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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스캔들 열쇠를 쥔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은 청문회에서 어떤 질문을 받을까

  • 김도훈
  • 입력 2017.06.07 13:10
  • 수정 2017.06.07 13:49
U.S. President Donald Trump (L) speaks in Ypilanti Township, Michigan March 15, 2017 and FBI Director James Comey testifies before a Senate Judiciary Committee hearing in Washington, D.C., May 3, 2017 in a combination of file photos. REUTERS/Jonathan Ernst/Kevin Lamarque/File Photos
U.S. President Donald Trump (L) speaks in Ypilanti Township, Michigan March 15, 2017 and FBI Director James Comey testifies before a Senate Judiciary Committee hearing in Washington, D.C., May 3, 2017 in a combination of file photos. REUTERS/Jonathan Ernst/Kevin Lamarque/File Photos ⓒJonathan Ernst / Reuters

러시아 의혹을 수사하다가 '잘린'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8일(현지시간)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 증언대 앞에 선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시절 FBI 국장에 임명된 코미는 지난해 여름부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선거 캠프와 러시아 유착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두지휘했다. 하지만 지난달 9일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갑작스럽게 해고, 러시아 스캔들을 둘러싼 의혹이 증폭했다.

코미 전 국장의 청문회 출석은 해임 이후 처음. 그의 증언이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에 재앙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전망까지도 나온다. CNN을 비롯한 미국 지상파 3사도 이례적으로 생중계를 결정하는 등 인기 스포츠 '슈퍼볼'에 버금가는 관심을 끌고 있다.

다음은 6일 영국 BBC가 예상한 청문회의 주요 질문들이다.

1.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 수사에 압력을 행사했는가'

지난달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코미 당시 국장을 집무실로 불러 플린 전 보좌관에 대한 수사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플린 전 보좌관은 취임 전부터 러시아 관료들과 접촉한 사실이 알려지며 러시아 스캔들 의혹에 불을 지핀 인물.

코미 국장은 너무 놀라 대화 내용을 '메모'로 남겼다. 메모에는 "플린은 좋은 사람" "당신이 이 사건을 그냥 놔주기를 바란다"(I hope you can let this go) 등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담겼다.

다만 전날 ABC 보도에 따르면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FBI 수사에 개입했다"는 발언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미 전 국장과 가까운 한 소식통은 "코미는 대통령의 의도를 비판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신 무엇이 그를 불편하게 만들었는지, 왜 메모를 남겼는지 등 자신의 우려를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2. '압박을 느꼈다면 왜 그 사실을 더 일찍 공개하지 않았는가'

만일 코미 전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압박을 느꼈다고 답한다면 상원위원들은 이 같은 질문을 던질 것이다.

코미 전 국장이 알려진대로 강직한 인물이라면 대통령의 압박을 느낀 즉시 이를 공개할 수 있었다는 의심에서다. 코미 전 국장은 2004년 법무부 부장관 시절 법무부가 반대하는 '영장 없는 도청'을 백악관이 추진하려 하자 강력 반발하며 사표를 쓴 전례로 유명하다.

이와 관련해 코미 전 국장의 한 측근은 그가 대중에 나서지 않은 이유를 두고 "FBI가 내부에서 움직이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3. '트럼프 대통령이 충성을 요구했는가'

NYT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며칠 전 코미 전 국장은 저녁식사에 초청해 충성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코미 전 국장은 충성을 맹세하는 대신 "항상 진실로 대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권분립을 중요시 하는 미국에서 사법기관에 충성을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BBC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코미 전 국장의 후임을 임명하지 않았으며, 임명 이후 이를 표결에 부칠 상원의원들에게 코미 전 국장의 관련 증언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4.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사 대상이 아님을 확인했는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NBC뉴스 인터뷰에서 코미 전 국장으로부터 세 차례 "수사 대상이 아니다"라는 확인을 했다고 밝혀 논란을 빚었다. 2번은 전화 통화, 1번은 만찬장에서 이뤄졌다.

전날 ABC뉴스 보도에 따르면 코미 전 국장은 이 같은 대통령의 주장을 부인할 예정으로, 상원위원들도 진위 여부를 가리기 위해 집중 질문을 던질 전망이다.

5. '대통령 측근들의 신상 공개를 요청했는가'

미국 정보기관이 지난해 트럼프 대선 캠프 관계자들과 해외 관계자들의 대화 내용을 수집했다는 사실은 이미 밝혀졌다. 문제는 대화 내용에서 트럼프 캠프 관계자들의 이름이 공개됐다는 점이다. 미국 현행법은 국가안보 관계자가 요청하지 않는 이상, 범죄 용의자나 위험인물이 아닌 민간인의 이름과 신분을 노출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BBC는 현재 공화당이 그 배경에 큰 관심을 두고 있으며, 그 이름들이 어떻게 언론에 유출됐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품고 있다고 전했다. 코미 전 국장이 이와 관련한 상원의원들의 질문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할 경우 대통령에 반감을 품은 정보 유출자들을 눈감아 줬으며 나아가 공모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6. '지난해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조사를 왜 대중에 공개했는가'

코미 전 국장이 지난해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의 이메일 수사 내용을 법무부 동의 없이 공개한 점도 의문에 둘러쌓여 있다.

현지 언론들은 코미 전 국장이 지난해 대선 기간 손에 넣은 러시아 정보기관의 문서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 문서는 클린턴 선거 캠프와 법무부가 개인 이메일 사용에 대한 암묵적 이해를 공유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사실상 근거가 없는 것으로 결론 지어졌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코미 전 국장은 당시 이 문서를 믿고 법무부와 상의 없이 클린턴 이메일 수사 내용을 공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코미 전 국장은 이 문서가 FBI 수사와 법무부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것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7. '러시아 스캔들에 증거가 있는가'

러시아 스캔들 관련 상·하원 청문회에 꾸준히 등장한 질문이다. 하지만 그동안 결정적인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증거가 없다는 것을 빌미로 그간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마녀 사냥'이라고 비판해 왔다.

BBC는 이번에도 이 질문이 제기될 것이며, 코미 전 국장이 답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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