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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왕실 '여성 미야케' 인정, 이번엔 실현되나

  • 김도훈
  • 입력 2017.05.30 11:40
  • 수정 2017.05.30 11:42

최근 대학 동기와의 약혼 소식이 전해진 아키히토 일왕의 맏손녀 마코 공주

일본에서 아키히토(明仁) 일왕의 퇴위에 즈음해 '여성 미야케(宮家·궁가)'를 제도적으로 인정하는 방안 또한 본격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NHK·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중의원(하원) 운영위원회는 30일 이사회를 열어 아키히토 일왕 퇴위를 위한 특례법안의 부대 결의로서 '여성 궁가' 인정 문제에 관한 검토를 정부 측에 요구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궁가'란 결혼을 통해 왕실로부터 분가·독립한 왕족을 일컫는 말이다.

일왕가의 제도·규칙 등을 정한 법률 '왕실전범'(典範)은 남성의 경우 '궁가'를 인정해 배우자가 왕족 출신인지와 관계없이 결혼 후에도 계속 왕족 신분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는 상황. 그러나 일왕가의 여성은 남성과 달리 배우자가 왕족 출신이 아닐 땐 왕족 신분이 상실된다.

때문에 일본 내에선 가뜩이나 남성이 귀한 일왕가의 현실을 감안, 여성에 대해서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궁가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현재 일왕가의 미혼 남성은 아키시노노미야(秋篠宮·후미히토(文仁)) 왕자 부부의 아들 히사히토(悠仁) 왕손 1명뿐인 반면, 미혼 여성은 7명이나 돼 앞으로 이들이 모두 결혼하면 "왕실 활동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아키시노노미야 왕자 부부의 맏딸 마코(眞子) 공주가 대학 동기인 회사원과 약혼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도 '여성 궁가' 인정 여부에 대한 논의에 재차 불을 지핀 배경이 됐다.

이와 관련 집권 자민당(자유민주당) 소속 사토 쓰토무(佐藤勉) 운영위원장이 전날 여야 각 당에 제시한 부대 결의안 초안엔 "안정적인 왕위 계승을 확보하기 위한 여러 과제와 '여성 궁가' 창설 등은 미룰 수 없는 중요한 과제"라며 "정부가 (아키히토 일왕 퇴위) 특례법안 시행 후 이를 신속히 검토해 국회에 보고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그간 '여성 궁가' 인정 문제에 대해 미온적 반응을 보여 왔던 자민당의 경우 일단 사토 위원장의 제안을 수용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당은 야당 시절이던 지난 2011년 궁내청(일본 왕실 담당 기관)의 건의에 따라 정부 내에 '여성 궁가' 문제를 검토하는 전문가 위원회가 설치됐을 땐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총재를 필두로 "왕실의 전통과 근본을 뒤흔드는 것"이라며 극렬히 반대했었다.

반면 제1야당인 민진당의 경우 자민당과 달리 이전부터 '여성 궁가' 인정을 주장해왔던 만큼 사토 위원장의 제안 자체에 대해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만 민진당은 정부의 '여성 궁가' 검토 시작 시기를 '아키히토 일왕 퇴위 특례법 시행 후'가 아닌 '특례법 성립 후'로 앞당기는 한편, 검토 기간 또한 '1년'으로 명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아직 최종 합의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와 국회는 내달 18일까지인 통상국회(정기국회) 회기 중 아키히토 일왕 퇴위를 위한 특례법안을 처리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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