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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 의전은 착실히 챙기면서 사망병사 월급 33만원 "반환하라"는 군

국방부 근무지원단은 600대가 넘는 차량운용에 엄청난 연료와 운전병을 투입합니다. 이런 일이 있습니다. 매주 국방부 간부회의에 합참 고위 장성들이 참여합니다. 합참 청사에서 국방부 청사는 바로 길 건너, 걸어보면 대략 1분 거리입니다. 그냥 걸어가면 될 것을, 월요일 아침이면 합참 청사 앞에는 고위 장성 실어 나를 고급 관용차들이 줄 지어 있습니다. 여름이면 운전병들은 에어컨 틀어놓고 대기해야 합니다. 한 마디로 온갖 똥 폼 다 잡느라고 낭비가 이만저만 아닙니다. 워싱턴의 미 국방부 가보십시오. 출근 시간이면 장성들이 일반 하위직 사무원들과 같은 셔틀버스에서 줄 지어 내립니다.

  • 김종대
  • 입력 2017.06.02 06:52
  • 수정 2017.06.02 06:54
ⓒ뉴스1

우리나라 국방장관, 합참의장. 임기를 마치고 민간인 신분으로 복귀하더라도 관용차와 운전병은 2년 정도는 제공됩니다. 국방연구원(KIDA)에 고문 직함으로 사무실도 주고 비서도 부릴 수 있습니다. 확실한 불법입니다. 현역장교가 장군으로 진급하면 관용차와 운전병이 나오는데, 이것도 선진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과잉 의전입니다. 국방부 근무지원단은 600대가 넘는 차량운용에 엄청난 연료와 운전병을 투입합니다. 이런 일이 있습니다. 매주 국방부 간부회의에 합참 고위 장성들이 참여합니다. 합참 청사에서 국방부 청사는 바로 길 건너, 걸어보면 대략 1분 거리입니다. 그냥 걸어가면 될 것을, 월요일 아침이면 합참 청사 앞에는 고위 장성을 실어 나를 고급 관용차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여름이면 운전병들은 에어컨 틀어놓고 대기해야 합니다. 한 마디로 온갖 똥 폼 다 잡느라고 낭비가 이만저만 아닙니다. 워싱턴의 미 국방부 가보십시오. 출근 시간이면 장성들이 일반 하위직 사무원들과 같은 셔틀버스에서 줄지어 내립니다. 아무리 고위직이라도 자기 짐을 부하가 들어주는 경우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지하철 안에서도 제복 입은 장성이 서 있는 걸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어제 제가 2008년에 군에서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최 일병의 부친의 사연을 언론에 공개하였습니다. 사망한 지 4년이 지난 2012년에 국방부는 최 일병의 제적처리가 군의 잘못으로 4개월 지연되어 해당 기간만큼 월급이 초과 지급되었다며 "33만원을 반환하라"고 유가족에게 통보하였습니다. 치열한 법정 다툼 끝에 겨우 순직 처리된 최 일병 부친은 영문도 모르고 받은 죽은 아들의 월급을 돌려달라는 통보를 접하자 "돌려줄 수 없다"며 이를 거부했습니다. 그러자 독촉절차 비용 6만 6천원까지 합산하여 40만 1천원을 반환하라고 유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6월 중순에는 그 재판이 열릴 예정이었습니다. 어제 제가 "내가 대신 지급할 테니 유족 괴롭히지 말고 국회로 오라"고 보도 자료를 냈습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불과 두 시간 만에 국방부는 "소송 철회하겠다"는 입장과 함께 유족에게 사과했습니다. 이런 내용을 다시 최 일병 부친에게 알려드리자 허탈해하십니다. 불과 두 시간에 철회할 입장을 고수하며 4년 동안 끈질기게 유족을 상대로 괴롭혔으니 더 기가 막힌 겁니다.

법에도 없는 장성의 의전과 혜택은 착실히 챙기는 국방부는 병사들을 개·돼지취급하겠다는 이야기 아닙니까? 올해 국정감사에서 장성들의 과잉의전을 몽땅 따져볼 참입니다. 병사들 월급 50만원으로 올리자니까 "연간 1조 5000억원이 더 든다"며 앙탈거리는 국방부. 2020년대 중반까지 군인연금 누적 적자가 150조원에 달한다는 사실은 말하지 않습니다. 남아도는 장성과 과잉의전에 연금 적자까지, 아예 군을 말아먹을 사람들이 병사 월급 올릴 돈은 아깝다고 합니다. 죽은 병사 월급 반환하라고 합니다. 이게 과연 정의라고 생각하십니까?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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