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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 "트럼프, 플린 수사중단 요구 충격적"

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수사 중단을 요구한 것은 “매우 충격적”이었다고 증언했다.

‘러시아 게이트’ 수사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명운을 쥔 것으로 거론돼 온 코미 전 국장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코미는 8일 오전 10시(현지시각)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지난달 9일 자신의 해임 및 연방수사국 수사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설명에 대해 “거짓말”이라며 “나와 연방수사국을 비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코미는 다소 상기된 표정이었으나 거침없이 증언했다. 그는 “러시아가 지난해 대선에 개입했다는 사실을 의심하느냐”라는 리처드 버 상원 정보위원장 등의 질의에 “그렇지 않다”며 러시아 게이트 수사가 매우 중요한 사안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가 취임하고 한달여쯤 뒤인 지난 2월14일 그가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수사 중단을 요구한 것에 대해 “매우 충격적”이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대통령과 나눈 대화가 수사 방해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내가 말할 입장은 아니다”라면서도 “난 그것(트럼프와의 대화)을 매우 충격적으로 받아들였으며, 아주 걱정스러웠다”고 증언했다.

그는 또 트럼프와 만났을 때 10년 임기를 보장받기를 원했으며 트럼프가 “내가 자리에 머무는 대가로 뭔가를 원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사실상 트럼프가 러시아 게이트 수사 무마와 코미의 임기 보장을 맞바꾸려 했다고 밝힌 셈이다.

코미는 또 2013년 국장으로 부임한 이래 연방수사국의 정치적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트럼프가 자신을 해임한 행위의 부당성을 에둘러 표현하기도 했다.

코미는 러시아 게이트 수사 내용 자체에 대해서는 발언이 금지돼 있다는 이유로 자세한 언급을 피했다.

앞서, 코미는 청문회 출석 하루 전인 7일 상원에 미리 제출한 서면 증언을 통해 날짜별로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내용 및 분위기를 상세하게 전달했다. 이를 보면, 트럼프는 지난 2월14일 백악관에서 테러 관련 참모들의 브리핑을 받은 뒤 코미 혼자만 남도록 지시했다.

트럼프는 코미와 단둘이 있는 자리에서 “마이클 플린(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좋은 사람이다. 많은 일을 해냈다”며 “(플린 수사 문제를) 중단하는 것이 가능한지 알아봤으면 좋겠다. 수사를 중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코미의 주장이 사실이고 트럼프가 의도적으로 수사를 방해하려 했다면 탄핵 사유의 하나인 ‘사법방해’가 성립될 수도 있다. 플린 전 보좌관은 지난해 대선 기간 중 러시아 정부 인사들과 트럼프 캠프의 유착 의혹을 연결하는 핵심 고리로 꼽혀온 인물이다.

트럼프는 또한 지난 1월27일 백악관 저녁식사에 코미를 단독으로 초대했으며 이 자리에서 “나는 충성심이 필요하다. 충성심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코미는 “어색한 침묵이 흐르는 동안 나는 움직이지도 말하지도 않았고, 얼굴 표정도 바꾸지 않았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트럼프가 코미에게 ‘충성 서약’을 요구했다는 보도들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트럼프는 지난 3월30일 통화에선 러시아 유착 의혹 수사를 “먹구름”이라고 표현한 뒤, “먹구름을 걷어내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고 코미는 전했다. 이런 언급도 간접적으로 수사 중단을 요청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시엔엔>(CNN) 방송은 “코미가 (트럼프에 맞서) 핵폭탄으로 무장했다”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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