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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열 열사 어머니가 세월호 유족에게 한 말(영상)

“아들 이한열의 이름을 간직하기 위해 30년 동안 대중 속에서 살았습니다. 이제 우리 모두 노란 옷 가족이 된 만큼, (세월호) 가족의 힘으로 이 나라가 조금 밝아질 수 있도록 힘내고 많은 사람 앞에서 이끌어달라.”

17일 오후 4시께, 고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씨가 광주 북구 망월동에 있는 5·18 민주묘지 구묘역을 찾아온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만나 서로의 아픔을 보듬었다. 이날 세월호 유가족 40여명은 참배를 앞두고, 국가폭력에 저항하다 희생된 고 이한열·박선영 열사 어머니들을 만나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이 자리는 광주·전남추모연대가 5·18 민중항쟁 37주년 기념일을 맞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언론 <광주드림>이 같은 날 페이스북 페이지에 공개한 ‘고 이한열 열사 어머니 배은심씨가 세월호 유가족들을 만나 전한 메시지’라는 제목의 영상을 보면, 배씨는 “여러분은 3년이 지났지만, 나는 30년째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30년을 살다 보니까, 살아나온 것도 허무하고 이렇게 왜 살고 있지? 내가 나한테 물어보고도 싶고, 괴롭다”며 심경을 밝혔다.

5·18 민주화운동 37주년인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세월호 유가족이 5·18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그러면서 배씨는 “아픔을 당한 사람들은 죽은 이한열이가 불쌍한 것이 아니라, 그 세상을 짊어지고 살아갈 어미가 불쌍하다는 것이다”라면서 “죽은 사람은 모른다고 합니다. 말도 없어요”라는 말을 이으며 유가족들의 심경을 헤아렸다.

배씨는 “날마다 다니다가 한번 이렇게 깨달았다. ‘(이한열 열사에게) 네가 보고 싶어서 온 게 아니라, 내 맘을 위로한 것 같다. 이놈아’라는 그 얘기가 나도 모르게 입에서 나와버렸다”고 고백했다. 이어 유가족들에게 “미우나 고우나 우리는 노란 옷 가족이 돼 버렸다. (세월호) 가족의 힘으로 이 나라가 조금 밝아질 수 있도록 힘내고 많은 사람 앞에서 이끌어달라”고 당부했다.

배씨는 또 “(사람들 앞에서) 이끌어 나간다는 경험이, 경험도 참 지랄 같은 경험 쌓아가고 있지만, 힘내달라. 우리 아기들의 그 모습 잊지 말아달라”면서 “(저는 이한열 열사) 그 모습 안 잊으려고요. 대중들 속으로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어디든 가면, ‘(이한열 열사) 엄마가 왔다’는 소리를 듣는다. 그걸 간직하려고 30년 동안 대중 속에서 살았다”고 덧붙였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37주년 기념식을 하루 앞둔 17일 광주 북구 운정동 5·18 구 묘지를 찾은 세월호 유가족들이 참배를 하고 있다.

끝으로 배씨는 “유가족 여러분들도 자식들 간직하는 그 힘으로 많은 사람의 귀감이 될 수 있도록 가족답게, 어머니 아버지답게 살아가야겠다”라면서 “너무 마음 아프지만, 우리 자식들 얼굴 기억하면서 그렇게 살자”고 위로했다.

영상을 먼저 본 누리꾼들은 페이스북 댓글에 “자식을 국가폭력으로 떠나보내고 모진 세월을 살아오신 고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저 어머니의 눈물이 가슴 아프네요! 이 땅의 어머니들이 언제나 환하게 웃게 될까요?”, “훌륭하신 어머니 십니다. 어머니 아버지답게 그렇게 사시라는 뜻깊은 말씀 모두 새기고 살아갑시다”라는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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