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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성신약, "삼성이 '합병 찬성해주면 사옥을 무료로 지어주겠다'고 했다"

  • 허완
  • 입력 2017.05.19 16:39
ⓒ뉴스1

옛 삼성물산의 주식을 갖고 있던 회사의 임직원들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삼성물산 측으로부터 합병 찬성에 대한 부탁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특히 삼성 측이 '신사옥을 무료로 지어주겠다'며 회유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19일 열린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선 일성신약의 윤석근 대표와 조모 팀장은 각각 '합병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것'이며, '합병 찬성시 무료 신사옥 건립' 이야기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일성신약 윤병강 회장의 아들인 윤 대표는 합병을 위한 주주총회가 열리기 전 김신 삼성물산 사장과 김종중 전 미래전략실 사장 등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들을 만났다고 진술했다.

윤 대표는 "김신 사장과 만난 자리에서 그는 '합병 비율은 문제없고 시너지 효과 있으니 찬성해달라'고 부탁했다"며 "김종중 전 사장은 '시간이 돈'이라면서 경영권 승계를 위해 이번 합병이 무척 중요하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윤 대표는 또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7만5000원에 산다고 해서 거절했다"며 "그러자 차액 1만5000원에 대해서는 다르게 보상할 '4가지 복안'이 있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당시 모 증권사 관계자에게 주식의 적정 매수가격을 얼마로 하는 게 좋겠냐는 물음에 '한 주당 9만원'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 관계자가 삼성물산 측에 이같은 내용을 전달했지만, 삼성물산은 당시 자사주를 KCC에 매각한 금액인 '7만5000원 이상은 어렵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차액 1만5000원에 대한 다른 복안들 중 하나는 일성신약의 신사옥을 삼성물산이 무료로 건립해 주겠다는 것이었다고 윤 대표와 조 팀장은 증언했다.

조 팀장은 '삼성물산 관계자가 윤 회장을 찾아와 신사옥 건립 제안을 한 것이 사실이냐'라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질문에 "회장이 나에게 이에 대해 말해줬지만 구체적으로는 설명해주지 않았다"면서도 "이 외에 몇 가지 안을 더 제시했다고는 말해줬다"고 답했다.

일성신약은 합병 당시 삼성물산 주식 330만주를 가진 소액주주로써 합병 비율이 1:0.35로 발표돼 합병 성사시 손해볼 위기에 처하자 삼성물산에 회사 주식보유분을 살 것을 요구했다.

삼성물산은 당시 일성신약에 주당 5만7234원의 가격을 제시했지만 일성신약은 가격이 너무 낮다며 법원에 가격 조정을 신청해 2심에서 주당 9368원 높은 6만6602원이 적정하다는 결정을 받아냈다. 현재 이 사건은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이 부회장의 변호인단은 증인들의 이같은 증언에 대해 "경영권 승계와는 무관하다" "삼성에서 먼저 9만원에 주식을 사겠단 말을 하지 않았다" "합병 시 종전의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가 단순화하는 효과가 있다" "진술에 신뢰성과 객관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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