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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가 사우디에서 "이슬람은 가장 위대한 신앙 중 하나"라고 말했다

  • 허완
  • 입력 2017.05.22 13:3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이슬람을 “위대한 신앙”이라며 극찬하는 등 그동안 무슬림에 적대적이었던 태도를 180도 바꾸며 유화 제스처를 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아랍 및 이슬람권 55개국 지도자들과 대표들 앞에서 한 연설에서 “이슬람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신앙 중의 하나”라며 “(종교 간) 상호 관용과 존중”을 요청했다. 또 테러리즘을 “사악한 이데올로기”라고 비판한 뒤 “악의 보병들을 각 사회에서 제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대테러전은 “서로 다른 신앙이나 문명 간 싸움이 아니다”라며 테러리스트들과의 싸움이 이슬람권 전체와의 싸움으로 비치는 것은 경계했다.

이어 “(대테러전은) 품위 있게 사는 사람들을 종교의 이름으로 말살하려는 야만적인 범죄자들과, 자신의 종교와 삶을 보호하려는 사람들 사이의 싸움”이라며 “이는 선과 악의 싸움”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테러리즘이 전 세계에 퍼졌지만, 평화로 가는 길은 바로 여기 신성한 땅(중동)에서 시작된다“며 “미국은 여러분 편에 기꺼이 서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연설 기조는 그가 취임하자 7개 이슬람 국가의 미국 입국을 한시적으로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하는 등 지난 대선운동 때부터 이슬람 혐오 발언을 일삼아왔던 것에 견주면 ‘대변신’이라고 할 수 있다. 뉴욕 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이슬람 국가들과의 관계를 재설정하기 위한 의도라면 “인권과 민주주의를 설교했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접근법에서 벗어나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미국 내 최대 무슬림 권익옹호 단체인 ‘미-이슬람관계 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무슬림 세계와 생산적인 새 관계를 설정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평가하면서도 “한번의 연설이 그동안의 반무슬림적인 언사들과 정책 제안들을 능가할 수는 없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의 경쟁국이자 시아파 맹주인 이란에 대해선 여전히 날선 비판을 거두지 않았다. 그는 “레바논에서 이라크와 예멘에 이르기까지, 이란은 테러리스트와 극단주의 단체들에게 무기를 제공하고 훈련을 시킨다”고 비난했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 때 체결한 이란과의 핵협정을 “나쁜 행동에 대한 보상”이라며 분노했던 수니파 국가들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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