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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쎈 알쓸신잡] 일상을 파고드는 예능, 또 이렇게 탄생했다

나영석 PD의 예능 특징은 '일상적'이다. 밥 지으면서, 여행하면서, 얘기하면서 그리고 강아지와 노는 것 등이 소재가 된다. 음식으로 치면 MSG가 안 들어간 무던한 맛이 어떤 자극적인 맛보다도 중독성을 일으키는, 그런 종류의 예능이다.

2일 첫 방송된 tvN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도 마찬가지다. '인문예능'이란 점에서 나영석 PD의 전작들과는 다소 다를 것으로 예상됐으나 나영석은 나영석이다. 요즘 유행하는 '아무말대잔치'를 예능으로 그리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까. 물론 그 아무말이 정말 '아무말'은 아니지만 말이다.

작가 유시민, 맛칼럼니스트 황교익, 소설가 김영하, 물리학자 정재승 그리고 뮤지션 겸 방송인 유희열이라는 조합은 일면 신기한 조합이다. 딱히 예능인도 없고, 더욱이 누군가에게는 낯설 수 있는 인물들이기에 정말로 '나영석 예능'이란 브랜드의 힘으로 밀고갈 듯 보였다. 물론 이는 어느정도 사실이라 하더라도 첫 방송을 본 이들에게는 만족할 만한 반응들이 나왔다. 기대 이상. 50대 '아재'들은 웃겼고 유익했다.

'알쓸신잡'은 나영석 PD 작품들의 맥을 관통하는, 역시나 일상을 파고드는 예능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멤버들이 경상남도 통영으로 첫 여행을 떠난 모습이 전파를 탔다. 통영의 역사를 훑는 과정에서 이른바 아재들의 지적인 면모가 마구마구 빛을 발했다. 지적 욕구나 호기심이 강한 이들을 공략하는 전략적인 뇌색 방송으로도 손색이 없다.

그러나 '알쓸신잡'의 진짜 매력은 이것이 또한 우리네 이야기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이 멤버들이 '뇌색 집단'인 것은 맞지만 다 같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보통 일반 사람들이 지인들과 술자리나 여행지에서 보여주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꽤나 전문적인 지식에서부터 신변잡기까지. 다양한 소재와 주제로 지인들과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눈 경험들을 갖고 있을 것이다.

'알쓸신잡'은 이 부분을 건드렸다. 앞선 제장발표회에서 유희열이 "평균 18시간 이상 이야기를 하신다"고 할 정도로 ‘알쓸신잡’ 멤버들은 첫 만남의 순간부터 끊임없는 수다를 이어나갔는데 그 안에서 시사교양프로그램에 나올 듯한 전문 지식들만 이야깃거리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각자의 여러 경험, 평소 궁금증, 본인이 가진 생각과 주장들, 그리고 실없는 농담들이 이어졌다.

포인트는 인간적인 것들에 대한 공감과 향수다. 저 멀리있는 것처럼 보였던 사람들마저도 내 옆으로 끌어당겨온 나영석 PD의 재능이 다시금 발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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