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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코미, "트럼프가 러시아 내통수사 중단 요구했다"

  • 강병진
  • 입력 2017.06.08 05:28
  • 수정 2017.06.08 05:29

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7일(현지시간) 청문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내통 수사 중단을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코미 국장은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를 위해 사전에 제출한 서면 진술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받았던 심리적 압박감과 중압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코미 전 FBI 국장은 지난 1월 초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트럼프와의 첫 만남 이후 신뢰할만한 사람이 아니란 걸 직감했다고 밝혔다.

"트럼프와 (첫)일대일 대화를 한 뒤 즉각 대화 내용을 기록했다. 이 행동은 그때부터 계속 이어졌다. 나는 과거에 한 번도 이런 습관을 가진 적이 없다."

1월 27일 백악관 저녁 식사 자리는 코미 전 국장이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코미는 독립된 사법 기관의 수장으로서 행정부 수장인 대통령과 사적으로 만나는 것을 매우 꺼려했다.

"식사 자리에 누가 오는지 불분명했지만 누군가 더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백악관)그린룸 중앙의 작은 테이블에 앉은 건 우리 둘 뿐이었다…대통령은 내게 FBI 국장직에 머물고 싶냐고 물어봤다. 나는 이 질문이 이상하다고 여겼다. 과거에 두 번씩이나 내게 그 자리에 있길 바란다고 대통령이 말했었기 때문이다."

코미의 불안은 얼마 지나지 않아 현실이 됐다. 2월 14일 코미가 반(反)테러리즘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기 위해 백악관에 갔을 때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러시아 내통 수사 대상이었던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고 "놓아주라"(let it go)는 핵폭탄급 발언을 했다. 코미 국장은 당시를 이렇게 표현했다.

"문이 닫혔다. 대통령은 마이클 플린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좋은 남자이고 언제나 그래왔다". 그는 플린이 러시아인과 통화에서 잘못한 것이 없다고도 반복했다. 그리곤 이렇게 말했다. "나는 당신이 이 것(수사)을 그만 놓아주고 플린을 놓아주는 쪽으로 볼 수있기를 바란다. 나는 당신이 이것을 놓아주길 기대한다"…그렇지만 나는 "놓아주겠다"고 말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순순히 따르지 않은 코미는 지난달 전격 경질됐다. 그러나 코미 전 국장에 대한 해임은 수사 방해, 사법권 침해로 트럼프 대통령에 부메랑이 돼 돌아왔고 이로 인한 탄핵 가능성은 더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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