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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유학생이 미국 대학 졸업 연설로 비난에 시달리다

  • 김태우
  • 입력 2017.05.24 11:04
  • 수정 2017.05.24 11:07

중국 출신의 대학생 양슈핑은 지난 21일 메릴랜드 대학교에서 졸업했다. 졸업식 당일 다른 학생들 앞에서 졸업 연설을 하게 된 양은 예상치 못한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쿼츠에 따르면 양은 연설 중 중국과 미국의 차이점을 언급했다. 공기질, 발언의 자유 등이었다.

사람들은 내게 가끔 묻습니다. '메릴랜드 대학교에는 왜 왔니?'하고요. 그러면 나는 항상 이렇게 답하죠. "신선한 공기 때문에요." 5년 전, 저는 중국을 떠나 댈러스 공항에 도착했어요. 공항을 떠나기 전, 내가 가지고 있던 다섯 개의 마스크 중 하나를 쓰려고 했는데, 미국의 공기를 처음 접하자마자 마스크를 치워버렸죠. 미국의 공기는 달콤하고 신선했어요. 그리고 몹시 고급스러웠죠. 정말 놀랐어요. 제 고향에서는 나갈 때마다 마스크를 썼어야 했거든요.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병에 걸릴 테니까요. 제가 댈러스 공항을 나가면서 숨을 쉰 순간, 저는 자유롭다고 느꼈어요.

[...]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는 것은 미국에서 성스럽게 여겨집니다. 인터넷에서 교수님들을 평가할 수도 있어요. 미국에서 제 목소리는 중요합니다. 당신의 목소리도, 우리 모두의 목소리도 중요해요. 미국인 친구들이 정치적인 집회에 참여할 때, 저는 충격받을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 주제가 공개적으로 언급된다는 것 자체를 상상도 못 했거든요. 항상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그건 오직 정치인들만 할 수 있을 줄 알았어요. 그들만이 진실을 정의할 수 있다고 믿었죠.

뉴욕타임스에 의하면 양의 졸업 연설은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교환학생이 미국 공기가 달콤하다고 말하다'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널리 퍼졌다. 영상을 접한 중국인들은 양을 '배신자'라고 부르며 비난했다.

어떤 이는 양이 "말도 안 되는 소리로 중국을 무시했다"라고 비판했고, 다른 사람은 "아첨 떠는 능력만은 인정한다. 절대 중국으로 돌아오지 말라. 우리나라에 저런 나쁜 x 따위는 필요 없다"며 댓글을 달았다. 가디언지에 따르면 웨이보에서는 양과 그의 가족의 신상을 털어야 한다는 의견까지 제기됐다.

중국 매체들도 비난에 가세했다. 중국 공산당의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양이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퍼뜨렸다"라고 보도했고, 글로벌 타임스는 양의 발언이 "급진적"이라고 평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양은 개인 웨이보에 "내 연설이 오해를 샀다면 사과한다. 여러분이 나를 용서해주기를 바란다"라며 사과문을 올렸고, 페이스북 계정과 웹사이트를 삭제했다.

메릴랜드 대학교 역시 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메릴랜드 대학교는 똑똑한 국제 시민이 되려면 여러 가지 관점을 이해하고, 다양성을 포용하며, 자신이 동의하지 않는 의견이라도 용인할 줄 알아야 한다고 믿는다. 우리가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의 말을 듣고 대화하는 것은 대학교 내외에서 꼭 필요한 능력이다.

본교는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슈핑의 권리를 자랑스럽게 지지하며, 이 기쁜 행사에 목소리를 내준 그에게 감사를 전한다.

한편, 양슈핑 졸업 연설이 논란이 되자, 이에 대한 위키피디아 페이지도 생긴 바 있다.

h/t New York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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