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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7017' 개장 첫날 풍경(사진)

“서울 구경 왔어요.” 오늘 아침 대전에서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방금 서울역에서 내렸다는 황순영(71)씨 부부는 이렇게 말했다. 20일 아침 10시, 서울 중구 만리동쪽 공사 가림막이 치워지자 서울로 7017 앞에서 개장을 기다리던 100여명이 하나둘 고가 안으로 들어갔다. 남대문쪽에서도 고가 공원으로 들어오는 줄이 길었다. 황씨 부부 말고도 나이든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띄었고 중국·일본 단체 관광객들까지 늘어나면서 서울로7017은 금세 사람들의 물결로 덮였다. 45년 4개월 동안 차도로 쓰였던 고가도로가 525일 동안 공사를 거쳐 산책로로 바뀐 길을 가장 먼저 밟아보고 싶어서 온 사람들이다.

12시, 고가 위 거리예술존이 열리자 공원이 웅성이기 시작했다. 장미무대에선 더뉴재즈밴드가 밴드공연을 시작했고 서울로 고가와 연결된 호텔 마누 입구에선 바자회 좌판이 차려졌다. 26℃까지 오르는 더운 날씨에 급수시설이 고장나는 바람에 거리분수와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는 공중자연쉼터는 잠시 멈췄지만 아이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방방놀이터에서 트렘폴린을 탔다. 더운 날씨에 햇볕을 피할 곳이 별로 없다는 것이 관람객들 공통적인 하소연이었고, 일부는 나무와 풀이 아직 자라지 않은 상태라는 것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논란이 됐던 황지해 작가의 설치 미술 ‘슈즈트리’는 단연 화제의 중심이었다. 실제 작품 앞에서 악평을 남기는 사람은 별로 없었고 대부분 신발의 엄청난 양에 놀라는 반응이었다. 나이든 관객들은 대부분 고가위에서 서울역과 서대문쪽을 바라보며 감회에 젖는 모습이었다. 오래전 남대문에서 포목상을 했다는 천희상(67)씨는 오토바이와 트럭들이 줄지어 이 고가를 타고 남대문 시장으로 오던 시절을 이야기했다.

이날 서울로7017을 찾은 관람객들이 몰리면서 남대문 시장은 때아닌 특수를 누렸다 상인들은 “평소 주말의 1.5배 정도는 사람이 많아진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로7017을 찾은 사람은 모두 24705명으로 서울시쪽은 해가 지면서 더 많은 관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7시30분 유러피안재즈트리오 공연에 맞춰 서울로 가로등에 일제히 불이 켜지고 세종꿈하모니오케스트라 공연이 있은뒤 8시부터는 만리동 광장에서 서울로7017 개장식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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