝판왕이었다.

하지만 사이다도 있었다. 이런 권력의 갑질 사이에서도 장돌목은 결국 교장을 몰아내고야 말았다. 그동안 비리 때문에 장돌목의 앞길을 가로막았던 교장의 비참한 말로는 시청자에게 통쾌함을 안겨주기 충분했다. 때에 맞는 ‘사이다’ 통쾌함과 시국 풍자는 ‘도둑놈 도둑님’의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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