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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사위 쿠슈너가 러시아에 '비밀 대화채널'을 제안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 허완
  • 입력 2017.05.27 07:45
  • 수정 2017.05.27 07:52
US President Donald Trump (L) and White House senior advisor Jared Kushner take part in a bilateral meeting with Italy's Prime Minister Paolo Gentiloni (not seen) in Villa Taverna, the US ambassador's residence, in Rome on May 24, 2017.After a private audience wit Pope Francis early in the morning Trump's family will fly to Brussels this afternoon for meetings with EU and NATO officials before returning to Italy for the G7 summit in Sicily on May 26-27. / AFP PHOTO / MANDEL NGAN        (Photo cr
US President Donald Trump (L) and White House senior advisor Jared Kushner take part in a bilateral meeting with Italy's Prime Minister Paolo Gentiloni (not seen) in Villa Taverna, the US ambassador's residence, in Rome on May 24, 2017.After a private audience wit Pope Francis early in the morning Trump's family will fly to Brussels this afternoon for meetings with EU and NATO officials before returning to Italy for the G7 summit in Sicily on May 26-27. / AFP PHOTO / MANDEL NGAN (Photo cr ⓒMANDEL NGAN via Getty Images

최근 '러시아 스캔들'로 FBI 수사 선상에 올라 있는 것으로 드러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인수위 시절 러시아 측에 비밀 대화 채널구축을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정부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에 새로운 불씨가 될 전망이다.

2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뉴욕타임스(NYT), 로이터 등은 미국 정보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취임 전인 지난해 12월 초, 뉴욕에 있는 트럼프타워에서 쿠슈너가 세르게이 키슬략 주미 러시아 대사와 만났으며, 이 자리에서 쿠슈너가 키슬략에게 트럼프 인수위와 러시아 정부간 비밀 대화 채널을 구축 가능성을 타진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의 공식 채널을 배제하고 러시아 정부와 자체 '핫라인'을 구축하려 했다는 것.

이같은 사실은 러시아인들의 통신을 감청한 자료를 통해 드러났다고 WP는 전했다. FBI와 미국 국가안보국(NSA)는 국내외 러시아 외교 시설과 관계자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해왔다.

보도에 따르면, 쿠슈너는 비밀 대화의 통로로 미국 내 러시아 외교 관련 시설을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미국 정보당국의 눈을 피하려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시기는 FBI가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의혹 및 트럼프 선거캠프와의 연루 의혹에 대한 광범위한 수사를 벌이던 때였다.

키슬략 대사는 모스코바 상부에 이같은 내용을 보고했다고 WP는 전했다. WP는 "키슬략 대사는 미국인이 러시아 대사관 또는 영사관의 통신장비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모스코바는 물론 트럼프 측에도 보안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이 제안에 깜짝 놀란 것으로 전해진다."고 보도했다.

이날 회동에는 지난 2월 이른바 '러시아 내통' 의혹으로 물러난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참석했다.

NYT는 쿠슈너가 이런 비밀 대화채널에 대해 러시아 대사와 대화를 나눴다면서도 "누가 이런 대화채널 구축을 먼저 제안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며 "그러나 이 회동에 대해 잘 아는 관계자에 따르면, 이런 제안을 한 배경은 마이클 플린이 러시아 군 고위 관계자와 시리아 문제 등을 논의하자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이 대화 채널이 실제로 개설되지는 않았다고 NYT는 덧붙였다.

세 명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비밀 대화 채널은 러시아 군 당국이 플린 보좌관에게 시리아 전쟁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하자는 아이디어였다. 2주도 채 지나기 전, 러시아 정부당국과 가까이 일했던 전 엑손 모빌 CEO 렉스 틸러슨이 국무장관으로 임명되자 쿠슈너는 이 구상을 접었다. (뉴욕타임스 5월26일)

쿠슈너와 키슬라크 대사가 만났다는 사실은 이미 지난 3월 알려진 바 있다. 당시 백악관은 이 회동의 의미를 축소했다.

그러나 WP는 FBI가 이날 회동을 비롯해 쿠슈너가 러시아 국영은행인 브네시코놈뱅크(VEB) 세르게이 고르코프 은행장과 만난 사실을 수사 대상에 올려 둔 상태라고 전했다.

이 자료의 신빙성은 꽤 높은 것으로 보인다. WP는 러시아가 감청되고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통신수단으로 거짓 정보를 흘려 미국 정보당국을 교란시키는 경우가 있지만, 이번 건은 그런 종류의 거짓 정보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백악관과 플린의 변호인, 러시아 대사관은 모두 이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고 WP는 전했다.

전현직 정보당국 관계자들은 쿠슈너의 이같은 제안이 "매우 순진하고 완전 정신나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WP는 이날 회동에서 트럼프 측 대표와 '러시아 연락책'이 제3국에서 만남을 갖는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WP는 트럼프 인수위의 비공식 자문관 역할을 했던 에릭 프린스 블랙워터 설립자가 트럼프 취임 9일 전인 지난 1월11일 인도양 세이셸 제도에서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측 인사와 접촉했다는 지난 4월 WP의 보도를 상기시켰다.

로이터는 '일곱 명'의 전현직 미국 정보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 대선을 전후한 지난해 4월부터 11월 사이에 쿠슈너가 키슬략 대사와 최소 3 차례 접촉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와 별도로 지난해 미국 대선 전까지 7개월 동안 트럼프 측 인사와 러시아 정부 측 관계자 사이에 최소 18차례의 전화통화 및 이메일이 오고 갔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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