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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푸틴이 트럼프에게 돈 준 것 같다"는 공화당 의원의 1년 전 발언이 뒤늦게 공개됐다

  • 허완
  • 입력 2017.05.18 13:08
  • 수정 2017.05.18 13:12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되기 한 달쯤 전, 공화당 하원 지도부 모임에서 한 공화당 하원의원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에게 '돈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한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그 자리에서 이 대화 내용이 밖으로 흘러나가지 않도록 '입단속'을 시켰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현지시간) 케빈 매카시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캘리포니아)가 이런 폭탄급 발언을 했고 이를 들은 라이언 하원의장이 같이 있던 공화당 의원들에게 비밀을 유지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WP가 입수하고 검증한 지난해 6월15일 발언 녹취록에서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는 "내 생각에 푸틴이 돈을 준 사람이 두 명이 있다. 트럼프와 다나 로라배커(Dana Rohrabacher)다"라고 말했다. 로라배커는 러시아를 강력히 지지하고 있는 공화당 내 대표 인사다.

녹취록에선 매카시 원내대표가 이렇게 말하자 라이언 의장이 바로 끼어들어 더 이상 확언하는 것을 막았으며, 당시 있었던 공화당원들에겐 비밀로 하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이 대화가 있기 전 매카시 원내대표와 라이언 의장은 의회 내에서 볼로디미르 흐로이스만(Volodymyr Groysman) 우크라이나 총리를 맞아 각각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흐로이스만 총리는 자국내 부패문제 해결과 정치적 포퓰리즘 해소 등을 강력하게 주장하면서 총리에 오른 인물로, 러시아가 동부유럽 민주 국가들의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에게 정치적으로 돈을 대고 있다며 비판해왔다.

이 발언이 나온 날은 러시아 정부 소속 해커들이 미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네트워크에 침입했다는 WP 보도가 나온 다음 날이었고, 매카시 원내대표는 유럽 내 러시아의 간섭이라는 이슈에서 벗어나 미국 이야기로 화제를 바꿔 폭탄급 발언을 한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일부 의원들이 매카시 원내대표의 발언을 비웃자 그는 "신께 맹세한다"며 정색을 했다. 그리고 라이언 의장은 공화당 인사들에게 "얘기가 새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는게 WP의 전언.

폴 라이언 하원의장 측은 보도를 부인했다.

라이언 의장 대변인인 브렌단 벅은 WP와의 인터뷰에서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다"면서 "매카시 원내대표의 생각은 어리석고 잘못된 것이며 웃음을 유발하고자 했으나 실패한 것"이라고 말해 심각한 발언이 아니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중앙정보국(CIA) 요원출신이며 공화당에서 나와 반(反)트럼프를 기치로 들고 독립당을 창당해 대선 후보로 나섰던 에반 맥멀린은 이 당시 공화당 소속이었고 WP와의 인터뷰에서 "매카시 원내대표가 트럼프 후보가 러시아 정부의 자금지원을 받았다 생각한다고 말한 건 사실"이라면서 "라이언 의장은 이 말이 새나갈까봐 걱정했다"고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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